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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증시 부활②] GPIF 역대 최고 수익…국민연금과 대조

2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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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공신' 日 GPIF "향후 100년 위한 주주활동"

(도쿄=연합인포맥스) 송하린 서영태 기자 = "우리는 향후 100년간 연금 시스템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GPIF 향후 장기수익의 잠재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추가한 투자 원칙입니다"

닛케이225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는 배경으로는 일본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지속해온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꼽힌다. 특히 일본 국민연금 및 후생연금 등을 관리·운용하는 공적연금(GPIF)이 기여했던 역할도 컸다.

한국으로 치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GPIF는 2014년 일본 정부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뒤 투자 원칙에 이를 적극적으로 적용하며 정부 정책에 힘을 실어줬다. 국내주식 보유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며 일본증시 부양에 기여했다고 평가된다.

GPIF가 지난 10여년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일본정부의 노력과 궤를 함께한 발자취를 준 아리마 GPIF 기획·커뮤니케이션부 수석 이사을 만나 들어봤다.

준 아리마 수석 이사는 지난해부터 GPIF에서 기업, 투자기관, 국제기관 등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다. 직전에는 2016년부터 공공시장투자부서(Public Market Investment Department)에서 연금 전체 자산의 80~90%를 차지하는 외부위탁운용자산을 관리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그는 GPIF에서 근무하기 전 삼성화재해상보험에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독자적인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그전까지는 노무라자산운용(2006~2013년), 일본기업은행 자산운용부문(1993년~2006년), 일본흥업은행(IBJ·현 기업금융은행)(2083~1993년)에서 근무했다.

◇'일본주식 강세'가 만든 GPIF 역대 최고 수익

총 226조4천142억엔(약 2천12조원) 규모의 투자자산을 운용하는 GPIF는 지난해 분기별 실적을 합친 연간 투자수익금 규모가 34조3천77억엔(약 209조6천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익을 기록했다.

해외주식과 일본주식에서 낸 투자수익 규모가 비등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GPIF는 해외주식과 일본주식에서 각각 14조3천억엔과 12조9천억엔의 투자수익을 냈다. 그다음으로 해외채권과 국내채권의 투자수익이 각각 6조9천억엔과 2천162억엔이었다.

특히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모두 어려웠던 지난해 3분기에는 다른 자산군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때 일본주식에서는 1조엔이 넘는 투자수익 기록했다.

아리마 수석 이사는 "엔화 약세는 추가 수익으로 잡히며 포트폴리오 성과에 기여했다"며 "금리인상 속도가 진정되면서 금리인상이 채권자산에 주는 부정적인 영향이 축소됐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나 전쟁 등 예상치 못한 위기만 없다면 올해도 과거보다 걱정이 덜하다"고 바라봤다.

특히 그들의 국내주식 익스포저, 즉 일본증시가 호황을 보이면서 GPIF 실적을 견인했다.

GPIF는 국내주식 운용자산 비중이 국민연금(14.3%) 대비 두 배 가까운 25%다. 지난 2014년부터 일본주식 비중을 12%에서 25%로 대폭 늘렸다. 일본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발표한 시점과 일치한다.

반면 국민연금의 지난해 실적은 해외주식 의존도가 높다. 자산군별 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해외비중이 30.9%로 국내주식 14.3%의 두 배다. 지난해 해외주식과 국내주식 목표비중이 각각 30.3%와 15.9%였는데, 해외주식은 목표보다 더 늘리고 국내주식은 더 줄였다.

◇일본주식 확대는 투자 판단…"향후 규모 줄어들 수도"

이에 일각에서는 국민연금도 GPIF처럼 정부 정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국내주식 투자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아리마 수석 이사는 "사실과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GPIF는 단기적인 시장변동에 대응하는 포트폴리오보다는 미리 정해진 자산배분정책에 따라 장기적인 운용을 추구한다"며 "국내주식, 국내채권, 해외주식, 해외채권에 각각 25%씩 배분해 운용하는 현재 자산배분정책은 향후 출생률 등 경제를 둘러싼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학자, 정부 관계자, GPIF 담당자 등이 논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아리마 수석 이사는 "국내채권을 줄이고 다른 자산군 비중을 늘리는 건 GPIF를 비롯한 글로벌 추세"라며 "특히 일본은 시장금리가 점진적으로, 때로는 빠르게 내려오면서 국내채권 투자로는 많은 수익률을 얻지 못했고 주식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GPIF가 일본주식 투자규모를 늘리면서 일본증시를 견인했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서도 아리마 수석 이사는 "GPIF가 일본주식을 크게 늘린 2014년 이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던 일본증시가 10년이 지난 현재에 와서야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자산배분정책에 따라 일본주식 비중을 25%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향후 일본주식을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일본증시가 급등하면서 시장가치 기준 GPIF가 보유한 국내주식 비중이 25%를 초과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위탁운용사 적극적 주주활동 유도한 GPIF

GPIF가 지난 10년간 추진한 스튜어드십코드 활동이 빛을 발한 결과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가격을 끌어올려는 것이 아닌 ESG를 위한 정책이었다"고 답했다.

GPIF가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방식은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으며, 외부 자문기관에 의결권과 기금운용을 위탁해 정부의 민간기업 관여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리마 수석 이사는 GPIF가 단계적으로 도입한 스튜어드십코드에 대해 "우리는 직접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다"며 "GPIF 주식 위탁운용사가 GPIF의 투자원칙을 이해하도록 하고 피투자기업에 대해 스튜어드십코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활동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투자원칙에 스튜어드십코드 책임을 언급했던 GPIF는 2017년 모든 자산에 대해 ESG를 반영하도록 개정했으며, 2020년 피투자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겠다는 항목을 신설했다.

구체적으로는 'ESG&스튜어드십'이라는 하나의 독립된 부서를 신설한 뒤 위탁운용사들이 벤치마크로 활용할 ESG지수를 만들고 외부 자산운용사들의 스튜어드십코드 활동을 평가하는 역할을 수행토록 했다.

2017년부터는 위탁운용사 평가 항목 중 스튜어드십코드 관련 비중을 기존 15%에서 30%로 올렸다. 특히 패시브 매니저 평가 시에도 스튜어드십코드 활동을 반영했다.

신사업모델 제시나 지배구조 개선 등 스튜어드십코드 활동을 전개한 우수 위탁운용사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올려주는 인센티브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아리마 수석 이사는 "스튜어드십코드 활동이 평가 항목에 포함된 건 액티브 매니저보다 패시브 매니저에게 더 충격으로 다가갔을 테지만, 그들은 엄청난 양의 위탁자금을 잃지 않기 위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실제 GPIF가 공시한 스튜어드십코드 활동 리포트에 따르면 GPIF 위탁운용사가 개입한 기업 수는 2022년 946개사로, 지분 보유 기업의 40%이자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94%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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