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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현장보고] 뉴욕증시 다음 주인공은 비만치료제…시장 '들썩들썩'

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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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젬픽, 마운자로 등의 약품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인포맥스) 임하람 특파원 = 수많은 현대인의 고민거리인 '비만'이 해결된다면 어떻게 될까.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 상장된 제약회사 바이킹 테라퓨틱스의 주가는 하루 만에 무려 120%가량 폭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비만약인 'VK2735'가 효능이 뛰어나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GLP-1 형으로 불리는 새로운 비만치료제가 엄청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위고비(Wegovy), 오젬픽(Ozempic), 마운자로(Mounjaro), 젭바운드(Zepbound) 등의 약들이다.

당초 2형 당뇨 치료제로 개발 및 승인을 받은 이 약품들은 환자들이 스스로 일주일에 한 번씩 주사하는 방식이다. 이 약을 주사하면 소화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포만감을 쉽게 느끼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오젬픽과 같은 유사한 약품을 투약한 실험군은 평균 15~20%의 체중 감량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품들은 세미글루타이드 등의 성분이 활용된다.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기존 비만치료제와 달리 정신신경계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보다 안정성과 효과성, 편의성 측면에서 획기적으로 개선된 셈이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X를 통해 체중 감량의 비법을 위고비로 꼽았다. 유명인과 인플루언서 등으로 시작된 GLP-1 형 비만치료제 열풍은 미국 사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월가도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이 같은 비만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JP모건은 GLP-1 형 비만 치료제 시장이 2030년에는 1천억 달러(약 133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모건스탠리는 이 시장이 2천억 달러(약 266조 원)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뉴욕증시의 다음 주인공이 비만치료제를 생산하는 미국 제약회사 일라이릴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운자로, 젭바운드 등 여러 비만치료제를 개발한 일라이릴리는 지난해 한 해 동안 34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일라이릴리의 매출 중 44%는 비만 및 당뇨 치료제가 차지했다.

월가에서는 일라이릴리가 뉴욕증시에 상장된 제약 기업 중 처음으로 '1조 클럽'에 합류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일라이릴리의 주가가 1조 달러의 시가총액을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젬픽과 위고비를 처음 개발한 선구 업체인 노보 노디스크의 시총은 4천146억달러로, 본사가 위치한 덴마크의 국내총생산(GDP)보다 높다.

2월 들어서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바클레이즈, 트루이스트 파이낸셜 등의 투자회사도 일라이릴리에 대한 12개월 목표 주가를 상향했다.

뉴욕증시를 주도하는 대표 종목인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 M7)' 종목에 일라이릴리가 편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속속들이 들린다.

'월가의 미친 소'로 불리는 짐 크레이머는 올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테슬라를 대체할 종목으로 일라이릴리를 꼽았다.

비만치료제가 제약 업계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산업 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젬픽 등의 비만치료제를 투약한 사람들이 이전보다 식료품과 음식에 덜 소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GLP-1을 투약하는 가계의 조정 월간 식료품 구매액이 약품을 투약하지 않는 집단보다 6~9% 낮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 최대 마트 월마트도 오젬픽과 위고비 등으로 고객들의 식료품 구매에 변화가 감지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직 GLP-1형 비만치료제가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현재까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다만, GLP-1형 비만치료제가 보편화할 경우 이는 식료품, 유통 업계 산업 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

모건스탠리는 10년 안에 미국 인구의 7%에 해당하는 2천400만명가량이 GLP-1 약을 투약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분석가들은 지난해 비만치료제 시장에 대한 82장짜리 보고서를 발간했다. 당시 모건스탠리의 분석가들은 이 보고서에서 "비만 치료제는 음식에 대한 수요를 떨어트리고, 식품 업계의 생태계를 재편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GLP-1 형 비만치료제가 미국의 성장률까지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고도 분석했다.

골드만은 GLP-1 치료제로 미국 근로자들의 건강 문제가 해결된다면 미국인들의 생산성이 유의미하게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6천만 명의 미국인이 GLP-1 형 비만치료제를 투약하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1% 늘어날 수 있다고 골드만은 내다봤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비만치료제만으로 향후 4년 동안 미국의 생산성이 약 1조 달러가량 늘어나게 된다.

골드만의 분석가들은 "우리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헬스케어의 혁신이 경제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hrlim@yna.co.kr

임하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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