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0ovY5l-INJQ]
※이 내용은 3월 12일(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권용욱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미국 경기가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는, 즉 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그동안 많이 거론되어 왔는데요. 최근 들어서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예상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만약에 침체가 온다면 언제쯤으로 예상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주말 사이에 나온 고용 지표를 계기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고요.
[권용욱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그동안 미국 경기가 연착륙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경기 침체 없이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는데요. 그런 이유로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도 조금씩 뒤로 밀리고 있었죠.
그런데, 지난 주말 사이에 미국 실업률이 발표됐는데, 이게 예상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월 실업률은 3.9%로, 월가 예상치이자 1월 수치인 3.7%를 모두 웃돌았는데요. 지난 2022년 1월에 4.0%를 찍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번 고용 보고서에서는 비농업 신규 고용 숫자가 예상보다 많게 나왔거든요. 고용된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뜻인데, 그런데도 실업률은 오히려 더 높게 나오면서 다소 혼란스러운 발표가 됐습니다.
시장은 일단 4%에 근접한 실업률에 조금 더 주목하고 있는데요. 당장 얼마 전까지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를 지낸 제임스 불러드는 실업률이 3.9%로 나온 것을 언급하며 "연준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빨리 조처할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다시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앵커]
네, 실업률이 튀면서 경기가 실제로 크게 부진해지는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 것이군요.
[기자]
네, 이번 2월 실업률 수치를 보고 미국 경제가 갑작스러운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월가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베테랑 경제 분석가로 알려진 데이비드 로젠버그 회장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2월 실업률이 예상치 않게 높게 나온 만큼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란 기존의 시나리오도 위험에 처하게 됐다는 게 로젠버그의 설명인데요.
특히, 실업률이 최근 저점에서 0.5%포인트나 상승했는데, 이렇게 실업률이 오르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침체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실업률 하나만 보고 경기 침체 얘기가 갑자기 나오는 것은 아닌데요.
이번에 나온 2월 고용 보고서 발표에서 지난 1월과 작년 12월의 고용 수치도 수정이 됐거든요. 각각 고용 증가 숫자가 크게 하향 조정됐습니다. 그동안 생각해 오던 것과 달리 노동시장에 신규 고용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요. 일할 사람이 생각보다 부족한 만큼 노동시장이 위축되고 있고, 이런 것도 모두 경기의 침체 위험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네, 미국 월가에서는 이렇게 '갑작스러운 침체'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사실 경기 침체를 예측하는 수단들도 있잖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미국에서 지난 1950년 이후 있었던 모든 경기 침체를 단 한 차례만 제외하고 모두 맞췄던 지표가 있는데요. 바로 채권시장의 수익률 곡선입니다. 수익률 곡선이라고 하는 것은 만기별로 수익률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인데, 가로축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만기가 길어집니다.
일반적으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곡선은 우상향된 모습인데요. 그런데 경기가 나빠질수록 장기 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빠르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고요. 그게 심해져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도 낮아지게 되면, 우리는 이것을 수익률곡선이 역전된다고 하는데, 역전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경기 침체가 반드시 찾아왔습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그래프를 보면, 파란색 곡선이 제로 밑으로 떨어진 게 수익률 곡선이 역전됐다는 거고요. 음영 처리된 게 경기 침체 기간입니다. 수익률 곡선 역전이 시작된 뒤로 경기 침체까지 걸리는 기간은 1950년대 이후 평균적으로 15개월이 걸렸고요. 지난 1980년대 이후로만 따지면 평균 21개월 정도가 소요됐습니다.
[앵커]
네, 정확도가 높은 선행 지표인 만큼,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공식적으로 채권 수익률 곡선을 바탕으로 경기 침체 확률을 공표하기도 한다고요.
[기자]
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미국 국채 10년물과 3개월 물의 금리 격차를 통해서 경기 침체 확률을 공표하고 있는데요. 현재 금리 격차를 토대로 12개월 후에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수치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그래프를 보면 경기 침체 확률이 작년 연말부터 50%를 넘어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해 5월에는 70%를 넘어서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 그래프만 볼 때 2024년 3월 현재 미국은 과반의 확률로 경기 침체에 들어갔어야 하는 셈입니다.
[앵커]
네, 현시점으로 침체 확률이 50%를 훌쩍 넘는데, 미국 경기가 현재 침체에 빠진 것은 아니잖아요.
