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IBK벤처투자가 벤처캐피탈업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치러진 IBK벤처투자 출범식에만 400여명의 업계 인사들이 모여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벤처캐피탈업계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참석자들 대부분은 예상보다 출범식 규모가 크고 초대 인사가 많아 놀라는 분위기였다. 참석자들은 업계 핵심 자원들이 대거 모이는 자리가 드문 만큼, 서로 인사를 나누는데 분주했다.
벤처캐피탈 신장개업에서 이같이 많은 업계 인파가 축하를 보낸 건 드물다. 사실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출범에만 중점을 뒀을 뿐, 출범식을 성대하게 치른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IBK벤처투자 출범의 축하만을 위해 벤처캐피탈업계 인사들이 참석한 건 아니었다. 큰 손 출자사(LP)인 IBK기업은행에 대한 예우에 더 큰 의미가 있었다. 민간 LP가 고갈돼 펀드레이징 보릿고개를 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벤처향(向) 자본을 늘리겠다고 선언한 곳이기 때문이다.
IBK기업은행 9번째 자회사가 탄생하는 자리에 벤처캐피탈업계가 발도장을 찍은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다만 벤처캐피탈업계는 IBK벤처투자의 탄생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눈치다. 큰 손 LP인 IBK가 벤처캐피탈 시장에 푸는 출자금이 장기적으로는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는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이 탄생할 때마다 나타났다. 2017년까지만 해도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은 KB인베스트먼트 한 곳에 불과했다. 올해 IBK벤처투자가 출범하면서 국내 은행 계열 그룹은 모두 벤처캐피탈을 보유하게 됐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각각 하나벤처스와 신한벤처투자,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출범할 때도 우려는 마찬가지였다. 해당 벤처캐피탈의 계열사가 대부분이 벤처캐피탈 생태계에 젖줄 역할을 하던 핵심 LP였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은행지주는 계열사로 벤처캐피탈이 생기면 출자금을 내부로 몰아주는 게 당연하다"며 "민간 LP를 유치하기 힘든 상황에서 은행계열 LP가 유일한 대안이었는데 IBK마저 벤처캐피탈이 생기면서 LP 풀이 축소될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IBK 측에선 IBK벤처투자와는 별개로 벤처캐피탈로 향하는 자금을 꾸준히 늘려가겠다고 업계에 지속적으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벤처캐피탈업계에선 이에 대해서도 100% 신뢰를 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또 다른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네오플럭스를 인수할 때도 출자금 축소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커지자 출자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거라며 안심시켰다"며 "그러나 최근 신한캐피탈 등 계열사의 출자금 축소가 확연하게 나타나면서 은행 계열 VC 탄생으로 인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은행 계열 계열사의 출자금 축소는 고금리나 RWA(위험가중자산) 문제 등도 영향도 있다. 벤처펀드 출자할 때 RWA는 400%로 설정되기 때문이다. 벤처펀드에 100억원을 출자한다고 가정하면 400억원 출자로 인식된다는 뜻이다.
이 경우 은행 BIS(자기자본비율) 상승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동안 벤처캐피탈에 출자해왔던 은행 계열사들은 최근 BIS 비율 조정 등을 이유로 벤처펀드 출자를 축소하고 있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이날 참석한 벤처캐피탈 업계 또 다른 관계자의 한마디가 모든 벤처캐피탈의 속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IBK가 IBK벤처투자를 통해 초기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한다는 건 환영합니다. 다만 IBK벤처투자와는 별개로 앞으로도 IBK가 초심을 유지해서 LP 역할도 충실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yby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4일 오전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IBK벤처투자 출범식 및 CES 혁신상 수상기업 데모데이' 행사에서 개회사하고 있다. 2024.4.4 kjhpress@yna.co.kr
양용비
yb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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