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잘못 설계된 미국의 반도체·과학법이 대만 반도체 사업과 국가 경제에 오히려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 2일(현지시간) 배런스는 논평을 통해 첨단 반도체 제조가 대만에 집중되면서 중국이 대만을 봉쇄하거나 침공할 경우 공급망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미국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반도체·과학법은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의 미국 이전을 장려하기 위해 52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해 이러한 취약성을 해결하고자 하지만, 이 법안은 설계된 목적을 달성하지도 못할뿐더러 대만의 가장 중요한 산업을 약화해 대만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
대만의 TSMC(TWS:2330)는 주로 하이엔드 칩의 위탁 제조에 주력하는 한편, 미국 기업인 AMD(NAS:AMD)와 엔비디아(NAS:NVDA), 퀄컴(NAS:QCOM), 네덜란드의 ASML 홀딩스(XTR:ASME), 일본 도쿄일렉트론(TSE:2760), 영국 Arm 홀딩스(NAS:ARM) 등의 기업도 반도체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업체별로 전문화된 분야가 있는데 이는 가장 잘하는 부분에 선택과 집중으로 하면서 공급망의 다른 부분에도 혜택을 줄 수 있는 데다 공급망의 모든 부문에서 글로벌 생산 능력이 증가해 업계가 수요 충격에 더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전문화는 업계가 공급 충격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미국과 일본은 TSMC의 이전을 위해 거액의 보조금을 제공했으며, TSMC는 현재 일본 구마모토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새로운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25년 동안 워싱턴주 카마스에서 TSMC는 당초 미국 시장의 전진 기지가 될 것이란 희망과 달리 인력난을 겪었으며 생산 비용은 대만보다 50% 더 높았다.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 노동자들이 칩 설계에는 숙련돼 있지만, 칩 제조에 필요한 욕구나 기술을 갖춘 노동자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분야는 전문 기술이 매우 중요한 만큼 근로자가 일관성과 완벽성, 적시 생산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하며 대부분 첨단 장비인 만큼 작동 원리와 현장 데이터에 대한 강한 통제력이 있어야 한다.
반도체 제조 기술을 갖춘 미국 근로자가 너무 적어 TSMC 피닉스도 계속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지난 2022년 TSMC의 설립자 모리스 창은 이를 "값비싼지만 헛된 노력"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일본에는 이미 숙련된 반도체 제조 노동자가 충분해 일본의 보조금 지급이 TSMC를 유인하는 데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배런스는 "전쟁과 마찬가지로 산업 정책은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며 "공짜 자금이 제공되면 TSMC가 혁신보다 보조금 확보에 더 신경을 쓸 수 있으며 TSMC가 미국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이 걸릴수록 경영진이 다른 문제에 관심을 덜 갖게 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에 가장 큰 패자는 고객과 공급업체가 될 것이며, 이에 따라 광범위한 인공지능(AI) 혁명도 중단될 수 있다. 길을 잃은 TSMC가 업계 선두를 뺏길 위험이 큰 가운데 대만의 경제와 안보가 약화하면 미국에도 큰 손해가 될 수 있다.
sskang@yna.co.kr
강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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