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미래에셋자산운용]
(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지난해 말부터 인력 유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계열사 글로벌X에 대해 월가의 빅뱅크 사이에서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주요 인력이 잇달아 빠져나가면서 조직이 불안정해지자 이를 리스크로 인식한 일부 기관이 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산하 투자은행인 메릴(메릴린치의 후신)의 게이트키퍼(gatekeeper)들은 글로벌X의 여러 모델 포트폴리오(EMPs)에 대해 투자 등급을 하향 조정하며 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글로벌X의 경영진과 핵심 인력이 잇달아 이탈하면서 포트폴리오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해 이같이 조치한 것이다. 게이트키퍼는 메릴 같은 종합증권사(wirehouse)에서 어떤 상품을 고객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책임자를 가리킨다.
이 관계자는 "메릴의 재무 자문가들이 고객들에게 자문할 때 권유할 수 있는 ETF 풀이 있고 여기에 글로벌X의 ETF도 여럿 있다"며 "메릴은 글로벌X에 인력 이탈로 포트폴리오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할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조직이 정비되지 않으면 EMP를 더는 매입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메릴 외에 미국계 투자은행 중에선 모건스탠리와 UBS도 같은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럽과 라틴계 투자기관 중에는 BTG, 산탄데르, 로이즈 등이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월가의 와이어하우스 빅4는 모건스탠리와 메릴, UBS, 웰스파고로 꼽힌다. 사실상 주요 와이어하우스들이 모두 글로벌X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뜻이다.
메릴은 이와 함께 자체 플랫폼에 있는 약 50개의 글로벌X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도 검토에 들어갔다. 아직 이 펀드들의 투자 등급을 하향하지는 않았으나 글로벌X의 조직 불안정이 지속되면 거래를 추가로 중단할 수 있다는 게 메릴의 입장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 중 일부는 월가 현지 언론에도 다뤘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시티와이어는 메릴이 글로벌X의 일부 EMP에 대해 투자 등급을 내렸다며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게 되는 EMP 규모가 1천만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또 메릴이 글로벌X에 핵심 인력의 이탈을 막기 위해 리텐션 보너스(retention bonus)를 지급하도록 촉구했다고 전했다.
리텐션 보너스는 회사 직원들에게 이직 만류를 위해 제공하는 인센티브다. 신규 계약 체결 때 지급하는 사이닝 보너스와 달리 재직 기간 중 유능한 인재의 장기근속을 유도한다는 목적으로 제공되는 보너스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X를 퇴사한 전 직원은 미래에셋이 리텐션 보너스를 제공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리텐션 보너스가 지급되더라도 인력 이탈을 멈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당장 거래액이 감소하는 것도 문제지만 대형 와이어하우스 내에서 글로벌X의 평판이 상당히 나빠질 수 있다는 게 더 크다"며 "월가에선 평판은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글로벌X의 핵심 인력 이탈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문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월 글로벌X의 'C레벨 연쇄 이탈' 현상을 보도하며 "420억달러를 운용하는 글로벌X에서 혼란이 불거지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존 마이어 글로벌 X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로니 리벤 재무 총괄과 함께 퇴사했고 작년 11월에는 루이스 베루가 전 글로벌X 최고경영자(CEO)와 존 벨란거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회사를 나갔다.
작년 11월 미래에셋운용이 글로벌X의 리더십 팀이라고 소개한 자료에는 6명의 C레벨 인사와 함께 상품 총괄, 판매 총괄, 커뮤니케이션 총괄, 법무 자문위원(general counsel)까지 10명이 이름과 얼굴을 올렸다.
하지만 이날 현재 남은 인사는 1명의 C레벨과 상품 총괄, 판매 총괄이 전부다. 라이언 오코너 최고경영자(CEO)가 신규 취임한 뒤에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남아 있던 스티브 먼로마저 이번주 퇴사를 결정하면서 C레벨은 거의 모두 물갈이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에릭 발츄나스 ETF 분석가는 ETF 전문매체 ETF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X는 모든 ETF 전문가를 잃고 있다"며 "이제 거기에 누가 있는지도 모르고 그들은 회사 이야기를 외부에 알리거나 보도자료조차 배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발츄나스 분석가는 "3년 전만 해도 테마형 ETF 전략이 주목받을 때 업계를 선도했던 글로벌X지만 지난 12개월 순유입액은 42억달러에 그쳤다"며 "글로벌X 입장에선 꽤 약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주요 인사의 교체가 있는 경우 판매사에서 워닝 사인(warning sign)을 주는 것은 통상적인 업무절차"라며 "새로운 최고경영자(CEO)인 라이언 오코너의 Global X 2.0시대를 맞이해 조직 결속과 독려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말 이후 Global X의 운용자산(AUM)은 원화로 약 9조원 가량 증가했다"며 "이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jhjin@yna.co.kr
진정호
jhjin@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