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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거래소, 회계 지침에 노심초사…대기업 지정 반복될까

2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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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정필중 기자 = 올해 7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에 발맞춰 관련 업계에 새로운 회계 지침이 적용된다. 가상자산거래소의 경우 고객이 위탁한 가상자산을 회사의 자산·부채로 인식할 가능성이 커졌는데, 업계는 과거 두나무의 대기업 집단 선정 사례를 떠올리고 있다.

각 거래소는 회계법인을 찾아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대비하는 컨설팅을 받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가이드라인에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대신 회사의 '합리적 판단'을 요구한 만큼, 보다 복합적인 고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상자산거래소 사업자는 회계법인을 찾아 가상자산 회계 가이드라인과 관련한 컨설팅을 받고 있다. 거래소의 경우 지난해 말 공표된 새로운 회계 지침이 오는 7월(12월 결산법인은 3분기 말)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가상자산업계 한 회계사는 "새로운 회계 지침이 적용되다 보니 거래소가 고객 자산을 하나의 북에 담아 처리할 지 등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면서 "가이드가 아직 명확하게 나온 상황은 아니라 거래소마다 스터디를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거래소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고객이 위탁한 가상자산을 회사의 자산·부채로 계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그간 가상자산거래소는 고객이 맡긴 원화 예치금만을 예수부채 계정에 산입하고, 고객이 위탁한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주석을 통해 별도로 표기해왔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분기 보고서 주석을 통해 "회원이 위탁한 가상자산은 자산의 정의와 인식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회원의 가상자산을 자산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고 기재했다.

지난해 말 발표된 가상자산 회계 지침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는 고객이 위탁한 가상자산을 자산·부채로 인식해야 한다. 계상 여부를 가르는 핵심은 '통제권'이다.

가상자산에 대한 통제권이 거래소에 있다고 판단될 경우 재무제표상 이를 상세히 반영해야 한다. 회계 지침에 따르면 회사가 고객위탁 자산 및 고객위탁 부채로 인식한 가상자산이 얼마인지, 얼마만큼 이 내용이 계상되지 않았는지 표기해야 하며, 해당 가상자산을 어떻게 보관하고 있는지 그 정책을 기술해야 한다.

문제는 이 '통제권'에 대한 해석이 개별 거래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한 거래소 내에서도 어떤 서비스를 통해 가상자산을 위탁했는지에 따라 통제권 여부가 갈린다. 특히 고객이 위탁한 토큰에 대한 관리와 보관의 수준에 따라, 유사시 어느 쪽에서 책임을 지는가에 따라 통제권에 대한 해석이 갈릴 수 있다.

가상자산거래소는 회사가 판단한 통제권에 대한 수위가 당국의 눈높이에 맞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과소' 계상을 따져보겠다는 금융당국의 눈초리가 매섭기 때문이다.

감독 당국은 회사가 합리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 지침과 다르게 회계처리 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으나, 재무제표가 공시되면 고객위탁 가상자산을 누락하는 행위에 대해 집중점검 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그렇다고 해서 개인이 맡긴 코인을 모두 계상하는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고객의 위탁 자산 대부분이 자산과 부채로 잡힐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제한집단에 편입돼 소위 '재벌가' 수준의 규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양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이 보유한 고객 위탁 가상자산은 각각 20조2천억원, 4조5천억원 수준이다. 각 사의 자본총계에 이 규모를 더한다면, 양사는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 선정 기준인 자산총액 5조 원을 충족한다.

두나무는 이미 지난 2022년 자산 10조원을 넘겨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편입된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크립토 투자 열풍에 불어난 고객 예수부채를 모두 자산으로 봤다. 고객 예치금으로부터 얻는 효익과 이에 대한 통제권이 두나무에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당시 고객이 위탁한 가상자산은 경제적 효익이 없어 당시 자산에서 제외됐으나, 올해 적용되는 회계 지침에 따라 위탁 자산의 통제권이 회사에 있는 것으로 분류될 경우 이 또한 거래소의 자산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가상자산업계 또 다른 회계사는 "회계처리 판단이 잘못될 경우 감리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고민이 큰 상황"이라면서 "상호출자제한집단에 편입된다면 각종 규제가 추가돼 그런 부분도 거래소가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 자산으로 삼는 순간 관리나 통제 모두 회사에서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관리 리스크도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가상자산 회계 가이드라인

[출처 : 금융감독원]

gepark@yna.co.kr

joongjp@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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