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유리한 조건 있었는지 살펴봐야"
농심그룹 "보안 문제로 불가피하게 내부거래"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농심그룹이 율촌화학 등 일부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며 총수일가를 지원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농심그룹 일부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게 맞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들 회사의 내부거래에서 유리한 조건 등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면 사익편취 규제를 위반했는지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율촌화학·농심태경, 내부거래 비중 높아…사익편취 규제 위반 가능성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별도기준 율촌화학이 농심그룹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액은 약 2천267억원으로 추산됐다. 율촌화학 전체 매출액에서 내부거래 비중은 57.6% 정도를 차지했다.
지난해 농심태경이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은 2천487억원으로 계산됐다. 농심태경 전체 매출에서 내부거래 비중은 51.9% 정도다.
율촌화학과 농심태경은 농심그룹 계열사다. 농심그룹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이다.
율촌화학과 농심태경은 농심에 각각 포장재와 농수산물 원재료 등을 납품한다.
전문가는 율촌화학과 농심태경 등이 사익편취 규제를 위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기업지배구조를 담당하는 한 연구원은 "율촌화학과 농심태경은 사익편취 규제대상"이라며 "이들 회사와 농심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가 많은 만큼 율촌화학과 농심태경이 사익편취 규제를 위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는 국내 회사는 특정 행위를 통해 동일인과 친족 등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걸 금지한다.
특정행위 중 하나는 사업능력, 재무상태, 신용도, 기술력, 품질, 가격 또는 거래조건 등에 관한 합리적인 고려나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 없이 상당한 규모로 거래하는 행위다.
사익편취 규제대상은 동일인과 친족이 20% 이상의 주식을 소유한 국내 계열사 A와 A가 단독으로 50%를 초과하는 주식을 소유한 국내 계열사 등이다.
농심홀딩스는 농심태경 지분 100%를 들고 있다. 농심홀딩스의 농심그룹 총수일가 지분율은 20%가 넘는다. 따라서 농심태경은 사익편취 규제대상이다.
율촌화학도 사익편취 규제대상이다. 율촌화학의 농심그룹 총수일가 지분율이 20%를 넘는 탓이다.
총수일가 중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농심 창업주 신춘호의 둘째 아들) 지분이 19.36%로, 가장 많다.
◇ "내부거래로 총수일가 이익"…농심그룹 "내부거래 축소할 계획"
이 때문에 농심그룹이 율촌화학 등 일부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며 총수일가를 지원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연구원은 "내부거래로 율촌화학은 매출을 올리고 회사 몸집을 키울 수 있다"며 "율촌화학 지분에서 총수일가 몫이 많아 총수일가가 이익을 보는 구조"라고 판단했다.
그는 "율촌화학은 내부거래 비중을 축소하고 거래처를 다변화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도 율촌화학과 농심태경 등 농심그룹 일부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건 맞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내부거래 비중이 12% 이상이면 사익편취 규제를 위반했는지 들여다볼 수 있다"며 "특히 내부거래에서 유리한 조건 등이 있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 점이 확인되면 사익편취 규제를 위반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정거래법상 거래당사자간 상품‧용역의 해당 연도 거래총액이 200억원 미만이고 거래상대방 평균매출액 100분의 12 미만인 경우엔 상당한 규모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해 농심그룹 관계자는 "보안 등의 문제로 불가피하게 수직계열화가 이뤄지다 보니 율촌화학과 농심태경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며 "하지만 사익편취 규제를 위반한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이들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효율성 증대, 보안성, 긴급성 등 거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경우엔 사익편취 규제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출처: 인포맥스 화면번호 5000]
ygkim@yna.co.kr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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