[기자]
네, 여러 가지 경제 지표상 현재 미국 경제를 침체 국면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수익률 곡선을 바탕으로 한 침체 확률은 단순히 참고용으로만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당장 미국 경제를 보면 엊그제 나온 2월 실업률이 크게 오르긴 했지만, 미국 물가 역시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거든요.
지난 1월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9%로 나왔습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돌 뿐만 아니라 연준의 목표치 2%에는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죠.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꾸준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조금 전 봤던 경기 침체 확률이 현실과 괴리가 있는 것이네요.
[기자]
네, 그 원인을 대략 살펴보면, 결국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 가운데 주로 움직이는 게 10년물 금리거든요. 10년물 금리가 그런데 미래의 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을 반영해서 움직여야 하는데, 그보다는 미래의 단기 금리 정책을 반영하는 비중이 커지다 보니 실제 경기와는 괴리된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10년물이라는 장기 금리는 미래의 경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동시에 단기 금리가 미래에 어느 수준에 와있을지도 반영하거든요. 이 두 가지 중에 후자의 비중이 최근에 많이 커졌습니다.
연합인포맥스
지난 연말부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10년물 금리도 빠르게 내려오다가 올해 들어 다소 출렁이는데, 금리 인하 기대가 기본적으로 후퇴하면서 이런 움직임이 나온 것입니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10년물 금리가 미래의 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것보다 단기 금리 정책을 반영하는 비중이 커지다 보니, 10년물 금리에 기반한 경기 침체 확률이 현실과는 괴리가 생기는 셈입니다.
[앵커]
네, 그래서 뉴욕 연은이 계산하는 침체 확률에서 조금 더 보완된 내용을 추가해서 새로운 침체 확률을 계산해봤다고요.
[기자]
네, 채권 수익률 곡선을 활용한 경기 침체 예측이 그동안 정확도가 높았기 때문에 완전히 외면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분석 방식을 연합인포맥스가 접목해봤는데요. 채권 수익률 곡선과 함께 경기선행지수를 추가적인 변수로 활용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와 미국 콘퍼런스보드가 각각 발표하는 경기선행지수인데요.
이렇게 추가된 변수를 가지고 머신러닝 방식으로 침체 확률을 다시 계산했습니다. 여기서 활용된 머신러닝 분석은 랜덤 포레스트라는 기법인데요. 랜덤 포레스트 방식으로 경기 침체 확률을 계산하면 지난 1960년대부터 실제 경기 침체 기간을 예측하는 정확도가 95%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네, 기존의 채권 수익률 곡선을 활용한 방식은 미래의 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보다 당장의 기준금리 정책을 많이 반영한다는 한계점이 있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경기선행지수라는 지표들을 추가적인 변수로 활용을 한 거군요.
[기자]
네, 거기다가 경기 침체의 예측 정확도가 높은 머신러닝 분석 기법을 활용해서 모형화했는데요.
연합인포맥스
결과를 보면, 우측에 시그모이드 함수라는 방식이 뉴욕 연은이 사용하는 분석 방식이고요. 경기선행지수를 추가해서 랜덤포레스트라는 분석 기법을 활용한 결과가 좌측에 나와 있습니다. 보시면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이 50%를 넘어서는 시점은 뉴욕 연은과 달리 랜덤포레스트 방식으로는 오는 6월로 계산됐습니다.
이번 분석 방식이 과거 실제 경기 침체를 예측하는 정확도가 95%를 넘어서기 때문에 이것을 토대로 자산을 굴려볼 수도 있는데요.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경기 침체 기간에 보통 하락합니다. 즉 채권 가격은 오르는 것인데요, 경기 침체 전에 장기 국채를 사서 침체기 끝나갈 무렵 매도하는 방식을 가정해 볼 수 있습니다.
과거 경기 침체 기간마다 침체 3개월 전에 미국 10년물 국채를 매수하고 경기 침체 마지막 달에 매도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기대 수익률을 구해봤는데요. 미국 10년물 국채의 평균적인 투자원금 회수 기간, 즉 듀레이션은 8년 정도로 잡았는데요.
연합인포맥스
이렇게 우리가 과거의 경기 침체 기간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가정 속에서 계산해 본 기대 수익률은 월평균 0.8% 정도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순수하게 채권의 가격 변동에 따른 자본차익만 계산한 것인데요. 적어도 1980년대 이후에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빠진 경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권용욱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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