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탈리스트펀드·삼성넥스트·삼성벤처투자 삼각편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대기업병 지적을 받는 삼성전자가 벤처캐피털(VC)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 중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이스라엘 등 주요국의 스타트업 투자로 성공 신화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3일 VC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카탈리스트펀드·삼성넥스트·삼성벤처투자 등을 통해 신기술 사업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삼성전자의 사업 쇄신이 좀처럼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 VC 3곳을 통해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와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삼성카탈리스트펀드는 삼성전자의 주요 VC 중 하나로,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 출신의 마르코 키사리(Marco Chisari) 부사장이 이끄는 삼성반도체혁신센터(SSIC) 산하이다.
딥테크 인프라와 데이터 기반 플랫폼에 주로 투자하는 삼성카탈리스트펀드는 삼성전자에 이익이 되는 기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한다. 클라우드·인공지능(AI)·5G·자율 시스템·센서·퀀터 컴퓨팅 등 삼성전자 사업과 연관성을 가진 분야가 주요 투자처다.
삼성카탈리스트펀드를 이끄는 데이비드 골드슈미트 대표는 기술강국 이스라엘에서 벨리 벤처 캐피털을 설립한 인물로, 전 세계 곳곳의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달 AI칩 스타트업인 셀레스티얼AI에 대한 1억7천500만 달러(약 2천368억 원) 투자와 엘리안에 대한 6천만 달러(약 812억 원) 투자에 참여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 2월에는 캘리포니아 소재의 위성통신 기업 스카일로 테크놀로지스에 대한 3천700만 달러(약 500억 원) 투자에 참여했다.
삼성카탈리스트펀드는 아마존·스텔란티스·마이크로소프트·인텔을 상대로 보유 기업 매각에도 성공하며 VC로서 엑시트(투자금 회수)도 수행해왔다.
골드슈미트 "삼성카탈리스트는 파괴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뛰어난 기업가에 투자해 혁신과 신사업을 이끄는 데 전념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넥스트도 삼성전자 신사업 진출의 첨병이다. 삼성넥스트는 삼성전자의 목표에 부합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스타트업에는 성장에 필요한 모험자본을, 삼성전자에는 전략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이다. 주요 투자영역은 AI·블록체인·핀테크·헬스테크·미디어테크 등이다.
삼성넥스트를 이끄는 인물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성공한 한인 투자자 중 하나로 알려진 데이비드 리다. 데이비드 리 대표는 트위터·에어비앤비·스냅챗 투자로 성공을 거둔 SV 엔젤의 공동 설립자다.
삼성넥스트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캐나다·이스라엘·라틴아메리카 등 다양한 지역의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 중이다.
삼성넥스트는 지난달 캐나다 의료영상 스타트업 포켓헬스에 대한 3천300만 달러(약 446억 원) 규모의 투자에 참여했다. 지난 2월에는 이스라엘 비주얼 생성형 AI 스타트업인 브리아에 대한 2천400만 달러(약 325억 원) 투자에 참여했다. 인텔 캐피털 등이 주도한 이 딜에는 삼성넥스트뿐만 아니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한국계 VC가 다수 참여했다.
지난 1월에는 핀테크 업체 프로메테오에 대한 1천300만 달러(약 176억 원) 규모 투자에 참여했다. 프로메테오는 라틴 아메리카 금융기관과 글로벌 기업을 이어주는 핀테크 인프라 스타트업이다.
국내 투자 비중이 큰 곳은 VC는 삼성벤처투자다. 삼성벤처투자는 삼성전자 등 6곳의 삼성계열사가 출자해 설립했다. 1999년 10월 설립 이후 60개 이상의 신기술투자조합을 결성했고, 반도체·정보통신·소프트웨어·인터넷·바이오 등에 주로 투자했다. 현재 운용조합은 3조4천910억 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모빌리티 비즈니스 솔루션 기업 모다플이 삼성벤처투자 등으로부터 43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AI 영상 처리 스타트업 메이아이가 6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삼성벤처투자는 캐나다 수소기술기업 아이노머에도 투자한 바 있다.
삼성벤처투자의 수장은 지난해 11월에 취임한 김이태 대표다.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에서 IR·기획·커뮤니케이션·대외협력 등을 맡았다.
업계에서는 김이태 대표 취임으로 삼성벤처투자가 더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SK하이닉스와 비교했을 때 삼성전자의 소재·부품·장비업체에 대한 투자가 미흡했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삼성벤처투자로 오게 된 김이태 대표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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