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연착륙을 추진해온 금융당국의 오락가락 행보에 PF 업계는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지난해 PF 대주단협의체를 통해 대출 만기 연장을 유도하더니 올 초 '엄청난 강도'로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겠다고 나서면서 혼란이 커졌다. 총선 이후 PF 사업성 평가를 필두로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시장 경색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부동산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PF 시장의 혼란을 키우는 금융당국의 태도 변화를 지적하고 있다.
전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과 관련, 사업성이 없는 사업장에 대해선 구조조정을 통해 정리하고, 사업성을 내는 곳에 대해선 자금을 공급해 주는 '투트랙' 전략으로 대응하겠다"며 "꽤 진행된, 노력하면 사업성을 낼 수 있는 사업장은 부동산 공급의 원활한 촉진을 위해서라도 금융회사에 한시적 인센티브를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PF 업계에선 요즘 시장을 대하는 당국의 태도를 분석하는데 분주하다. 연초 일부 건설사와 금융사에 노이즈가 발생하는 것도 감내하겠다며 고강도 발언을 쏟아낸 것과 비교하면 당국의 태도에 미묘한 변화가 읽힌다는 것이다. 당국이 부동산 PF 구조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긴 하지만, 한시적 인센티브를 언급하는 등 시장 경색으로 부실 정리마저 어려운 상황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PF 업계 관계자는 "올 초 당국이 강경하게 나오면서 PF 시장이 멈췄다. 경영진들로부터 PF는 심사도 하지 말라는 방침이 나오기도 했다"며 "은행이나 보험사 등 금융기관을 부르는 걸 보면 당국의 스탠스가 조금 변한 것 같다. 사업성이 개선되려면 땅을 싸게 사는 매수자가 있어야 하는데, 시장에 돈이 아예 돌지 않으니 그 부분을 우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당국의 PF 대응에 대해 여러 불만도 나온다. 지난해 대출 만기를 쉽게 연장토록 한 PF 대주단협의체 등이 대상이다. 대주단협의체의 취지에 응해 부실 사업장의 만기를 연장했는데, 금융사가 손실 이연에 급급하다는 비판의 대상이 됐다는 설명이다.
다른 PF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가 PF 대주단협의체를 들고나온 이후로 만기 연장에 반대하는 사람은 역적이 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사업장 만기를 다 연장하고 해가 바뀌자 갑자기 금융기관이 PF 시장의 손실을 가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기 연장은 곧 이자 비용의 누적으로 이어진다. 동시에 금융사의 자금이 부실 PF 사업장에 묶이면서 기회비용이 커지기도 한다"며 "터뜨릴 거면 시장이 그나마 살아있던 작년부터 서서히 부실을 정리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PF 업계는 총선 이후 금융당국의 사업성 평가 방안을 주시하고 있다. 기존의 '양호(자산건전성 분류상 정상)-보통(요주의)-악화우려(고정이하)' 등 3단계로 나뉜 사업성 평가를 '양호-보통-악화우려-회수의문' 등 4단계로 분류를 세분화하는 게 골자다.
시중금리 또한 업계가 꼽는 문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후퇴하고 이스라엘·이란의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PF 시장에 부담을 주는 금리 수준이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다.
한 부동산 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PF 시장은 살아나던 신규 딜마저 죽어가는 분위기다. 총선 이후로 중동 이슈까지 더해 금리가 어떻게 될지에 따라서 PF 시장의 분위기가 갈릴 것 같다"고 말했다.
[촬영 류효림]
nkhwang@yna.co.kr
황남경
nkhwang@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