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로 일본 가계의 잠자고 있던 현금이 '성장의 원천'이 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마이너스 금리 해제와 관련한 시리즈 기사를 통해 "경제의 혈류인 돈이 다음 성장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하에서 일본 은행들은 예금 운용처에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금리가 있는 세상의 부활이 '완전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일본 미쓰비시UFG(MUFG) 은행과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마이너스 금리 해제 전보다 20배 높은 0.02%로 인상해 모객에 나섰다.
매체는 이렇게 늘어난 예금을 은행이 성장 기업에 대한 대출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제 살 깎아 먹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격적인 금리 혜택에도 가계는 냉정하다. 0.02%의 금리로 10만 엔을 예치해도 이자는 연간 20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예금 금리에 대한 기대보다는 투자로의 관심이 가속화되는 이유다.
10개 대면 및 온라인 증권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새로운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에 따른 계좌를 통해 투자신탁 및 주식 매입액은 2개월 연속 1조 엔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일본 가계예산 조사에 따르면 근로자가 있는 가구가 한 달에 구입하는 주식의 양은 2022년 4천372엔, 2023년 3천262엔으로 버블기 정점이던 1988년의 월평균 4천475엔에 근접하고 있다. 2010년대에는 1천엔을 밑돌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러한 배경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꼽았다.
일본 내각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응답자의 64%가 노후 생활 설계에 대해 걱정이나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조사 방법의 차이로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30년 전에는 38%에 불과했다.
매체는 "저금리 상황에서 국채를 발행하기 쉬운 상황이 재정을 느슨하게 만들었고, 사회보장의 근본적인 개혁이 늦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며 "닛케이 추산에 따르면 가계 소득 대비 세금 및 사회보험료 비율은 30% 미만으로,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는 1994년 이후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위기감은 주식에 대한 관점에도 반영되고 있다.
같은 가계예산 조사에 따르면 1988년 가구당 월 2천891엔을 주식을 매도했고, 매수에서 매도를 뺀 순매수 금액은 1천584엔이었다. 당시에도 가계는 재테크로 들썩였고, 단기 차익을 추구하는 매매가 눈에 띄었다.
반면 현재 투자 방식은 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목표로 하는 '팔지 않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 다른 점이다.
가구당 주식 매도 금액은 2022년 562엔, 2023년 286엔에 불과하다. 매수 금액만 보면 각각 3천810엔, 2천976엔으로 버블 시기보다 높은 수준이다.
일본 내각부는 "NISA 계좌 수가 2천만 개를 돌파하며 저축에서 투자로 전환되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BOJ에 따르면 일본 가계의 개인 금융자산 2천141조 엔 중 주식과 투자신탁이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달한다. 10년 만에 4%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 디플레이션이 장기화하고 주가가 정체되면서 움직일 수 없는 돈이 집안에 잠자고 있었다"며 "예금과 투자로 돈이 돌고 성장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 실적이 증가하면 기업의 매력이 높아지고 개인 투자자가 늘어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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