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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證 정체성 만든 '독립경영' 퇴색되나…CEO 선임 간섭에 긴장한 투자자들

2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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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사옥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2018년부터 6년간 NH투자증권의 중심축을 잡아 온 정영채 사장이 떠난다. 후임 인선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돌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NH투자증권 주주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은행 계열 지주회사의 자회사 중 그나마 '투자증권사'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회사가 바로 NH증권이다. 농협중앙회의 키맨이 차기 대표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주주들은 NH증권만의 정체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사장 후보 숏리스트 3명을 확정했다.

내부 출신의 IB맨 윤병운 부사장, 자산관리(WM) 분야에서 실력을 보여준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과 함께, 농협중앙회에서는 유찬형 전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유력 인물로 급부상한 유찬형 전 부회장은 농협중앙회의 '기획통'으로 불린다. 자본시장에서의 경영 경험이 없는 유 전 부회장은 중앙회 회장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주목받았다.

유 전 부회장은 신임 농협중앙회장으로 당선된 강호동 회장의 선거 캠프의 키맨으로 활약했다. 신임 강호동 회장의 당선에 큰 공을 세웠는데, 이때 강 회장의 당선 이후 자회사 CEO의 자리를 약속받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의 주주들은 그간 회사의 정체성을 만들어 온 독립경영이 침해되면, 결국 주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우려한다. NH투자증권은 상장사다.

지난 3월 말 기준 NH투자증권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56.82%) 이외에 34.40%의 지분을 소액주주가 들고 있다.

농협의 브랜드가 아닌 경쟁력 있는 '증권사'에 투자했던 34.4%의 소액주주들은 찬밥 신세다.

소액주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 이사회의 결정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증권에서의 경력이 없는 인물이 대표 자리에 오른다고 하더라도, 보유 주식을 매도하는 것 이외에는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없다.

대주주인 농협지주와 중앙회를 제외한 모든 주주가 반대하는 인사가 단행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소액주주에 대한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인선 과정이 이어지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 경험이 전무한 중앙회 인물이 사장자리에 올랐을 때의 부담은 NH투자증권의 투자자들이 지게 된다"며 "상장사인 NH투자증권에 투자한 주주들은 그간 모회사인 중앙회와는 별도로 회사가 보여준 성장성에 베팅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앙회에서 증권사 사장을 '꽂았다'는 인식이 퍼질 경우 그간 NH투자증권의 가치를 믿게 한 독립 경영이 끝났다는 인식이 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우리투자증권과의 합병 이후 지금의 NH투자증권이 될 때까지 독립경영 기조를 유지해왔다. 합병 이후 독립 경영의 중심을 잡아 온 인물이 정영채 사장이다. 정 사장은 2018년 선임 이후 NH투자증권을 농협의 핵심 회사로 성장시켜왔다.

IB 중심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바탕으로 NH투자증권은 각종 주관 부문에서 1위의 성적을 거뒀을 뿐 아니라, 2021년에는 처음으로 연간 1조원의 영입이익을 내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또한 NH금융지주의 지배구조 살펴보겠다고 나섰다. 금감원은 NH투자증권의 사장 교체를 앞두고 그룹 내 지주·은행·증권에 대한 검사를 시작한 바 있다.

최근 은행에서 발생한 배임 사고뿐 아니라, 지배구조 문제 등 구조적인 부분 또한 살필 계획이라고 알렸다. 지주와 각 자회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에 대한 깊이 있는 검사가 예상된다.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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