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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듣다…일본 증시 상승 배경은

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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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YqiFyUk50M4]

※이 내용은 3월 19일(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서영태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우리나라 증시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 등으로 상승하면서 우리보다 앞서 증시 밸류업에 나선 일본의 사례가 집중 받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 현지에서 취재한 내용 들려드리겠습니다.

[서영태 기자]

니시하라 리에 JP모간 수석 전략가는 연합인포맥스와 만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일본 주가지수가 앞으로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니시하라 전략가는 그동안 일본 닛케이225지수를 밀어 올린 배경으로 엔저를 꼽았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에서 비롯된 엔화 약세가 수출 대기업의 실적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수출시장인 미국 경제가 호황인 점도 일본 수출기업 주가가 상승한 배경이고요.

특히 자동차 산업이 엔저와 미국 경제 호황으로 혜택을 받았습니다. 지난 10~12월 분기에는 자동차 산업의 순익 성장이 가장 높았죠. 기계도 엔저로부터 혜택을 받는 수출산업이지만 중국 경제가 부진에서 탈출해야 활기를 띨 수 있는 분야입니다.

앞으로 엔화 약세라는 호재는 사그라들 전망입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금리 인하를 예고한 데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했기 때문입니다. 미·일 금리차가 줄어들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의견입니다.

엔저 대신 일본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니시하라 전략가는 예견했습니다. 그는 일본 기업의 설비 투자를 늘리고 임금을 인상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일본 경제의 펀더멘탈이 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JP모간이 제시하는 연말 닛케이225 목표주가는 39,000 또는 42,000입니다. 미국 경제가 얼마나 연착륙에 성공하느냐에 주가 전망이 달렸다고 니시하라 전략가는 설명했습니다.

지수를 추가적으로 밀어 올릴 요인 중 하나로 일본 개인투자자의 자금유입이 언급됐습니다. 일본 개인자산 중 60~70%는 65세 이상의 고령층이 보유 중입니다. 정부의 사회복지 제도에 대한 신뢰감을 잃고 있는 이들 고령층은 활발한 투자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도쿄증권거래소의 개혁은 외국인 자금유입을 촉진하는 요소에요. 도쿄증권거래소는 주주가치와 관련된 상장사의 공시를 강화하는 쪽으로 시장 환경을 바꿔가고 있습니다.

[앵커]

거래소 개혁에 대해 더 자세하게 설명 가능할까요.

[기자]

"도쿄증권거래소의 기업 거버넌스 개선은 20여 년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인센티브나 패널티 없이 넛지(마중물) 역할을 할 뿐입니다"

아일라 와가쓰마 도쿄증권거래소 시니어 매니저는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아일라 매니저는 "한국거래소와 달리 우리는 세금 인센티브조차 없다"며 "인센티브나 패널티로 기업의 참여를 끌어낸 게 아니라 문화적인 측면이 작용했다"고 설명하면서요. 그는 "일본 문화상 또래압력(peer pressure)과 넛지 효과가 발휘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상장사의 지배구조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1999년부터입니다. 일본 상장사의 거버넌스 개선에 탄력이 붙은 시기는 아베 2차 내각이 시작된 이후고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스튜어드십 코드(2014년)과 기업 거버넌스 코드(2015년)를 연달아 내놓으면서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해 초 상장사에 요청한 '주가와 자본비용을 의식하는 경영은 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참여적인 투자자가 기업 성장에 도움을 주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적입니다.

거래소의 취지에 공감한 일본 상장사는 양호한 참여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으로 프라임 마켓 상장사 중 899곳(54%), 스탠더드 마켓 상장사 중 325곳(20%)이 관련 내용을 공시했습니다.

프라임 마켓은 글로벌 투자자와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사업을 영위하는 대형 상장사를, 스탠더드 마켓은 투자처로서 충분한 유동성과 지배구조 수준을 갖춘 상장사를 위한 시장입니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재벌해체에 실패했기에 재벌기업이 거래소의 지배구조 개선 요청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겠냐는 질문에는 "일본도 강력한 지배주주가 있는 상장사의 경우 공시율이 약간 떨어진다는 분석이 있다"고 답했는데요.

그러면서도 거래소 측은 "경영에 참여적인 외국인 투자자 중 일본 기업이 매우 달라졌다고 말하는 곳이 많다"며 "과거와 달리 IR담당자가 아니라 경영진이 직접 외국인 투자자를 상대로 대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거래소 최고경영자가 거래소와 시장 변화에 큰 드라이브를 걸었다고요?

