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yawV9MgymP0]
※ 이 내용은 3월 7일(목)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김학성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지난주에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가 스페인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국내 이동통신 3사도 행사에 참여해 미래 전략 청사진을 제시했는데,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 기업금융부 김학성 기자가 취재해왔습니다. 다녀온 행사 소개해주시죠.
[김학성 기자]
네.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주최하는 모바일 박람회입니다.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됐는데요. 전 세계 205개국에서 2천700여개 기업이 참가했습니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과 KT, 삼성전자 등 165개 기업이 나섰습니다. 올해 MWC에는 10만1천명의 관람객이 몰렸는데요. MWC 방문객이 10만명을 넘은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이후 처음입니다.
MWC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모바일, 이동통신 산업 전시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정보기술(IT)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행사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주최 측에서도 MWC를 "세계에서 가장 큰 '커넥티비티' 이벤트"라고 소개합니다.
올해 MWC는 총 6개의 핵심 테마를 중심으로 열렸는데요. 그중 AI와 6G, 2가지 테마를 통해 이번 행사의 의미를 되짚어 보겠습니다.
[앵커]
가장 먼저 살펴볼 주제는 무엇인가요?
[기자]
예상하셨겠지만 먼저 살펴볼 주제는 인공지능, 즉 AI입니다. 통신사들의 AI 전략이 빅테크 기업과 무엇이 다른지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사실 MWC에 AI가 등장한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닙니다. 대략 2017년 행사부터 본격적으로 AI가 중요한 주제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오픈AI의 챗GPT가 전 세계를 뒤집어 놓고, 그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올해 행사도 당연히 예외일 수는 없겠죠.
오픈AI와 구글, 메타 같은 해외 빅테크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범용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지각색, 다종다양한 데이터를 학습시켜 무슨 문제든 대응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죠. 나아가 인간의 모든 인지 활동을 대체할 수 있는 일반 인공지능, 즉 AGI도 이들 빅테크가 관심을 두는 분야입니다.
반면 통신사들의 AI 접근법은 이와 조금 다릅니다. 해외 빅테크와 비교해 AI 후발 주자인 데다, 유무선 통신망 유지를 위해 매년 2조원이 넘는 설비투자를 집행해야 합니다. 이렇다 보니 통신사들은 거금을 들여 범용 모델을 만드는 것이 승산 있는 싸움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통신사들의 AI 전략은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잘 할 수 있는 것에 힘을 쏟는다는 뜻입니다.
[앵커]
선택과 집중이 구체적으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까?
[기자]
국내 통신 3사는 이번 MWC에서 입을 모아 버티컬 AI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버티컬이란 특정 영역에 특화했다는 의미인데요. 버티컬 언어모델이라고 하면 특정 산업이나 서비스의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학습한 모델을 말합니다.
통신사는 통신 데이터를 가지고 있죠. 수천만 가입자들의 통화나 인터넷, 위치, 결제, 요금제 데이터가 그것들입니다. 이런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학습하면, 넓고 얕게 학습한 범용 언어모델에 비해 통신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이를 통해 국내 통신사들은 통신 산업에 특화한 AI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한번 들어볼까요. 한 소비자가 통신사 서비스 해지를 원한다고 해봅시다. 일반 언어모델은 이 소비자에게 어떻게 하면 가입을 해지할 수 있는지 친절하게 알려줄 겁니다. 사업자 입장에서 좋지 않은 결과죠. 반면 통신업에 특화한 버티컬 언어모델이라면 이 소비자가 가입을 유지하도록 설득할 겁니다. 또 무엇이 불만인지 파악해서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겠죠. 통신사가 원하는 그림입니다.
이 외에도 소비자들의 모바일 생활을 도울 수 있는 개인형 AI 비서와 AI 콜센터 등 다양한 통신 특화 서비스가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MWC 현장에서 모든 산업에 버티컬한 언어모델이 생길 거라면서, 버티컬 모델을 만드는 사업자와 그렇지 않은 사업자 사이에 굉장한 차이가 벌어질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런 버티컬 AI 구축을 위한 방법론에서도 통신사들의 해법은 비슷한데요. 바로 협업입니다.
국내 통신 3사 CEO들은 한목소리로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파트너사의 데이터를 더해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 위한 전략입니다.
