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악재 속 수출기업 래깅 부담"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최진우 기자 = 16일 달러-원 환율이 두 자릿수가 넘는 급등세로 1,400원을 위협하고 있다.
탄탄한 미국 경제로 인한 달러화 독주에 지정학 불안과 위안화 약세가 악재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날까지 7거래일째 달러-원이 쏠림에 가까운 상승세를 타면서 역내 수출업체도 달러(네고 물량) 매도를 미루는 '래깅'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 대외 악재로 1,400원 진입 초읽기…17개월 만에 '빅피겨' 목전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15원 넘게 급등하면서 1,399원대까지 치솟았다.
빅피겨인 1,400원 돌파까지 1원도 채 남겨두지 않으며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근 달러-원은 급격하게 상승 일변도로 움직였다. 지난 5일 1,350원을 돌파한 후 11일에 1,360원, 12일 1,370원, 15일 1,380원, 16일(이날) 1,390원을 뚫어냈다.
연거푸 10원씩 레벨을 높인 셈이다.
최신 지표 호조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여파가 달러-원 상승에 빌미가 됐다. 연내 3차례 인하 기대는 1회 남짓으로 줄어들었다.
여기에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이 단행되면서 지정학적 불안이 더해졌다. 양측은 군사적 보복 가능성으로 확전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대외환경 악화로 달러-원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은행의 딜러는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라 작은 이벤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아시아 통화 프록시 영향도 있지만 간밤 미국 기술주 급락에 대한 심리적 약화에도 반응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 개입이 실질적으로 나오고 있지 않다 보니 예전보다는 경계감이 덜한 듯하다"며 "위안화 절하 고시도 강하게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1,400원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그 정도까지 오르면 네고 물량이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간 위안화는 인민은행(PBOC)의 절하 고시로 급락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25위안대에서 7.28대로 뛰어올랐다. 중국 3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은 모두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엔화도 34년 만에 가치가 최저로 떨어졌다. 달러-엔 환율은 154.3엔대로 재차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아시아 장에서 달러 인덱스는 106대로 진입한 후 레벨을 106.3대로 높였다.
◇ 당국 개입 약화…'래깅' 현상에 역내 수급 불균형 심화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은 한발 늦게 발동해 달러 롱(매수) 심리에 제동을 건 모습이다. 다만 실개입 추정 물량이 많지 않아 경계감은 크지 않은 걸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환율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역내 수급 불균형은 가중됐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달러-원이 하루에 10원씩 움직이는 변동성 장에서 수출업체가 물량에 대한 포지션 운용을 보류할 수밖에 없다"면서 "수급 쪽에서도 상방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기업의 한 외환담당자는 "이제 시장이 적응해서 그런지 1,400원이 코앞인데도 심리적 충격은 덜 하다"며 "실무자급에서 조정이 가능한 물량은 래깅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원화만 약세인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당국도 개입을 안 하고 의지가 없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탄탄한 미국 경제지표 충격에 더불어 달러 유동성 우려도 있다. 이달 미국 세금 납부 기한인 15일을 앞두고 유동성 감소 이슈가 예정돼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자산전략팀장 "미국 소비가 초월적으로 좋은 상황이라 미 국채 금리 급등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해진 데다 기술적으로는 달러 스퀴즈 상황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문 팀장은 "미국 소득세 납부 시기이고 미국 재정증권 발행도 줄어서 달러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달러-원 환율은 당분간 위쪽으로 열어놔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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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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