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월드 IT쇼에서 한 관계자가 LG전자 부스에 전시된 컨셉트카 '알파블'을 시연하고 있다. 2024.4.17 ksm7976@yna.co.kr
8억달러 발행 성공, 마이너스 NIP로 시장 안착
중동 긴장 소강상태 겨냥, 조달처 확대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LG전자가 8억달러(약 1조1천32억원)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으로 17년 만에 공모 달러채 시장을 다시 찾았다. '북빌딩' 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과 이란-이스라엘 사태 등이 잇따르면서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이 펼쳐졌으나 LG전자의 위상을 꺾기엔 부족했다.
이후 다시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에 나서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이 출렁이고 있다는 점에서 LG전자의 조달 타이밍 또한 재조명되고 있다.
◇LG전자, 주문량만 최대 94억달러…흥행 기록 경신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전일 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에서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을 통해 5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확정했다.
트랜치(tranche)는 3년과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각각 5억달러, 3억달러다. 5년물은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형태를 택했다.
LG전자는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공모 달러채 시장에 복귀했다. 그동안 간간이 사모 시장만을 활용해왔으나 이번 발행으로 글로벌 기관과의 접점을 넓혔다.
LG전자 달러채의 인기는 뜨거웠다. 최근 이란-이스라엘 사태가 부상하면서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도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LG전자는 북빌딩 초반부터 압도적인 주문을 확인했다.
사실 LG전자의 흥행은 예견된 결과였다. 사전에 진행된 투자수요 확인 과정(IOI)에서 이미 발행액을 훌쩍 웃도는 주문을 확보했던 데다 북빌딩 개시 후에는 최대 94억달러까지 자금이 유입됐다. 이후 마지막까지 남은 자금도 3년물에 32억달러, 5년물에 40억달러에 달했다.
투자자 수 역시 압도적이었다. 3년물에는 150개 기관이, 5년물에는 170개 기관이 주문을 넣었다. 최대 주문량 기준 참여 기관은 339곳에 달해 한국물 흥행 기록을 다시 쓰기도 했다. 유수의 기관 투자자들이 LG전자 채권 매수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특히 LG전자는 뉴이슈어프리미엄(NIP)을 -5bp 수준까지 끌어내려 한국물 인기를 입증했다. 이란-이스라엘 사태로 앞서 북빌딩에 나선 하나은행과 현대카드가 일정 수준의 NIP를 감수해야 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LG전자가 다시 NIP을 마이너스까지 끌어내리면서 한국물 시장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이번 채권의 가산금리(스프레드)는 3년물과 5년물 각각 동일 만기 미국 국채금리에 95bp, 110bp를 더한 수준이다. 두 만기물 모두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40bp를 끌어내렸다.
이에 따른 3년물 쿠폰과 수익률(yield)은 각각 5.625%, 5.772%다. 5년물은 쿠폰 5.625%, 수익률 5.782%다.
◇LG그룹 맏형 위상 부각…절묘한 타이밍 돋보여
LG그룹은 복귀전에 앞서 글로벌 기관과의 소통에 공을 들였다. 지난 2월 아시아와 미국 등을 찾아 글로벌 기관을 직접 만난 것이다. 당시 LG전자는 LG그룹의 대표 계열사라는 점은 물론 글로벌 가전제품 시장에서의 선도적인 시장 지위 등을 강조하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LG그룹의 이번 조달이 마냥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당초 지난 11일 북빌딩을 계획했으나 미국 3월 CPI 충격에 연기를 택했다. 이후 주말 사이 이란-이스라엘 사태가 불거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더욱 요동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동 사태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한국물 조달이 재개됐다. 하나은행이 물꼬를 틔운 데 이어 현대카드까지 달러채 발행을 마친 것을 확인하면서 LG전자도 재빨리 조달에 나섰다.
이후 이날 이란 중부에서 폭발이 보고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내 긴장감은 다시 커지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확전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후 한국물 발행에는 다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시장이 반짝 회복된 틈에 성공적으로 조달을 마친 셈이다.
LG전자의 국제 신용등급은 BBB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는 각각 'Baa2', 'BBB'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HSBC, JP모건, KDB산업은행, 스탠다드차타드가 주관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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