[기자]

일흔에 가까운 나이에도 도쿄증권거래소·오사카거래소 등을 거느린 일본거래소그룹을 역동적으로 이끄는 야마지 CEO는 "도쿄에서 가장 왕성한 액티비스트"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2023년 4월, 일본거래소그룹 CEO를 맡은 후 그가 추진해온 거래소 개혁이 일본 상장사의 변화를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명문 교토대학교를 졸업한 뒤 1977년부터 36년가량 일본 대표 증권사인 노무라에서 일했던 야마지는 회사에서 잘나가던 '글로벌 통'이었습니다.

노무라의 런던과 뉴욕 법인 등을 이끌며 회사를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성장시키는 데 일조했고요. 야마지는 이때 선진국 투자자와 소통하는 법을 익혔습니다.

'노무라 맨'으로서의 생활을 끝낸 야마지가 2013년에 택한 곳은 일본 최고의 파생상품 거래소인 오사카거래소였습니다. 오사카거래소 CEO를 마친 이후 야마지는 도쿄상품거래소 임원과 도쿄증권거래소 CEO 자리를 거쳤고, 일본거래소그룹 근무 10년 만에 그룹 CEO 자리에 올랐습니다.

노무라에서 투자은행 업무를 맡으며 미국과 유럽 시장을 경험했던 야마지가 일본거래소그룹 CEO로서 꼽은 과제는 주요국 대비 낮은 상장사 ROE(자기자본이익률)와 PBR(주가순자산배율)이었습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022년 7월 기준으로 일본 TOPIX500 구성 종목 중 ROE 8% 미만인 비중은 40%로, 미국 S&P500(14%)과 유럽 STOXX600(19%) 대비로 훨씬 컸습니다..

PBR의 경우 TOPIX500 종목 중 1 미만인 비중이 43%로, S&P500(5%)·STOXX600(24%)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고요.

일본 기업을 겨냥해 야마지 CEO는 '자본비용과 주가를 의식한 경영'에 관한 정보를 상장사 스스로가 공시하도록 요청했는데요. 거래소가 판을 깔면 체면을 중시하는 일본 경영진이 또래압력(peer pressure) 때문에 알아서 개선 계획 내놓을 것이란 혜안이었습니다.

수동적인 거래소를 '게임체인저'로 탈바꿈시킨 야마지 CEO는 상장사 저평가를 해결해야 일본 경제가 달라질 것으로 봤습니다. 시장 매력을 끌어올려 주식보다 저축을 선호하는 일본인의 자금을 유입시켜야 가계소득을 두텁게 만들 수 있다는 구상입니다.

[앵커]

저축에서 투자로 일본인의 재테크를 변화시키고자 정부도 노력 중이죠?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자산운용 입국(立國)' 정책인데요. 중장기적으로 자산운용산업을 키우고 국민의 투자소득을 늘리는 게 골자입니다. 일본인은 우리나라와 비교해 투자를 멀리하는 편입니다. 버블 붕괴 이후 주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강해졌다는 해석이 나오고요. 초저금리 환경도 채권처럼 이자소득을 주는 자산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실제로 일본은행에 따르면 가계의 금융자산은 지난해 8월 말을 기준으로 2천115조 엔(1경8천786조 원)에 달하는데, 예·적금 비중은 1천117조 엔(9천921조 원)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처럼 막대한 가계 자산을 서서히 증시에 끌어들일 계획입니다.

자금이 필요한 혁신 기업의 성장을 이뤄내고, 근로소득이 적은 일본 고령층에 투자소득을 분배하는 선순환을 '자산운용 입국'을 통해 노리는 것이죠.

이 정책 중 일본 정부가 강조하는 부분은 해외 자산운용사 유치인데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본 자산운용업계의 한계를 극복할 방안으로, 선진적인 투자 노하우를 가진 글로벌 운용사가 일본 운용사와 함께 매력적인 투자상품을 선보이라는 포석입니다.

일본 금융청 관계자는 "국내외 기업과 투자자의 니즈에 합치게끔 '자산운용 입국' 정책 조처를 발전시키려면 이해당사자 간의 대화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포럼을 통해) 일본 시장이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연합인포맥스 투자금융부 서영태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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