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인포맥스]
(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또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상승하자 미국 국채가격이 일제히 급락했다. 3월 CPI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자 투매에 나서는 모습이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10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19.20bp 급등한 4.561%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22.20bp 튀어 오른 4.977%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13.50bp 뛴 4.635%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간 역전폭은 전 거래일 -38.6bp에서 -41.6bp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보다 0.4% 올랐다고 발표했다.
CPI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3% 상승을 웃돌았다. 3월 CPI 상승률 자체는 2월의 전월 대비 상승률과 같았다.
3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3.5% 올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 기준으로 작년 9월 이후 최대폭이다.
또한 전월치였던 3.2%보다 상승률이 가팔라졌고 WSJ의 예상치였던 3.4%도 상회했다.
CPI가 예상보다 더 뜨거웠고 6개월 만에 최대폭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채권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국채금리가 일제히 20bp 안팎으로 뛰면서 시장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는 점을 드러냈다.
10년물 금리의 경우 이날 상승폭은 2022년 9월 22일 이후 하루 최대다. 당시 1일 상승폭은 23bp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에 박차를 가하던 시기였다.
2년물은 2023년 3월 27일 이후 최대, 30년물은 작년 11월 15일 이후 최대 상승폭을 찍었다.
이날 오후 3시 종가로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작년 11월 13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채금리가 이처럼 급등한 것은 단순히 3월 CPI 수치가 시장 예상치를 0.1%포인트 웃돌았기 때문이 아니다. 3월 결과로 시장은 연준이 6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20% 아래로 잡기 시작했고 향후 금리인하 시점도 상당히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이날 마감 무렵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6월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확률은 17%로 계산했다. 사실상 인하 가능성이 폐기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치다.
장 중 한때는 6월 인상 확률이 1%를 기록하며 미약하나마 0%를 벗어나기도 했다. 그만큼 6월 인하 가능성은 희박해졌다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6월뿐만이 아니다. 3월 CPI 발표 후 7월 인하 가능성은 전날의 74%에서 41%로, 9월 인하 가능성은 92%에서 65.8%로 급락했다. 전반적으로 금리인하 확신에서 불확신으로 시장의 심리가 전환됐다는 점이 읽힌다.
시장은 연준이 6월에 금리를 내리지 못하면 올해 인하 시점이 상당히 불확실해진다고 보고 있다.
6월 이후 FOMC는 7월과 9월, 11월과 12월에 예정돼 있다. 이 가운데 7월이 아닌 9월을 첫 금리인하 시점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연준의 정치적 부담이 클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그렇다고 11월 대선 다음 날로 예정된 FOMC에서 금리를 내린다면 주목도가 떨어져 연준이 원하는 효과를 전달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3월 CPI가 특히 중요했던 이유는 연준 인사들이 올해 초 물가 지표를 애써 낮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3월 물가 지표마저 뜨겁게 나타나면 시장은 연준의 판단력에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인사들이 올해 1월과 2월 예상보다 견고했던 인플레이션 수치를 애써 간과하려 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3월 CPI는 중요도가 훨씬 더 높았다"며 "연준이 1월과 2월 CPI에 과소반응했던 만큼 3월의 높은 CPI에 과잉반응할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에건자산운용의 프랑크 리빈스키 매크로 전략 총괄은 "6월 인하론은 폐기됐다"며 "우리는 하반기에 분기마다 1번씩 두 번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고 시기는 각각 9월과 12월로 본다"고 말했다.
리건캐피털의 스카일러 웨이난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강력한 고용과 원자재 가격 상승, 끈질긴 인플레이션은 (금리인하의) 반대인 금리인상을 가리키고 있다"며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것은 갈수록 더욱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재무부가 진행한 10년물 국채 입찰에서도 수요가 크게 꺾이면서 10년물 금리는 순간적으로 4bp가량 튀어 올랐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는 4.560%로 결정됐다. 지난 6번의 입찰 평균 금리는 4.207%였다.
응찰률은 2.34배로 앞선 6번의 입찰 평균치 2.53배를 크게 밑돌았다.
해외투자 수요인 간접 낙찰률은 61.8%였다. 앞선 6회의 입찰 평균 64.8%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직접 낙찰률은 14.2%로 앞선 6회 입찰 평균 19.5%를 마찬가지로 크게 밑돌았다.
3월 FOMC 의사록에서는 연준 위원들이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에 실망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날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가 실망스럽다"며 인플레이션 개선 흐름이 멈춘다면 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향해 갈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그 과정은 다소 울퉁불퉁함(unevenness)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jhjin@yna.co.kr
뉴욕채권 기사의 시세는 현지 시간 오후 3시 기준으로 작성된 것으로 마감가와 다를 수 있습니다. 뉴욕채권 마감가는 오전 7시30분 송고되는 '[美 국채금리 전산장 마감가]' 기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진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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