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현재로서는 금리를 동결해야 하지만, 향후 정책 방향을 두고는 엇갈린 견해를 내놨다.
복수의 금통위원은 물가가 목표에 수렴한다는 확신을 가질 때까지는 동결 기조를 유지해야 하며, 인하로 전환 논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표했다.
일부 위원은 반면 긴축 완화의 위험이 줄어든 만큼 완화 시점을 적절히 결정해야 한다면서, 통화정책 전환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일 한은이 공개한 지난 2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A위원은 "물가가 기조적으로 둔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여전히 목표 대비 높은 수준"이라면서 "향후 물가경로의 불확실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경기가 완만히 회복되고 있으며, 올해와 내년 성장이 잠재성장률 수준 또는 그 이상의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현재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를 요인이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분간 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해 물가경로와 여러 관련 지표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물가가 목표수준대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이를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향후 통화정책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위원도 이른 금리 인하 논의에는 거리를 뒀다.
B위원은 "인플레이션은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지만, 둔화 흐름이 주춤해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가계대출은 낮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증가를 지속하는 주택담보대출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디스인플레이션 및 디레버리징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긴축기조를 충분히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C위원은 "고금리의 장기화로 인해 취약부문의 어려움이 누적되고 있고, 높은 금리가 가계의 소비를 제약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임금총액 상승률을 상쇄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은 제자리에 머물렀으며 이는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물가안정이 가계의 실질 구매력 제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부동산 PF의 부실에 따른 위험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우며, 미시적인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통화완화로의 전환에 방점을 찍는 위원도 등장했다.
D위원은 "내수 부진 등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소폭 약화하면서 긴축완화의 위험이 다소 감소했다"면서 "향후 물가 및 경제 상황의 흐름, 그리고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완화 시점을 적절히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물가는 예상에 부합하는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으며 민간소비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수요측 압력도 다소 약화되었다"면서 "이에 따라 민간소비에 많은 영향을 받는 근원물가 전망경로도 당초 예상 경로보다 소폭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 위원은 "현시점부터는 국가별 통화정책이 해당 국가의 경제 상황에 따라 점차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면서 "일부 신흥국의 경우 각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등 대내 경제 상황에 맞추어 이미 금리 인하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과 별개로 우리 금리를 조정할 수 있다는 견해를 표한 셈이다.
E위원은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공급 측면의 상방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기조 완화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물가가 전망경로를 따라 목표수준으로 수렴해가는 것이 충분히 확인되는 시점에서 긴축기조의 완화를 시작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부채증가를 억제하기 위하여 거시건전성정책과의 조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2분기 이후에는 실질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을 상회하면서 민간수요를 제약하는 정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견해도 표했다.
F위원은 가계대출과 주택 가격이 피벗 시점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가계대출은 최근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으나, 수준 자체가 높다"면서 "향후 기준금리의 피벗 시점 결정에 있어서 주택 가격과 함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국내 경제는 건전재정 기조를 이어가는 재정보다는 통화정책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란 견해도 표했다.
연합뉴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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