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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마니아는 '빠져들었다'…애플 비전프로 1시간 써보니

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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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먼저일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책임자(CEO)가 먼저일까. 애플이 최근 출시한 '비전프로'는 스필버그 감독의 상상력을 그대로 구현해냈다.

지난 29일 연합뉴스 건물 10층 연합인포맥스 타운홀은 순식간에 미국 쿠퍼티노의 애플 방문자 센터처럼 변했다. 애플 비전프로의 등장 때문이다.

애플 비전프로

연합인포맥스 촬영

애플의 비전프로는 '미래'다. 정확히는, 미래 세계를 엿보게 하는 '고기 한 근 무게의 기기'다. 무겁고 커서 외면받고 가치를 절하당할 뿐이다.

휴대전화의 등장 초기와 비슷하다. 어떤 누가 이 무거운 것을 쓰며, 누가 길을 다니며 전화하겠냐고 회의했듯 말이다. 비전프로의 주요 기술 중 하나인 가상현실(VR)은 사실 1992년 미국 공군연구소에서 개발됐다. VR 기술이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제대로 '대중적 기기'로 구현된 것이다.

기존의 메타 오큘러스나 삼성전자의 기어 VR과는 차원이 다르다. 예전의 VR 기기들이 단순히 디스플레이와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에 집중했다면, 비전프로는 물리적 세계를 중첩적으로 확장한다. 쉽게 말해, 안경만 끼면 물리 세계 이외에도 다양한 세계가 디스플레이상의 '윈도우'와 '앱'의 형태로 확장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애플은 이를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이라고 소개한다.

처음 헤드셋을 착용한 뒤 홍채를 맞추면 모든 세팅이 끝난다. 마우스를 쓰는 현대인 입장에서는 손짓이 커질 수도 있으나, 사실 그냥 눈만 움직이면 된다. '아이 트래킹' 기능으로 당신의 홍채가 마우스 휠이 되는 셈이다. 여기서 클릭은 손가락을 '꼬집' 움켜쥐는 걸로 끝난다. 생각보다 눈의 움직임을 빠르게 잡아내고, 정확도도 높다.

조금 더 익숙해지면 컴퓨터 수십 대를 놓고 작업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예컨대 하나의 창을 띄워놓고 검색 작업을 하다가 다른 방으로 이동해서 새로운 작업을 하는 방식이다. 창을 수십 개 띄워놓더라도,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충분히 탑재해 버벅거림을 방지한다. 사실상 가정 내 데스크톱의 필요성이 사라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엔터테인먼트는 물론, 사무적 용도로도 얼마든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어 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블루투스 키보드 등이 필요하다.

화룡점정은 애플에서 자신 있게 내놓은 '몰입형 콘텐츠(Immersive contents)'다. 말 그대로 비전프로를 통해 '빠져드는' 영상들이다. '공룡과 마주하다(Encounter Dinosaurs)'를 실행해봤다.

애플 홈페이지 캡처

귀여운 새끼 공룡이 오가더니, 곧 위협적인 소리가 울려 퍼진다. 헤드셋에 설치된 지향형 스피커만으로도 충분히 몰입감을 줄 수 있다. 곧 압도적 크기의 육식 공룡이 나타난다.

공룡이 냄새를 맡았다. 이 냄새, 저 냄새 맡다가 점점 정면으로 다가온다. 눈앞까지 다가온 이 고대의 포식자에게 "오지마"라며 얼굴을 가로막았다. 앞으로 뻗은 팔은 이내 공룡의 얼굴 한가운데를 관통한다. 타인의 눈에는 허공을 떠다니는 두 팔이 부끄러웠을지도 모르겠다. 3천386ppi(인치당픽셀)의 화질은 안경 하나로 간단하게 현실을 넘어온다.

애플 비전프로를 착용한 기자

연합인포맥스 촬영

한계 없는 혁신이 어딨으랴. 비전프로의 한계는 여러 차례 지적되어 온 무게와 가격이다. 알려진 것보다 더 당황스러운 부분은 보조 배터리와 비전프로용 가방 등을 모두 추가로 구입해야 한단 것이다. 비전프로 판매가 3천499달러에 플러스알파(α)를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살 것인가"라는 질문은 빼놓을 수 없다.

600만원을 60만원 정도로 쓸 수 있는 자금력이라면, 사겠다. 엑스박스 하나 사듯이.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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