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세계적인 고물가 현상에 대한 우려가 쉽사리 사라지지 않으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미치는 인플레이션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미국 물가지표 발표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빠르게 하락 압력을 키우는 등 인플레이션은 가상자산에 악재로 꼽힌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으로 명목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면 가치 저장 자산의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는 생각보다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 전환(피벗)도 더욱더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6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진다는 더 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존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캐나다 경제 관련 워싱턴 포럼 행사에서 "최근 경제 지표는 확실히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그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이어서 "즉, 현 통화정책 수준이 우리가 직면한 위험에 대처하기에 좋은 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에 큰 영향을 준 것은 얼마 전 나온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CPI는 전월 대비 0.4% 올라 전문가 예상치 0.3% 상승을 웃돌았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5% 올라 역시 예상치 3.4% 상승을 상회했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4% 올라 예상치 0.3% 상승을 웃돌았고, 전년 동월 대비로도 예상치를 상회한 3.8% 상승을 기록했다.
3월 CPI 발표가 나온 10일 밤 9시 30분(현지시간), 비트코인은 발표 직후 빠르게 낙폭을 확대했다.
CPI 발표 전까지 6만9천달러선 부근에서 움직이던 비트코인은 발표 이후 1~2시간 이내에 6만7천달러선까지 내렸다. 이후 비트코인은 점차 낙폭을 만회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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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흐름은 지난 1월 CPI가 발표된 2월 중순에도 있었다.
당시 비트코인은 1월 CPI가 발표되자 하루 만에 가격이 5만 달러 아래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하루 전 5만 달러를 돌파하며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물가 지표 영향에 분위기가 차갑게 식어버린 것이다.
이렇게 비트코인이 고물가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데 따른 위험자산 회피 흐름 때문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멀어지면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고, 이에 따라 이론적으로 가상자산 같은 가치저장 수단을 보유할 필요성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
실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와 비트코인은 최근 뚜렷한 역의 상관관계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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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계속 높아진다면 비트코인 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암호화폐 헤지펀드 스트릭스 리바이어던의 니코 콜데이로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계속 높아진다면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가격의) 장기적인 약세를 예상해야 한다"며 "비트코인은 금융 시스템 내 유동성을 측정하는 척도"라고 말했다.
다만, 가상자산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라는 측면에서 고물가에는 가치가 오를 것이란 진단도 여전하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오르며 명목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면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 자산으로서 더욱더 부상할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나, 미국 정부가 계속해서 과잉 지출을 이어가며 재정 적자가 커지고, 이에 따라 미국 국채와 미 달러에 대한 세계적인 위상은 추락하고 있다.
이렇게 전통적인 화폐가 고물가나 재정 압박 속에 가치를 잃게 되면 가상자산은 대안 자산으로 힘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해 이처럼 상반된 시각이 존재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과 인플레이션 지표 간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성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연합인포맥스 크립토 종합 화면(2550번)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주요 물가 지표와의 최근 12개월 상관 계수는 미국 CPI와 -0.3,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0.24, 미국 소비자물가지수(PPI)와 -0.31로 각각 나타났다.
상관 계수가 음(-)을 보인 것은 역의 관계에 있다는 의미이지만, 절댓값이 0.3 근처에 머물러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보기 어렵다.
최근 24개월 비트코인과 미국 물가 지표와의 상관 계수는 음의 절댓값이 더욱 낮은 0~-0.3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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