이번 MWC에서 가장 눈길을 끈 협업 사례는 SK텔레콤입니다. SK텔레콤은 도이치텔레콤과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통신사 4곳과 힘을 합쳤는데요. 거대언어모델 공동 개발을 위한 합작법인을 올해 안에 설립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계약을 체결한 직후에는 글로벌 20여개 통신사를 추가로 초청해 합작법인에 합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회사가 적지 않았다고 한 만큼, 조만간 SK텔레콤이 추가 우군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보입니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AI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하는 등 여러 국내외 기술기업과 만났습니다.
지금까지 드린 말씀을 요약하자면, 이번 MWC에서 통신사들은 특정 영역에 특화한 버티컬 AI 개발을 공언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글로벌 합종연횡이 펼쳐질 전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다음 주제로는 6G를 가져오셨네요. 아직 4G를 쓰시는 분들도 많은데, 벌써 6G가 논의된다고요.
[기자]
네. 이번 MWC에서는 6G도 중요한 주제로 다뤄졌습니다. 아직 5G도 제대로 못 하는 거 아니냐,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또 철저히 준비해야 다가올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6G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6G가 5G와 뭐가 다른 건지를 짚고 넘어가야 할 텐데요. 이동통신 기술의 세대별 구분을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1세대 이동통신은 아날로그식 음성통화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에는 40년 전인 1984년 처음 도입됐습니다.
2세대는 1세대와 달리 디지털 방식을 채택했고, 문자 메시지 전송이 가능해졌습니다.
3세대는 여기에 영상통화와 인터넷 등 멀티미디어 기능이 더해졌습니다. 애플의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게 3세대 때죠.
4세대는 실시간으로 고화질 동영상을 볼 수 있을 정도의 빠른 속도를 특징으로 합니다.
그리고 5세대는 이보다 더 빠른 초고속, 초저지연에 대량 연결까지 지원해 사물인터넷(IoT)으로 확장이 가능합니다.
이제 6세대, 6G인데요. 아직 6G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나오진 않았습니다.
다만 5G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와 위성을 통한 통신 범위의 비약적 확대 등이 기대됩니다. 우리가 미처 상상하지 못한 서비스로 무궁무진하게 확장할 수 있겠죠. 예상되는 상용화 시점은 2030년 전후입니다.
MWC 주최 측에서 공식적으로 내건 6개 테마 중 하나가 '5G and Beyond', '5G와 그 너머'였는데요. 이번 MWC에서는 6G를 준비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가 관찰됐습니다.
6G 시대의 필수 기술인 위성통신과 기기, 기지국 모형이 전시됐고요.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들과 함께 6G 기술 연구를 위한 협의체를 창립했습니다. 일본 최대 통신사 NTT도코모는 6G를 기반으로 한 촉각 공유 기술 '필테크'를 선보이기도 했죠.
여기에 더해 6G 시대에 진입하기에 앞서 교두보 역할을 할 5G 어드밴스드에 대한 얘기도 나왔습니다. 화웨이는 올해 5.5G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이라며 이와 관련된 제품과 솔루션을 공개했습니다.
[앵커]
이른 감이 있긴 합니다만, 6G의 현재 상황과 성공 가능성은 어떻게 평가되나요?
[기자]
네. 실제로 일각에서는 아직 5G에 집중할 때라고 주장도 합니다. 5G 단계에서 추가로 개선하고 발전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인데요.
한 가지 재밌는 것은 통신 업계에서 홀수 세대보다 짝수 세대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있다는 겁니다. 모든 사람이 이동통신을 사용한다는 1세대의 구상은 2세대에 완성됐고요.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즐긴다는 3세대의 비전은 4세대에 이뤄졌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홀수 세대가 개화기라면 짝수 세대는 성숙기라는 얘기입니다.
5G가 제시한 초연결 사회도 기술이 성숙하고 응용 산업이 만개하는 6G 시대에 구현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권남훈 건국대 교수는 지난 5일 이동통신 40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전화의 진화, 컴퓨터의 진화 등 비교적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는 이미 다 이뤘다면서, 6G 시대에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번 경험하고 나면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그런 서비스 말이죠. 인간이 자동차를 발명하고 나서는 더 이상 말이나 마차를 타고 다니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SK텔레콤이 지난해 8월 펴낸 6G 백서에도 나오는 내용입니다. SK텔레콤은 5G 혁신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기대치와 실제 사용 사례 사이의 간극이 있었다고 명시했습니다. '킬러 서비스'가 미흡했다고 인정한 셈이죠. 6G의 성공 여부는 기술 개발은 물론이고, 우리가 불편한지도 몰랐던 불편을 해소해주는, 그런 서비스를 발굴하는 데에도 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인포맥스 기업금융부 김학성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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