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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기피는 옛말?…그룹 계열 회사채 언더 발행의 이면

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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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롯데물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물량 감소 '반사효과', 강세 조달 잇따라

캡티브 수요 확보 어려움 드러나기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정필중 기자 = 한동안 채권시장에서 기피 종목으로 꼽혔던 롯데그룹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최근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잇따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민평보다 낮은 가산금리(스프레드)로 발행에 성공하는 등 강세를 드러내고 있다.

롯데그룹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진 건 아니다. 회사채 발행 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기관들의 채권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반사 효과를 누렸다는 평가다. 더욱이 일부 롯데그룹 계열사의 경우 주관사단이 캡티브 수요마저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불안감이 드러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하이마트, 언더 발행…달라진 기류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A)와 롯데하이마트(A+)는 최근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1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500억원)을 훌쩍 웃도는 2천590억원을 확보하면서 발행 규모를 610억원으로 늘렸다. 2년물과 3년물 스프레드는 각각 동일 만기 민평 대비 11bp, 16bp 낮게 형성돼 완연한 강세를 드러냈다.

올해 회사채 시장을 찾은 롯데그룹 계열사 중 언더 금리 폭을 민평 대비 두 자릿수까지 끌어 내린 건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처음이다.

이어 롯데하이마트가 지난 4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언더 조달 바통을 이어받았다. 모집액 기준 2년물과 3년물 스프레드는 각각 동일 만기 민평보다 2bp, 21bp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한동안 롯데그룹 채권에 대한 분위기가 비교적 냉랭했으나 최근에는 강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지난달 수요예측에 나선 롯데물산(AA-)까지만 해도 2년물과 3년물을 각각 동일 만기 민평 대비 20bp, 12bp 높게 찍어야 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작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진행됐던 롯데-메리츠 그룹 간 금융 지원성 차입이 만기를 맞으면서 은행 대출로 많이 이동했다"며 "은행 대출을 활용할 수 있을 정도다 보니 투자자들이 안정성을 꽤 확보한 상태라고 판단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날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 롯데쇼핑(AA-) 역시 흥행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만기는 2년과 3년, 5년물로 각각 600억원, 1천500억원, 400억원 규모다. 투자자 모집 결과에 따라 최대 5천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물 감소 여파, 비선호는 여전…캡티브도 어렵다

롯데그룹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다.

최근의 강세는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은 기관들의 채권 매수 열기와 회사채 발행량 감소 등이 맞물린 결과라는 설명도 나온다. 사실상 롯데그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기보단 시장 수급 상황이 수요를 뒷받침했다는 시각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여전히 선호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금리 인하가 언제 단행될지 모르는 데다 수익률 곡선도 역전돼 있어 크레디트물을 매수해 캐리 수익을 겨냥하는 것 외엔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라며 "수요가 크레디트물로 집중되다 보니 관심이 덜한 종목들로도 손이 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과거 기관들이 롯데그룹 채권을 완전히 배제했던 데서 점차 일부 배제, 비선호 쪽으로 분위기가 완화되고는 있다"며 "하지만 발행물이 많다면 굳이 담겠다고 나서는 상황까진 아니다"라고 밝혔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일부 주관사가 캡티브 수요를 확보하지 못하는 사태마저 발생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신용등급이 1 노치(notch) 떨어지면서 A급으로 전락한 데다 실적 부진까지 이어진 여파다.

최근 주관사 자리를 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증권사들은 내부 수요나 계열 은행, 운용사, 보험사 등의 물량을 기반으로 한 캡티브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캡티브 물량으로 수요예측 참여 주문을 늘림과 동시에 스프레드를 끌어내리는 효과를 가져오는 대신 주관사 자리를 얻는 방식이다.

반면 롯데하이마트 채권은 일부 캡티브조차 참여를 꺼리면서 관련 효과를 온전히 끌어낼 수 없었다. 이에 롯데하이마트 2년물 스프레드는 모집액 기준 -2bp를 보여 상대적으로는 강세 폭이 덜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수요예측에 나선 대부분의 기업이 민평보다 두 자릿수 낮은 스프레드를 형성한 것과 차이를 보인다.

물론 펀더멘탈 우려까지 있는 롯데하이마트마저도 모집액 기준 스프레드를 민평보다 낮은 수준까지 끌어내리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은 기관들의 매수 열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phl@yna.co.kr

joongjp@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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