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뉴욕채권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기를 거치면서 경제지표에 대한 사전 베팅에 몰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6시간 전부터는 포지션을 잡아야 자본차익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다만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과감한 베팅에 리스크가 동반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웨스트버지니아 대학의 알렉산더 쿠로브 금융학 교수에게 뉴욕채권시장의 주요 7가지 경제지표 발표에 대한 반응 분석을 의뢰한 결과,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평균 14bp(1bp=0.01%포인트) 움직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2년 1월부터 전월까지의 동향을 종합한 결론이다. 연구에서는 뉴욕채권시장이 주목하는 경제지표로 산업생산,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ISM 서비스업 지수, 신규 주택 판매, 개인소비지출(PCE), 생산자물가지수(PPI), 실업률 등을 선정했다.
약 14bp에 대한 가격 움직임은 지표 발표 최대 6시간 전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표 발표 전까지 이중 약 절반을 반영하고, 지표 공개 이후 나머지가 움직이는 식이다. 과거에는 30분 정도 전에 사전 베팅이 집중되는 경향이었는데, 이제는 베팅이 더욱 공격적으로 되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쿠로브 교수는 "가격 변동은 이전 연구에서 발견한 것보다 훨씬 일찍 시작된다"며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지표 발표 5분 전에 베팅을 시작하면 너무 늦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WSJ은 뉴욕채권시장에서 데이터 사전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다. 미국 당국이 언론에 지표를 사전 배포하는 일을 중단한 부분을 소개했다. 또, 사전 베팅이 유럽시장 장중부터 진행되는 점을 지적했다.
결국, 연준의 금리 결정이 데이터에 의존하게 되면서 채권시장의 사전 베팅 패턴도 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과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확신이 커진 일부 시장참가자들의 심리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 등 새로운 매매 도구를 통해 사전 베팅은 더 편해진 상황이다.
사전 베팅 확대와 함께 뉴욕채권시장의 변동성도 커졌다. 시장참가자들을 더 골치 아프게 만드는 현실이지만, 빠른 베팅의 이점도 함께 확대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포지션을 급하게 뒤집어야 하는 부담도 따른다.
뉴욕 소재 헤지펀드인 웨이스 멀티 스트레티지 어드바이저스의 런디 라이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움직임을 예측하기가 여전히 쉬운 일은 아니다"며 "다른 이벤트와 겹치거나 불분명하거나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동향과 들어맞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3개월이나 6개월 동안 누가 가장 예측을 잘했는지 모니터링한다"며 "베팅 전문가와 함께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WSJ은 채권시장이 고용과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한 베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향후 금리 추세에 가장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하는 성격이 있다는 점도 부연했다. 시장참가자들이 미리 크게 베팅할 수는 있지만, 금리 경로는 생각보다 구불구불하고 월가의 많은 예측을 뒤집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푸르덴셜의 크리스 맥알리스터 파생거래 글로벌 헤드는 "연준은 여러 번 '데이터 디펜던트(data dependent, 경제지표 의존)'였지만, 지금처럼 데이터를 읽기 어렵고 변동성이 컸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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