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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퇴직연금 러브콜③] "192조 DB형 1%만"…감독규정 수술 필요

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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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재간접펀드 활용 방안 부상, 해결 과제 산적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퇴직연금 적립금은 천문학적 규모다. 2022년 말 기준 약 336조원이 쌓여있는데, 매년 적립금 규모도 지속적으로 불어나는 추세다.

2019년 221조2천억원 수준이던 퇴직연금은 3년 만에 300조원을 돌파했다. 축적된 자금을 벤처캐피탈에도 유입해 수익 다변화와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게 벤처캐피탈업계의 논리다. 다만 이를 위해선 퇴직연금 감독 규정 변경이 불가피하다.

◇퇴직연금 절반 이상이 DB형, VC의 '타깃'

퇴직연금은 사용자(고용기관)가 퇴직급여 재원을 금융기관 등 사외에 적립해 근로자 퇴직시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노후소득보장제도다. 적립금 운용 책임에 따라 확정급여형(DB형)과 확정기여형(DC형), 개인형(IRP형)으로 나뉜다.

DB형의 경우 적립금 운용 책임은 사용자에 있다. DC형과 IRP형은 근로자와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형태다. 이 가운데 벤처펀드 출자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유형은 DB형이다. 사외에 적립해 운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고용노동부에 등록된 퇴직연금 사업자는 총 48곳이다. 적립된 퇴직연금을 운용·관리하는 곳이다. 48곳 가운데 증권사가 15곳으로 가장 많다. 그 뒤를 은행(13곳)과 생명보험사(12곳), 손해보험사(7곳)가 뒤따르고 있다. 공공기관도 1곳이다.

벤처캐피탈업계가 원하는 규모가 바로 DB형 퇴직연금의 1% 수준이다. 전체 퇴직연금 336조원 가운데 DB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7.3%에 이른다. 약 192조4천억원 수준이다.

DB형 192조4천억원의 1%만 해도 약 2조원에 가깝다. 지난해 벤처캐피탈 전체 펀드레이징 규모인 6조5천330억원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수년간 해당 자금을 나눠 출자해도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펀드레이징에 숨통이 트일 거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퇴직연금 종류별 적립금 통계

자료=고용노동부

◇비상장기업 투자 금지 조항, 해결 과제

퇴직연금이 벤처펀드에 활용되기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다. 가장 먼저 퇴직연금 감독규정에 따른 비상장 주식 투자 금지 조항을 손봐야 한다. 이는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펀드 출자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현행 퇴직연금 제도는 운용 방법에 따라 원리금보장과 비보장자산으로 구분한다. 여기 투자금지 대상과 투자 한도도 규정해 놨다.

사용자가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하는 DB형의 경우 개인이 운용하는 DC형·IRP형보다 법적 제한 사항은 적다. 그러나 3가지 유형 모두 원리금비보장자산 가운데 비상장주식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고 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감독규정 상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지 못하게 돼 있는데 이 조항을 고쳐야 벤처펀드 출자가 가능해진다"며 "벤처캐피탈협회를 중심으로 관련 연구와 함께 조항 개정을 위해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탈업계는 DB형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를 위해 퇴직연금 감독규정 개정 건의를 추진하고 있다.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내 퇴직연금 활용을 위한 움직임을 만들어 내겠다는 구상이다.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가 가능해지면 위험관리와 합리적인 운용을 위해 민간재간접펀드 활용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민간재간접펀드는 일종의 모펀드다. 모펀드에서 개별 자펀드에 재출자하는 형태로 운용한다. 최근 하나벤처스가 1천억원 규모의 민간재간접펀드를 출범했다.

민간재간접펀드는 운용 경험과 전문성이 풍부한 다수 벤처캐피탈의 자펀드에 재출자하는 만큼 분산투자, 안전 운용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정책 목적의 투자 의무 규제도 없어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도 구성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이 DB형을 운용할 경우 적립금 운용 목적과 방법, 목표 수익률, 운용 성과 등을 심의하는 적립금운용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위험 관리와 합리적인 운용을 위한 장치로서 민간재간접펀드가 적절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벤처캐피탈협회는 중소기업퇴직연기금 활용도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퇴직연기금제도는 30인 이하 중소기업 사업주와 근로자가 납입한 부담금으로 공동의 기금을 조성해 운용하는 제도다.

2022년 4월 도입돼 지난해 말 적립금 운용 규모만 4천734억원에 달한다. 근로복지공단이 자산운용기관과 기금을 관리하고 있어 안정적이다. 업계에선 벤처투자 시장 유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놓겠다는 계획이다.

퇴직연금 감독규정 개정 외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는 더 남아있다. 수수료 부담 해결이다. 업계에선 벤처펀드 법인 출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해 수수료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사용자(기업)의 인식도 서서히 개선해 나가야 한다. 사용자의 경우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립금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 중 88%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투입되고 있다. 벤처투자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관련 교육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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