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기술금융 개선방안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미래대응금융 TF 발족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4.2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정부가 지난 10년간 기술기업들의 자금애로 해소에 도움을 줬던 기술금융 제도에 변화를 가한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의 29%에 육박할 정도로 기술금융 비중은 확대되는 추세지만, 은행의 우월적 지위로 기술금융의 본래 취지가 왜곡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3일 마포 프론트원에서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간담회를 열고 ▲중소기업의 금융접근성 강화 ▲기술신용평가사 독립 ▲기술신용평가 내실화▲ 평가 품질개선 유인 제공 ▲기술금융 법령 정비 등을 골자로한 '기술금융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김 부위원장은 "하락하고 있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을 이뤄내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며 "중소기업이 기술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술금융이 질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우선 기술금융의 본래 취지를 강화하기 위해 은행의 테크평가 지표를 개편할 계획이다.
우선 테크평가에 기술금융 우대금리 관련 지표를 추가, 은행이 기술등급별로 어느 정도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지 평가하기로 했다.
테크평가의 신용대출 공급지표 비중을 확대해 담보 중심의 여신관행에도 변화를 가한다.
담보와 매출이 부족하더라도 기술력 평가를 통해 자금조달 길을 열어주자는 게 기술금융의 기본 취지인 만큼 이를 재정비하는 차원이다.
남동우 금융위 산업금융과장은 "앞으로는 내 기술력으로 어느 정도의 금리 혜택을 받았는지 알게 하고,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며 "등급별로 더 많은 우대금리를 주는 은행에 인센티브를 부여해 경쟁을 촉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술신용평가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도 이번 개선안의 중요한 축 중 하나다.
앞서 T6등급 이상 대출이 기술금융 실적으로 인정되는 만큼, 은행권 또한 실적을 높이기 위해 기술신용평가사에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기술금융이 아닌 비기술기업대한 평가를 의뢰하거나, 기술금융으로 인정되는 6등급이나 KPI상 높게 인정되는 4등급을 요청하는 경우들이 최근 검사 결과 드러났다.
기술신용평가를 의뢰하면서 여러 평가사들에 등급을 사전 문의하고, 원하는 등급을 제공하는 평가사에게 의뢰하는 경우도 있었다.
향후 물량을 배정 받아야 하는 기술신용평가사가 은행들의 이러한 요구에 선을 긋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에 금융위는 은행이 평가 수수료보다는 평가사의 평가서 품질에 따라 평가물량을 배정함으로써 평가사가 품질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로 했다.
또 은행 지점과 평가사간 발생할 수 있는 유착관계를 방지할 수 있도록 은행 본점이 지점에 평가사를 추천하는 쪽으로 제도를 바꾼다.
아울러 은행이 평가등급을 사전에 문의하거나 특정등급을 요구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신용정보법에 은행에 대한 행위규칙을 마련하고, 기술금융 대상을 보다 명확하게 해 비기술기업에 대해 평가를 의뢰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원천 봉쇄할 계획이다.
기술신용평가를 내실화하는 데도 주력한다.
평가의 현지조사를 의무화하고, 근거를 확인할 수 있는 세부평가의견 작성을 의무화한다.
금융위는 이 과정에서 기술신용평가서들의 인력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남 과장은 "제도개선 이후 기술신용평가사들은 인력 추가 채용과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제대로 하고 이에 맞는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가라는 의미다"고 강조했다.
또 기술금융의 사후평가 강화를 위해선 평가 품질이 우수한 평가사에 정책사업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미흡한 평가사의 평가를 받은 대출잔액은 한국은행 금융중개자금지원대출 실적에서 제외하는 패널티를 주기로 했다.
결국 품질등급이 우수한 평가사에게 더 많은 평가를 의뢰하는 선순환을 만들겠다는 게 금융위의 구상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에 도움이 되는 제도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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