[https://youtu.be/sMgWUZXf91c]
※ 이 내용은 2월 28일(수)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권용욱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한국 경제의 고질병으로 여겨진 가계부채에 관심이 쏠린 사이 기업부채에서도 경고 신호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기업들의 부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먼저, 기업부채가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알아보기 전에, 기업부채 자체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요.
[권용욱 기자]
네, 기업부채가 지난 2010년대에만 해도 안정적인 속도로 증가했었는데, 지난 2019년부터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부채 증가 속도를 보기 위해 국내 경제 성장 속도와 비교를 해본 금융연구원의 자료를 가져왔는데요.
한국금융연구원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둘의 속도가 비슷했는데, 2019년부터 국내 경제 성장 속도보다 기업대출의 증가 속도가 3배 이상 빨라지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1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명목 GDP 성장률이 평균 0.87%인데, 기업대출의 증가율은 2.81%로 나타났습니다.
또, 하나 살펴볼 것은 기업이 벌어들이는 것에 비해 채무 부담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나타내는 수치가 있는데요.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기업대출을 GDP로 나눈 비율이 장기적인 평균치에서 얼마나 이탈했는지를 보여주는 Z-score가 있습니다. 일종의 신용위험 지표인데요. 이 수치가 지난 2018~2019년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에 비해 기업들의 채무 부담이 그동안의 장기적인 평균치를 크게 벗어나는 속도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앵커]
네, 기업부채가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지를 살펴봤는데, 이게 질적으로도 상황이 많이 나빠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기업부채가 늘어나는 와중에 질 나쁜 부채가 특히 늘고 있습니다. 바로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 기업들의 부채 규모가 크게 늘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이자보상비율인데, 이 비율이 크게 낮은 부실기업의 부채가 총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2년 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 상장법인을 포함한 외부감사법인, 그러니깐 외부 회계법인의 정기 감사를 받아야 하는 곳 가운데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3만4천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분석한 결과인데요.
한국금융연구원
이자보상비율이 -10 이하인 기업, 그러니깐 부실의 정도가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의 부채가 전체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약 7%에서 2022년 12%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보통 이자보상비율이 1 이하인 경우에는 자산 매각이나 유상 증자를 통해 부채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요. 이 비율이 -10 이하라면 소위 말하는 좀비기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부실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량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최상위 등급인 이자보상비율이 5 이상인 기업의 부채 비중도 같은 기간 소폭이나마 늘어났는데요. 부실기업과 우량기업 사이에 양극화 현상을 보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네, 부실기업 부채가 늘어나는 가운데 업종별로도 특이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다들 예상할 수 있겠지만, 부동산업과 건설업의 부채가 특히 부실해지는 것으로 확인이 됐는데요. 업종별로 나눠서 봤을 때, 이자보상비율이 -10 이하인 좀비기업의 부채 비중이 크게 높은 업종은 전기·가스와 부동산, 건설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전기가스업의 경우는 한국전력공사의 부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요.
문제가 되는 게 부동산으로, 부실기업의 부채가 업종 전체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 즉 부채 부실률이 14%에 달했습니다.
또 건설업의 전체 가운데서도 부실한 부채의 비중은 10%에 달해 높은 편에 속했는데요. 부동산업은 주택 거래가 감소하는 데다 가격 하락으로 임대와 중개업의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 컸습니다.
또한, 분양 저조로 개발이나 시행사의 재무 건전성도 나빠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건설업의 경우에는 주택시장 침체와 함께 아파트 분양 저조,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요인으로 기업 실적이 부진했고요.
건설업의 이런 문제는 최근에 부동산 PF대출이나 브릿지론 부실 우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보면, 부동산이나 건설이나 계속되는 통화긴축 속에 부동산 시장 침체가 겹친 게 주요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네, 부동산업과 건설업종의 부채가 부실해지는 만큼 대출을 갚지 못하는 비율도 올라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최근 2년 사이에 부동산과 건설업의 금융기관 대출 연체액과 연체율이 3배나 뛰었다는 또 다른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는데요. 여기서 대출 연체액은 대출이 30일 이상 연체된 금액을 뜻하고요. 대출 연체율이란 전체 대출 잔액 대비 연체액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우선 부동산 업종의 대출 잔액 자체를 살펴보면요. 신용평가기관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모니터링 대상 58만개 법인 대출 가운데 부동산 업종의 대출 잔액이 작년 말 현재 385조4천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여기에는 부동산 PF 대출이 포함됐는데요. 지난 2021년 말과 비교해 2년 사이에 27%가 늘었습니다.
