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이번 주(4월1일~5일) 달러-원 환율은 각국 통화정책 차별화에 기인한 글로벌 강세 흐름에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시장의 예상대로 나왔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도 그간에 보여줬던 다소 비둘기파적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달러화의 상승 동력이 꺾이긴 어렵게 됐다.
엔화와 위안화의 약세도 달러-원에 상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통화들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적극적인 개입은 아니어서 해당 통화의 추가적인 강세를 예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지난주 달러-원 환율이 1,350원대로 고점을 높여 강세를 보임에 따라 고점 인식에 달러-원 상승세는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환율이 3주 연속 상승하며 27.4원이나 오른 점을 고려하면 현 수준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횡보할 공산이 크다.
당국의 개입 경계감 역시 지속될 수 있고, 수출업체 이월 네고가 월초에 나오면서 환율의 상단이 제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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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위안화 약세에 연고점 뚫린 달러-원
지난주 달러-원 환율은 전주 대비 8.80원 상승한 1,347.20원에 마감했다.
스위스의 금리 인하로 시작된 통화정책 차별화 전망에 따른 달러화 강세에다 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의 약세가 달러-원을 끌어올렸다.
달러-엔 환율이 151.966엔까지 오르며 34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지난 27일에 달러-원 환율도 연고점을 돌파했다.
1,353.00원까지 연고점을 높인 달러-원은 월말 네고에 1,350원이 막히며 추가 상승이 제한됐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의 외환당국은 자국 통화 약세를 손 놓고 보지는 않았다.
달러-엔 환율이 152엔에 육박하자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BOJ), 금융청이 3자 회동에 나섰다.
구두 개입이 꾸준히 나오는 가운데 지난 29일에는 스즈키 이치 일본 재무상이 "높은 긴장감을 가지고 주시해 지나친 움직임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에서는 대규모 임금 상승에도 엔화 가치가 초약세를 나타냄에 따라 실질 임금이 약화하는 데 따른 대내적 불만이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위안(CNH) 환율이 지난주 7.25위안을 중심으로 등락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채 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을 지시하면서 경기 부양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 PCE가 바꾸지 못할 달러의 방향…엔·위안도 여전히 변수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PCE 물가는 시장 예상대로 나왔다.
지난 2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대비 0.3% 올라 시장 예상과 부합했고, 지난 1월의 0.5%에 비해 낮았다. 전년대비로도 2.8% 상승해 시장 예상과 같았고, 전월치(2.9%)보다 하락했다.
헤드라인 PCE 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3% 올라 월가 예상치 0.4% 상승을 밑돌았다.
물가 압력에도 미국의 소비지출이 강한 흐름을 보인 점은 주목할 만하다. 2월 개인 소비지출은 전월대비 0.8% 증가했다. 전달의 0.2%보다 대폭 개선된 것으로 월가 예상치 0.5%를 상회했다.
뉴욕 금융시장 휴장 속 PCE 지표 발표 이후 달러 인덱스는 약보합세를 나타내며 104.4선으로 떨어졌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29일 밤 1,344.20원(MID)에 호가돼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47.20원) 대비 0.08원 하락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6월 시장이 예상하는 금리 인하 확률은 63.6%로 PCE 발표 전인 지난 28일의 60.4%보다 약간 높아졌다. 그러나 직전 주인 22일 75.6% 비해서는 크게 낮아진 것이다.
파월 의장은 PCE 가격지수가 예상에 상당히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1월보다는 낮아졌지만, 작년 하반기에 기록했던 긍정적인 수치의 대부분만큼 낮아지지는 않았다"면서도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수준에 확실히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또한 특정 월의 물가 지표에 과잉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PCE 물가가 시장의 예상보다 크게 낮아진 수준은 아니어서 달러화 강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강세 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PCE가 안정세로 돌아선다고 해도 달러화 약세로 돌아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 역시 최근에 비둘기로 돌아서고 있고, 이것이 시장에 많이 반영돼 있어 원화 강세 재료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은 상승 분위기로 보고 있다. 1,350원 수준에서 개입 경계감이 있지만 1,350원 위로도 상단은 열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엔화와 위안화 변수도 계속 주목해야 한다.
이미 잇단 구두 개입이 나옴에 따라 엔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개입 경계감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인민은행(PBOC)이 한 차례 환율 방어 의지를 보였지만 위안화도 7.3위안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어 이에 연동한 원화 약세도 예상해볼 수 있다.
◇ 국내외 이벤트는
미국의 PCE 지표를 소화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주 후반(미국시간 5일)에 나올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과 실업률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비농업 고용은 20만명으로 증가세가 둔화하고 실업률은 3.8%로 전달의 3.9% 낮아질 것으로 월가는 보고 있다.
이번 주에는 파월 의장이 미국시간으로 4일 스탠퍼드대에서 경제전망을 주제로 강연하는 등 다수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대기하고 있다.
미국의 3월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나온다.
중국에서도 지표가 발표된다. 1일에는 차이신 제조업, 3일에서는 서비스업 PMI가 나올 예정이다.
대내적으로는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3월 수출입동향과 2일 통계청이 발표하는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지난 2월까지 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며, 수출은 반도체와 대중 수출 호조에 5개월째 전년대비 증가했다.
지난 1월부터 20일까지 수출은 전년대비 11.2% 늘었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것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3.2%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에는 3.1% 올랐다.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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