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KB금융그룹이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브릿지론 만기 연장을 지원하기 위해 부채담보부증권(CDO) 형태로 투입했던 5천억원을 회수한다.
금리 변동성이 축소하고 자금시장의 불안정성도 다소 안정된 데다 자금을 지원했던 사업장의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제거된 상태여서 자금을 회수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부실 가능성이 큰 사업장에 만기 연장이나 신규 자금 지원 등을 통해 연명시키는 방식이 아닌 신속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센 만큼 무분별한 지원보다는 '옥석가리기' 차원에서 접근하려는 전략 변경의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5천억 조성해 만기 연장…단기 우려 해소 지원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달 중 지난해 지원한 5천억원 규모의 PF 지원용 CDO를 상환받기로 했다.
KB금융은 지난해 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 KB증권이 선순위 대출 2천815억원, KB캐피탈과 KB증권이 중순위 대출 1천억원, KB저축은행과 KB증권이 후순위 대출 1천200억원 등 5천억원을 CDO로 조성해 지원했다.
이는 6개월 이하 만기의 브릿지 대출을 1년 만기 대출로 늘리는 데 사용됐고, 롯데건설과 GS건설, 포스코건설 등 우량 건설사의 사업장이 혜택을 봤다.
KB금융은 올해 초만 해도 CDO를 통해 추가적인 PF 지원에 나서는 것도 검토했지만, 그러한 계획을 원점으로 돌렸고, 지난해 지원했던 자금도 결국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자금을 지원했던 지난해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는 점이 고려됐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금리가 급등하고, 레고랜드 사태 이후의 자금시장 경색 후유증이 남아있던 상황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PF 사업장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어 무작정 지원에만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특히 이번에 자금을 회수하기로 한 사업장의 경우 브릿지론 대출 리스크를 극복하고, 본PF로 전환해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자금 회수로 인한 부담도 덜었다는 점도 감안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작년보다 상황이 좋고, 사업성 있는 PF 시장의 단기 대출도 대부분 장기화했다"며 "금리 상황도 안정화하면서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원하는 수요도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업장 옥석 가리기 지속…2금융권은 부담 누적
KB금융의 사례처럼 대출 만기 연장으로 본PF 전환에 성공한 사업장도 있지만, 사업성이 떨어져 브릿지론 상태로 남아있는 곳에 대해선 여전히 PF 리스크가 상존한다.
이에 따라 브릿지론과 토지담보대출 등을 주로 취급한 2금융권은 PF 부실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저축은행과 캐피탈, 상호금융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5.56%, 4.62%, 4.18%로 전년 말 대비 3.5%포인트(p), 2.2%p, 4.1%씩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 또한 같은 기간 저축은행은 2.02%p, 캐피탈은 2.34%p씩 상승했고, 상호금융은 0.13%를 유지하고 있다.
2금융권에 대해 금융당국이 토담대에 대해 브릿지론 수준으로 충당금을 적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PF 사업 정상화가 쉽지 않고 토지 매각도 지연되고 있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금리 인하 기대로 주요 사업장에서 버티기에 들어간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러한 금리 인하 기대를 "과도하다"고 경고하면서 "금융비용 상승 등 사업장이 부실화될 위험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본PF 사업장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지만, 브릿지론과 토담대가 위험하다"며 "충당금 적립 강화를 통해 (부실) 사업장 매각을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sylee3@yna.co.kr
이수용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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