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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YMI] 다시 시작된 스위스의 'FX 양적완화'

24.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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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취리히의 SNB 건물 전경.

사진 제공: SNB.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팬데믹 사태 전 낮은 인플레이션의 시대 당시만 해도 스위스 중앙은행(SNB)은 가장 적극적으로 '환율전쟁'(통화가치 약세 유도)을 벌였던 중앙은행이었다.

대표적 안전통화 중 하나로 꼽히는 스위스프랑의 강세로 자국의 인플레이션이 너무 낮아지자 SNB는 돈을 찍어 외화를 적극적으로 사들이는 대응법을 취했다.

이 과정에서 SNB의 보유자산은 눈덩이같이 불어났다. 미국 주식까지 꽤 많이 사들인 탓에 SNB는 '애플 주식을 들고 있는 중앙은행'으로 불리기도 한다.

2022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SNB의 보유자산이 최근 증가세로 돌아섰다.

데이터 출처: SNB 홈페이지.

SNB 보유자산의 확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나 일본은행(BOJ)이 양적완화(QE)를 통해 보유자산을 늘린 것과 본질적으로 같다. 경제 규모가 작은 스위스의 속성으로 인해 자국 자산 대신 해외 자산 매입에 치중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FX 양적완화'라고 이름 붙일 만한 SNB의 돈풀기는 10년 넘게 이어져 오다가 팬데믹 사태를 맞아 대전환을 맞게 된다.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자국 통화의 강세를 유도(역환율전쟁)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SNB는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한편으로 해외 자산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FX 양적긴축'을 실시한 셈이다.

한때 1조스위스프랑(약 1483조원)을 넘기도 했던 SNB의 보유자산은 작년 11월에는 7천848억스위스프랑까지 줄었다. 보유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화 투자자산도 따라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상황은 다시 일변했다. 스위스프랑의 강세 속에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내려왔기 때문이다.

스위스의 소비자물가 인플레이션은 이미 중앙은행 목표 밑으로 내려온 상태다.

데이터 출처: 스위스 통계청.

스위스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대비 상승률은 지난 2월 기준으로 1.2%까지 내려온 상태다. 작년 6월부터 중앙은행 목표인 2%를 밑돌고 있다.

SNB가 21일(현지시간) 대부분 전문가의 예상을 깨고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SNB는 10개 주요 통화국(G-10) 중에서 처음으로 금리 인하에 나선 곳이 됐다. (21일 오후 9시 29분 송고된 '스위스, 기준금리 25bp 깜짝 인하…주요 은행 중 첫 인하' 기사 참고)

SNB의 보유자산 정책은 금리 인하에 앞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FX 양적긴축'에서 'FX 양적완화'로 이미 방향을 틀었다는 얘기다.

지난 1월 기준 SNB의 보유자산은 8천18억스위스프랑으로 전달에 비해 72억스위스프랑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 달 만에 다시 8천억스위스프랑대를 회복했다.

ING의 샤를로트 드 몽펠리에 이코노미스트는 "2022년과 2023년에 SNB는 스위스프랑의 명목 가치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220억스위스프랑어치 및 1330억스위스프랑어치의 외환을 매도했다"면서 "올해는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분기 외환 개입 데이터는 SNB가 외환 매수자라는 보다 일반적인 추세로 돌아오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환율에서는 이미 SNB의 개입 흔적이 나타나고 있다. 유로-스위스프랑 환율과 달러-스위스프랑 환율은 작년 말부터 가파르게 상승(스위스프랑 약세)하고 있다.

SNB의 금리 인하 여파에 두 환율은 이날 각각 1.22% 및 0.63% 급등했다.

유로-스위스프랑 환율(파란색)과 달러-스위스프랑 환율(빨간색) 추이.

데이터 출처: 연합인포맥스.

sjkim@yna.co.kr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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