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로 레포펀드 투자한다"…레포펀드 공모화한 국내 최초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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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기관투자자자들이 '50% 룰'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설정과 환매가 자유로운 레포(repo)펀드를 만들 수는 없을까. 삼성자산운용이 지난달 내놓은 'Kodex 25-11 은행채(AA-이상) PLUS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는 이같은 고민에서 출발했다.
이태규 삼성자산운용 ETF운용1팀 매니저는 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Kodex 25-11 은행채(AA-이상) PLUS 액티브 ETF는 수인사모펀드의 약점을 극복한 상품"이라며 "만기매칭과 레포펀드 전략을 사용하면서도 ETF이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도 자유롭게 환매와 설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부산은행 자금시장본부에서 자금 운용을 하다 2020년 삼성자산운용 ETF 운용본부에 합류했다. ETF 업계의 '히트작'으로 남은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ETF를 운용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 매니저가 레포펀드를 연계한 ETF를 고안하게 된 건 레포펀드도 자유롭게 환매·설정이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기관투자자의 요청 때문이었다. Kodex 25-11 은행채(AA-이상) PLUS 액티브 ETF는 레포펀드를 공모화한 국내 최초사례다.
그는 "레포펀드는 투자한도 등 기관별로 처한 상황이 달라 애초에 펀드에 같이 투자할 수익자를 찾기가 까다롭다"며 "마음이 맞는 기관 투자자끼리 펀드를 구성한다고 해도 누군가가 손절매를 하게 돼 펀드에서 빠지면 다른 기관 투자자가 지분율 문제로 피해를 보거나 펀드 자체가 깨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레포펀드는 기초자산이 채권이지만 레버리지 효과가 추가돼 마법의 채권투자로도 불린다.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단기자금 조달·운용 수단으로 활용하는데, 국공채나 우량등급 회사채 등을 매수한 뒤 이를 담보로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에서 돈을 빌려 이를 다시 국공채나 우량 회사채·은행채 등에 투자한다. 재투자 과정에서 원금의 최대 4배까지 레버리지를 일으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레포펀드는 기관의 주요 자금운용 수단이지만, 수익자가 여러 명인 수인사모펀드 특성상 설정과 환매가 쉽지 않다는 약점이 있다.
현행법에 따라 기관 투자자는 펀드 투자 시 해당 펀드의 지분율 50%를 넘기면 회계기준상 재무제표를 연결해 공시해야 한다. 지분율 20%를 넘길 경우에도 지분법상 지분율 공시를 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대부분의 기관 투자자들은 재무제표에 연결해 지분율을 공시하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낀다. 자회사가 아닌데도 마치 자회사 공시처럼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매니저는 "기관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바로 지분율이었다"며 "상당수의 기관 투자자들이 지분율 50%를 넘지 않도록 신경 쓰는데, ETF의 경우 순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지분율에 대한 우려를 낮출 수 있어 기관 투자자들이 느낄 만한 투자 매력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 5일 상장된 Kodex 25-11 은행채(AA-이상) PLUS 액티브 ETF는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에 힘입어 상장 한 달여 만에 순자산 3천411억원(5일 기준)을 기록했다.
이 매니저는 "초반에는 해당 ETF에 대한 수요가 주춤했으나 순자산 규모가 조금씩 늘고 2분기가 시작되면서 여러 기관에서 자금집행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은행이나 보험사, 증권사 등이 주요 투자자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입맛에 맞는 레포펀드 상대방을 찾지 못했거나 마땅한 단기자금 투자처가 없는 경우 ETF에 투자할 수요가 충분히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Kodex 25-11 은행채(AA-이상) PLUS 액티브 ETF는 순자산의 200% 미만으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국고채 대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
은행채 등을 매수한 뒤 이를 담보로 RP 매도(보유 증권의 50% 이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우량 등급의 여전채 등에 재투자한다.
담보채권은 AAA 등급 이상으로 구성해 담보여력을 확보하고 신용 리스크는 최소화했다.
이 매니저는 "여전채 중에서도 지원 가능성이 큰 은행 계열의 여전채를 주로 편입하면서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채를 편입할 수도 있지만 크레디트 크런치(신용경색)가 있는 상황이면 환매 요청이 왔을 때 정상적인 가격에 매각할 수 없어서 유동성이 있는 은행 계열 캐피탈채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매니저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현시점이 채권 투자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채권 금리가 떨어지면 반대로 채권 가격은 오르는데, 이 경우 이자수익뿐만 아니라 채권 매도를 통한 자본차익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매니저는 "매입 시점의 기준금리가 만기까지 지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만기 기대 수익률을 수시로 공개하고 있다"며 "수익률 측면에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없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빨라질수록, 그리고 횟수가 잦아질수록 ETF의 만기 기대 수익률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Kodex 25-11 은행채(AA-이상) PLUS 액티브 ETF에서 눈여겨봐야 할 또 다른 특징은 만기매칭 전략을 썼다는 점이다.
만기매칭형 ETF는 처음 설정된 채권 포트폴리오가 만기 전까지 별도의 롤오버(차환)없이 유지되고 만기 시 ETF는 청산된다.
삼성자산운용은 만기매칭형 ETF가 시장에 처음 도입됐을 때 은행채 등으로 ETF를 꾸려 발 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삼성자산운용의 만기매칭 운용 경험이 녹아든 Kodex 25-11 은행채(AA-이상) PLUS 액티브 ETF는 'Kodex 만기채권 ETF' 시리즈 중에서도 레버리지 전략을 더한 최신 버전이다.
이 매니저는 "Kodex 25-11 은행채(AA-이상) PLUS 액티브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ETF 운용본부뿐만 아니라 채권운용본부까지 운용에 참여하고 있다"며 "채권 운용에 정통한 채권운용본부를 통해 채권 ETF 운용의 전문성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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