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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준신탁'이 뭐길래…신탁사들 발동동

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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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부동산신탁사에 효자 노릇을 하던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이하 책준신탁)'이 건설사의 부실과 함께 신탁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다수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부실화하면서 책임준공을 약속한 신탁사의 부실이 커지는 셈이다.

신탁사는 신탁계정대(고유계정)를 투입해 책임준공을 완료해야 하지만, 커지는 재무 부담에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신탁사를 향한 첫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되는 등 귀추가 주목된다.

3일 공시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신탁사의 책준신탁 사업장은 KB부동산신탁(72건), 하나자산신탁(47건), 우리자산신탁(43건), 대신자산신탁(42건), 한국자산신탁(15건) 등이다. 2022년 말 기준 가장 많은 책준신탁 사업장을 보유했던 신한자산신탁, 무궁화신탁, 코리아신탁 등은 사업보고서를 아직 공시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책준신탁 사업장이 100여곳이 훌쩍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책임준공형 신탁 수주가 가장 활발했던 시기가 2021년이었다는 점과 신탁사업의 기간이 통상 2년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만기가 집중돼 있다는 설명이다.

PF 사업장에서 시공사가 공사비를 확보하지 못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 신탁사는 일차적으로 자기자본에서 신탁계정대를 투입해 사업장을 정상화한다. 하지만 책준신탁 사업장이 일반적으로 열위한 신용등급을 보유한 시공사에 신용보강을 제공했던 만큼 PF 시장이 흔들리자 동시다발적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신탁사들은 각자 사업장의 상황을 고려해 계산기를 두드리는 분위기다. 책임준공을 이행하더라도 투입한 신탁계정대를 회수하지 못한다면 사업장마다 손실을 직면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원창동 물류센터 PF 사업장의 대주단은 신한자산신탁에 총 57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시공사가 기한 내에 물류센터 공사를 끝내지 못하면서 책임준공의 의무가 신탁사에 돌아갔지만, 신탁사도 이를 지키지 않으면서 손해배상이 제기된 것이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신탁사가 책준을 이행해도 분양이 되지 않으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없다"며 "신탁계정대를 투입하기 전에 부도를 내고 대주에게 손해배상을 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계산을 하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물류센터 PF의 대주들은 책임준공을 정상적으로 이행하지 못한 KB부동산신탁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자산신탁은 양주 옥정지구 지식산업센터 등 총 5건의 시공사 책임준공의무가 미이행됐다고 공시했다. 이중 양주 옥정지구 사업장의 경우 분양률이 한자리에 불과한 만큼 신탁사가 자기자본을 투입해도 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곳이다.

일단 책임준공을 완료하고 처리 방식을 고민하는 사업장들도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부산 범천동 오피스텔, 창원 용원동 사업장 등에서 신탁계정대를 투입하고 책임준공을 완료했다. 하지만 이런 영향으로 75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는데, 직전년도 692억원과 비교하면 90%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책준을 끝내고 투입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부동산 시장 불황에 따라 그렇지 못한 사업장들이 많이 늘어날 것이다"며 "사업장의 수지를 따져서 책준 의무를 포기하는 신탁사들이 점차 많아질 것이고 이에 따라 금융대주와의 소송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TV 제공]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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