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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퇴직연금 러브콜①] 메마른 민간 LP…대안으로 부상

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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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고금리 탓에 자금 유치 난항, 업계선 "윈윈 가능"

[※편집자주 : 벤처캐피탈업계가 퇴직연금을 새 출자자(LP)군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벤처펀드로 향하는 민간 LP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자 퇴직연금을 새로운 대안으로 삼고 있는 모습입니다. 천문학적 자금을 굴리는 퇴직연금의 일부만 벤처펀드로 유입되면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벤처캐피탈업계가 퇴직연금에 러브콜을 보내는 배경과 현황, 향후 과제 등을 살펴보는 5편의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벤처캐피탈업계가 퇴직연금에 강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수백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를 일부만이라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경색된 펀드레이징 시장의 새로운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초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을 시작으로 벤처캐피탈 인사들이 잇달아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벤처캐피탈업계 입장에선 퇴직연금이 벤처펀드에 유입되면 양측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피력하고 있다.

◇펀드레이징 축소 '뚜렷', 금융기관 출자 '스톱'

최근 벤처캐피탈의 신규 펀드레이징 규모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2년 정점을 찍었던 신규 펀드레이징 규모는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민간 LP가 곳간을 잠그면서 펀드레이징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결성된 신규 펀드는 290개에 달한다. 자금 규모로는 6조5천330억원 수준이다. 전년 11조836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동안 벤처펀드 펀드레이징 시장은 '제2 벤처붐'에 맞춰 빠르게 규모를 불려왔다. 2019년 4조2천413억원 수준이었던 시장이 3년 후인 2022년 11조원을 돌파했다. 그야말로 유동성 파티였다.

이 같은 시기 벤처펀드에서 영향력을 넓힌 주요 LP는 바로 '금융기관'이었다. 주요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기관들은 벤처펀드에 출자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 나갔다.

벤처캐피탈 펀드레이징 추이

자료=한국벤처캐피탈협회

벤처캐피탈업계가 결성한 전체 펀드에서 금융기관의 LP 비중을 살펴보면 영향력을 확대한 흔적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2018년 17%였던 벤처펀드의 금융기관 LP 비중은 2022년 20%를 돌파했고, 지난해엔 27.2%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올해부턴 상황이 달라졌다. 은행권 대부분이 벤처펀드 출자에 난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펀드의 큰 손 LP 역할을 하던 금융기관이 출자를 축소하면서 펀드레이징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기관이 벤처펀드 출자를 축소한 건 RWA(위험가중자산) 문제의 영향이 크다. 은행 계열 금융기관이 벤처펀드 출자할 때 RWA는 400%로 설정된다. 벤처펀드에 100억원을 출자하면 회계상엔 400억원으로 인식되는 셈이다.

이는 은행 계열 금융기관의 BIS(자기자본비율) 하락에도 영향을 준다. 금융당국에선 은행의 BIS 비율을 10.5%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는데 국내 시중은행에선 약 15%대로 유지 관리하고 있다.

부동산 PF 문제로 인한 BIS 비율 조정이 중요해지면서 금융기관의 벤처펀드 출자 분위기가 위축됐다. 지난해부터 이상 신호를 감지한 벤처캐피탈업계가 퇴직연금 유치에 적극적인 이유다.

벤처펀드 LP별 비중 추이

자료=한국벤처캐피탈협회

◇기민하게 움직이는 VC협회, 영국에선 이미 활용

윤건수 협회장을 필두로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퇴직연금 유치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여러 공식 석상에서 퇴직연금의 벤처 출자 필요성을 피력하면서 올해 벤처캐피탈업계 최우선 과업으로 삼았다. 업계에서도 펀드레이징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서포트하는 분위기다.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선 이미 관련 연구에 돌입했다. 최근 벤처펀드 결성이 감소하는 가운데 출자자 다변화, 민간 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퇴직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에선 퇴직연금을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활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로인해 국내 벤처캐피탈업계의 목소리가 힘을 받는 분위기다.

영국은 지난해 7월 연기금 9곳이 2030년까지 퇴직연금 자산의 5%를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영국 최대 보험사 아비바(Aviva Plc)와 투자회사인 리걸앤제너럴그룹(Legal & General Group Plc), M&G 등이 참여한다. 이를 통해 최대 500억 파운드(약 83조원)가 벤처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원하는 규모는 국내 퇴직연금 약 330조원 가운데 1% 수준"이라면서 "1% 수준 이하라 하더라도 퇴직연금이 벤처캐피탈 시장에 유입돼 운용을 시작한다면 유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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