연체액 증가 속도는 이것보다 더 빨라서 2조3천억원에서 3배가 넘는 7조원까지 불어났는데요. 이렇게 되면서 전국 부동산업 연체율 역시 2년 사이 0.75%에서 1.82%로 뛰었습니다.
건설업 대출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작년 말 기준 건설업 대출 잔액은 2년 전보다 34% 늘었고요. 연체액은 2.5배, 연체율은 1.9배가 각각 높아졌습니다.
[앵커]
네, 부동산과 건설업의 부채 부실 문제가 심각해 보입니다. 그런데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도 크다고요.
[기자]
네, 서울, 경기, 인천에 해당하는 수도권보다는 그 외 지역인 비수도권의 상황이 몹시 나쁜데요. 작년 말 현재 비수도권의 전체 금융 기관 연체율이 2.17%로, 수도권의 1.56%를 웃돌았습니다.
대출의 지역 분류를 대출 법인의 본사 사업장이 어디 있는지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인데요. 비수도권 가운데서는 세종, 울산, 강원, 대구, 전북에 있는 기업들의 부동산업 연체율이 두드러지게 높았습니다.
세종 같은 경우에는 몇 년 전에 집값이 많이 올랐다가 최근에 많이 떨어진 지역들이 있는데요. 이곳을 중심으로 부동산 중개업이나 시행사들의 부동산 대출 부실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이 됐습니다.
지금 전해드린 게 부동산업의 연체율이었는데요. 건설업의 연체율 역시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상황이 나빴습니다. 수도권은 1.27%였고 비수도권은 1.99%였는데요. 비수도권 가운데서도 제주, 대구, 울산 등의 건설업 연체율이 높은 편이었습니다. 비수도권의 건설업 대출은 대부분이 토착건설사나 시공 능력이 떨어지는 영세 건설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최근 미분양 사례가 급증하면서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는 데 따라 연체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앵커]
네, 부실기업을 구분하는 기준 가운데 자본이 얼마나 잠식됐는지로 따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와 관련된 조사 결과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적자 때문에 기업이 원래 갖고 있던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것을 자본잠식이라고 하죠. 완전자본잠식이란 자본이 모두 바닥나 자기자본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태를 말하는데요. 부실기업을 얘기할 때 나오는 대표적인 개념 가운데 하나입니다.
작년에 금융업을 제외한 외부감사법인 3만6천여개 기업 가운데 11.7%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는데요.
한국경제인협회가 기업부실예측모형이라는 것을 통해서 분석한 내용입니다. 완전자본잠식 기업의 비중이 지난 2022년 10.3%에서 작년에 11.7%로 오른 건데요. 11.7%라는 수치는 최근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
이번 모형에 따르면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자산이나 매출이 늘어날수록 정상 기업이 부실(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전환될 확률, 즉 부실 확률은 하락했는데요.
부채와 이자 비용이 늘어날수록 부실 확률은 높아졌습니다. 특히 자산이나 부채의 변동이 클수록 부실 확률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부실 확률이란 기업의 전년도 자산, 부채, 매출액, 이자 비용 등 재무제표를 회귀분석해서 전망할 수가 있는데요. 이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들의 평균적인 부실 확률이 최근 크게 높아지고 있는데요. 지난 2019년만 해도 5.3%였는데, 이후로 매년 늘어서 작년에는 7.9%로 높아졌습니다. 평균 부실 확률이 높아진다는 건 그만큼 기업들의 전반적인 재무제표가 악화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앵커]
네, 이번 분석에서도 부실기업이 주로 부동산에 많이 있었나 보군요.
[기자]
네, 부동산과 임대업의 부실 확률이 21.4%로 업종들 가운데 가장 높았는데요.
보건업이나 사회복지서비스업의 부실 확률도 동일한 수준으로 높은 편이었습니다.
부실 확률이 가장 빠르게 오른 업종은 건설이었는데요. 최근 4년 사이 두 배나 넘게 올랐습니다.
오늘 부실기업, 그리고 부실대출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요. 부실기업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기업들의 채무 부담을 금융권에 그대로 전가할 위험을 키우는 것이거든요. 이것은 결국 실물경제의 위험이 금융권의 시스템 위기로 바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경제 전반의 안정성을 크게 위협하는 셈인데요.
기업들은 자체적인 자구 노력을 강하게 펼쳐야 하겠고, 금융회사나 금융당국의 보다 면밀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권용욱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ywkwon@yna.co.kr
권용욱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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