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MM인베스트먼트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황남경 기자 =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민간자금이 벤처생태계로 유입돼야 한다고 꾸준히 피력한 인사 중 하나다. 2021년부터 2년간 제14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을 맡아 이 같은 목소리를 내 온 끝에 결과물을 얻어 낼 수 있었다.
15일 지 대표는 최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벤처캐피탈 시장은 민간자금이 흘러와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가 돼야 한다고 전임 벤처캐피탈협회장들이 임기 때마다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외침들이 쌓여 지난해 민간모펀드 결성이 가능하도록 법이 통과됐다"며 "민간시장에서 벤처캐피탈 시장에 대해 생각보다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인식하기 시작한 단계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그가 주목하고 있는 건 벤처캐피탈 시장에 대한 민간 시장의 인식 변화다. 금융권이나 증권가 등 기존 자본시장 플레이어뿐 아니라 개인, 고액자산가, 일반법인 등이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펀드(PE)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그간 은행이나 증권사 PB센터를 찾는 고액자산가의 경우 신규 투자처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전통자산인 주식이나 채권은 경쟁이 심하화면서 초과 수익을 창출하는 데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그는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펀드를 제안하는 PB들이 늘어나자 2~3년 전부터 자산가들의 자금이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며 "벤처펀드의 안정성은 평균 수익률 7% 이상으로 꾸준히 입증되면서 민간 시장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퇴직연금이 벤처캐피탈로 유입돼야 한다는 당위성이 충분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다만 근로자의 노후생활과 직결된 자금인 만큼 운용 방법 등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지 대표는 "퇴직연금에서 유입된 자금은 BDC를 설립해 모펀드 형태로 운용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며 "모펀드가 유동성을 가지려면 해당 BDC를 상장시키는 모델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DC가 상장하면 퇴직연금 가입자들도 필요에 따라서 즉시 자금 회수가 가능해진다"며 "다만 실현되기 위한 절차가 까다로워 유관기관들이 적극적으로 힘을 합쳐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했다.
현재 퇴직연금이 참고할 만한 사례로 국민연금을 꼽기도 했다.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수익률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은 운용 측면에서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가 통일된 철학과 정책으로 일관된 목소리를 내왔다"며 "약 40년간 기금운용본부의 전략 등의 셋업이 잘돼 운용사 선정과 자산배분 전략에서 특출난 역량을 축적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 대표는 "IMM인베스트먼트 초창기인 2000년대 초반까지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비중은 약 5%대였지만 최근은 20% 안팎까지 올라왔다"이라며 "대체투자 시장에 투자해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퇴직연금도 벤처캐피탈 시장에 출자하면 운용의 효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 대표는 명실상부한 국내 벤처캐피탈업계 대표 인사다. 1999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로 시작해 벤처캐피탈인 IMM인베스트먼트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로 영역을 넓히며 현재의 IMM을 만든 주인공이다.
2021년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위기감이 감돌았을 때 벤처캐피탈업계 구원투수로 등장하기도 했다. 당시 업계 인사들이 고사하던 제14대 벤처캐피탈협회장을 자처해 업계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했다.
벤처캐피탈협회를 지휘하던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벤처캐피탈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기였다. 코로나19 팬더믹이 한창인 시기였지만 넘치는 유동성을 기반으로 벤처펀드 결성과 투자 부문에서 모두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회복되는 시점부터 벤처캐피탈 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시절 대규모로 풀었던 재정이 인플레이션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한 시장의 조치는 금리 인상이었다.
그는 "벤처캐피탈과 사모펀드(PE) 등 대체투자 시장은 금리와 역방향으로 움직인다"며 "그만큼 금리는 벤처캐피탈 시장을 가장 크게 좌지우지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이 금리 인하 사인을 주면서 펀드레이징 시장에도 서서히 반영되는 느낌이 강하다"며 "펀드레이징은 가장 힘들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얘기했다.
엔데믹과 맞물려 이어진 글로벌 고금리는 지 대표도 경험하지 못했다. 고금리 기조가 사그라들고 인하 시그널이 이어지는 만큼 벤처캐피탈 시장에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경영학에서 이자율 형태를 'I'라고 쓰는데 I의 공포를 처음으로 느낀 시기였다"며 "경제 중심축에 있어도 허둥거린 시기였지만 금세 적응했다. 금리 하락 사인이 오는 만큼 올해 3분기부터는 벤처캐피탈 시장 자체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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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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