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국민의힘이 4·10 총선에서 크게 패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마주할 국회 문턱은 현재 상황과 다를 바 없게 됐다.
여당이 101석인 개헌저지선을 사수했으나 야권이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해 윤석열 정부 남은 임기 동안 각종 정책 추진을 위한 입법과 예산안 편성에 대한 제약은 계속될 전망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역구 의석 254석 중 90석을 차지했고 비례대표 의석은 최소 17석을 확보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161석, 비례 의석은 최소 12석을 차지했으며, 조국혁신당은 최소 11석을 확보해 범야권이 180석 이상을 가져가게 됐다.
이는 21대 국회 상황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수준의 결과다.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과 비례정당 미래한국당은 103석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은 180석을 차지했다.
여당이 확보한 의석이 전체의 3분의 1에 못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 발표로 확산했으나 여당은 이런 예상보다는 선전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 단독으로는 대통령 탄핵 소추와 개헌을 할 수 없고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도 무력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윤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의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고 패배함으로써 정부와 여당의 정책 추진 동력은 약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당을 설득하거나 공감을 얻지 않고서는 어떤 법안도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들어 전국 곳곳에서 민생토론회를 열고 교통·주택·금융·반도체·연구개발(R&D) 등 다양한 분야의 현안을 챙겼다.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 후속조치 점검회의까지 열고 토론회를 통해 도출된 과제들을 빠르게 이행하기 위해 법률 제정 및 개정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으나 난항을 겪게 됐다.
감세와 규제 완화, 의료 개혁, 교육·노동·연금 3대 개혁 등 정부 주요 정책의 이행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총선을 입법 주도권을 잡을 계기로 여겼으나, 결국 여소야대 형국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입법과 예산 편성을 위해 야당과의 협의가 필수적인 상황을 다시 마주하게 됐다.
야당 주도로 통과시킨 법안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가로막히는 일도 반복될 전망이다.
그간 윤 대통령은 양곡관리법과 간호법 개정, 노란봉투법, 방송3법 및 각종 특검과 관련해 거부권을 행사해 입법을 막아왔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려보낸 법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해 3분의 2이 이상이 찬성해야 확정된다.
범야권이 200석 이상을 차지하지 못해 대통령의 거부권은 여전히 유효하므로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한 법안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남은 임기 동안의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야당에 협조가 절실하므로 거부권 카드를 쉽게 쓰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편, 야권이 180석 이상을 확보한 데 따라 여당의 반대와 무관하게 쟁점 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통과시키는 것이 앞으로도 가능해졌다.
본회의 의사 진행을 막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무력화도 가능하다.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총선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은 만큼 야권도 이번 총선에서 확보한 각종 권한을 적극 활용해 정부와 여당에 대한 견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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