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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동결 배경과 전망] 끈적한 물가…한은 '마이웨이' 선언 촉각

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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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물가가 순탄하게 목표 수준으로 내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끈적한 물가 탓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 전망도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

물가가 불안한 반면 내수 경기에 대한 우려를 커지고 있어 한은이 하반기 금리 인하 신호를 어느 강도로 유지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한편 한은은 12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지난해 1월 금리를 3.5%로 올린 이후 10번 회의 연속 동결이다.

◇끈적한 물가…연준 인하 시점도 '후퇴'

이번 금리 동결은 시장이 예상했던 결과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5일 국내외 금융기관 1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원이 이번 금통위 동결을 예상했다.

한은도 지난 2월 금통위에서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 신호를 줬지만, 상반기 이내 인하가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게 선을 그었던 바 있다.

2월 금통위 당시와 비교해 보면 최근 한은의 최우선 목표인 물가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내외(브렌트유 기준)로 상당폭 올랐다. 한은이 올해 경제전망에서 전제로 본 배럴당 83달러를 넘어섰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해 11월 대한상의 강연에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위로 오르면 물가 예측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었다.

잡히지 않고 있는 농산물값 등으로 국내 물가 요인도 여전히 불안하다.

근원물가의 점진적인 하락 추세가 유효하긴 하지만, 유가와 농산물값 등으로 인한 높은 생활물가는 기대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위험도 있다. 지난 3월의 일반인 1년 기대인플레는 3.2%로 다섯 달 만에 상승 반전했다.

한은은 올해 물가가 상반기에 2.9%, 하반기에 2.3%를 기록하는 등 목표 수준을 향해서 차츰 둔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에도 내수 부진이 물가 안정에는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국제유가의 불안이 장기화하면 이런 전망에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

끈적한 물가는 미국에서 더 큰 파장을 일으키는 중이다. 경제 상황이 주요국 중에서 독보적으로 견조한 가운데 물가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면서 금리 인하 기대는 상당폭 후퇴했다.

올해 초에는 연내 6차례까지 인하가 가능하다고 봤지만, 지금은 연준 '점도표'에 예고된 3차례 인하도 쉽지 않을 것이란 회의론이 강하다.

금리 인하 시작 시점도 최근까지만 해도 6월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던 데서, 3월 물가지표 발표 이후에는 7월 혹은 9월로 물러났다. 올해 인하가 아예 없을 수 있다는 시각이 연준 내부에서도 제기되는 중이다.

이에따라 국내외 금리가 최근에는 가파른 반등 흐름을 나타냈다. 달러 강세도 심화했다.

◇한은 연준보단 '마이웨이' 확인할까…내수 관건

대내외 물가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진 반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내수는 금리 인하 필요성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한은이 현재의 물가 상황을 기존의 진단처럼 공급측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반등이고, 근원물가에서 나타나듯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내수에 한층 더 방점을 둘 수 있다.

최근까지 공개된 한은의 행보는 정책의 핵심을 내수로 옮겨가겠다는 쪽에 가까웠다.

2월 금통위에서 한 명의 위원이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도 상반기 인하는 어렵다는 견해를 선명히 했지만, 하반기는 가능성을 열었다. 이 총재는 또 연준보다도 빨리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지난 3월 말 공개 기자간담회를 연 서영경 금통위원은 금리 인하가 아니라 '정상화'로 봐야 한다면서, 금리 인하가 당장 가계부채를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도 국내 상황에 따라 연준과 별개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통화정책이 '연준으로부터 독립적'이란 것은 원론적이지만, 실제 정책으로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다른 문제다.

연준과 통화정책 차별화가 부각될 경우 이미 1,360원대로 고점을 높이며 2022년 말 이후 최고치로 오른 달러-원 환율의 추가 급등 위험 등이 도사린다. 최근 한은 및 외환당국의 스탠스는 환율 상승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편이다.

하지만 한은은 2022년 하반기 두 번째 빅스텝(50bp) 금리 인상을 환율 급등에 대응한 것이라는 점을 밝힌 바 있다.

한은이 연준의 상황과 별개로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신호를 더 강화한다면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충분히 장기간 긴축 유지' 문구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크다. 또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 열어두는 위원의 숫자도 기존 1명에서 더 늘어날 수 있다.

반면 한은이 통방문을 유지하거나 금리 인하 가능 의견인 위원의 수가 기존과 같다면 '피벗' 시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후퇴할 전망이다.

금통위 전경

연합뉴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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