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BNK부산은행 신종자본증권이 보험과 퇴직연금 자금을 사로잡으며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에 성공했다.
◇시중은행급 성공한 부산은행 신종자본증권…'깜짝 흥행'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전일 5년콜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을 1천억원 규모로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에서 총 3천360억원의 자금을 받았다.
성공적인 수요예측 결과 최종 발행금리는 연 4.37%로 확정됐다. 앞서 제시했던 금리밴드는 연 3.90~4.60%로, 금리밴드 상단보다 23bp 끌어내린 수준이다.
업계가 가장 주목한 건 국고 5년물 대비 가산금리(스프레드)다. 부산은행 신종자본증권은 87bp의 스프레드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발행된 신한은행 신종자본증권의 85bp에 준하는 수준이다.
통상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에서는 스프레드 50bp 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두 은행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은 'AA-'로 동일하지만, 리테일(개인)이 주요 투자자 군인 신종자본증권의 특성상 이름값이 반영된 탓이다.
부산은행이 앞서 지난 2022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도 국고채 5년물 대비 스프레드가 149.9bp인 연 4.3%에 발행됐는데, 당시 시중은행의 스프레드 수준은 100bp 안팎이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인 신한은행도 신종자본증권을 연 4.19%로 발행했는데,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지방은행이 비슷한 수준으로 강하게 발행되면서 업계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라며 "다음 발행하는 은행들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전했다.
◇수급 공백기 등판한 '신의 한 수'…발행금리 끌어내린 보험자금 수요
이번에 지방은행과 시중은행의 스프레드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할 수 있었던 성공비결로는 수급 공백기를 노린 영리한 발행 타이밍이 꼽힌다.
최근 증권사 리테일 창구에서 기존 발행물들을 대부분 소화했다. 리테일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할 상품이 마땅히 없었던 상황에서 부산은행 신종자본증권이 등판한 것이다.
리테일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월 이자 지급' 조건을 단 점도 흥행 요소로 작용했다.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월 받은 이자를 재투자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은퇴 이후 매월 고정적인 현금흐름을 원하는 고액 투자자에게는 매월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채권이 매력적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인 '녹색채권'으로 발행하며 투자군을 넓힌 점과 동시에 발행사인 부산은행의 안정성을 강조한 세일즈 포인트도 유효했다.
부산은행의 총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6.38%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거나 이자미지급 사유가 생기려면 부산은행이 각각 약 5조6천억원과 2조9천억원 이상의 손실을 내야 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이 3천79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작다.
특히 보험과 퇴직연금 자금이 들어오며 발행금리를 끌어내렸다. 한 보험자금 계정에서는 400억원어치 뭉칫돈이 연 4.10~4.30%로 들어와 수요예측 참여 금액만큼 부산은행 신종자본증권을 받아 갔다.
일부 증권사 운용계정에서도 수요예측에 들어왔다. 연초 대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며 조정장이 오긴 했지만, 글로벌 통화정책 방향이 바뀐 게 아닌 시기만 늦춰줬을 뿐이란 판단을 내리는 분위기다.
한편 이번 부산은행 신종자본증권의 인수단으로는 현대차증권, 한양증권, 교보증권, 하나증권이 참여하며 은행채 부채발행시장(DCM) 강자의 면모를 입증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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