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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임하람 특파원 = '많은 돈을 쓰지 않고도 전문적이고 시크해 보이는 방법'. 이 동영상은 작년 가을 인스타그램에서 급속히 입소문(바이럴)이 났다.
연합인포맥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이 동영상의 제작자를 만났다. 그는 뉴욕 금융가에서 임원을 지낸 몇 안 되는 한국계 여성 제시카 리였다.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남성이 지배적인 업계에서 여성이 힘있게 움직이는 방법', '투자업계에 있는 여성이 커리어에 대해 알아야 할 것', '여성이 일하면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 등의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리씨가 20년간 월가에서 근무하며 피부로 느낀 '진짜' 팁이다. 그는 커리어 조언뿐만 아니라 가족, 자기관리, 패션, 뷰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그는 현재 2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피드를 아무리 살펴봐도 자신과 같이 분주하게 출근하고, 일을 하며 가족을 챙기는 여성의 모습을 찾지 못했던 전문직 여성들의 공감대와 마음을 사로잡은 결과다.
실제로 리씨 팔로워의 90%는 여성이고, 큰 비중은 30대에서 50대의 여성이 차지한다.
리씨는 작년 여름 '더 데이비스 스탠더드(The Davis Standard)'를 창업했다.
이 플랫폼은 "여성이 직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는 데 필요한 자신감을 고취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혁신적인 경험을 창출한다"는 미션을 갖고 있다.
리씨는 월가를 비롯한 여러 업계에서 여성들의 능력과 잠재력이 저평가당하는 경우가 많고, 또 직장에서 일하는 전문직 여성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점에 문제를 느끼고 이 플랫폼을 구상했다고 전했다.
리씨는 더 데이비스 스탠더드를 통해 멘토링 프로그램과 커리어 가이드를 제공한다.
또 공개 연설 등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리씨는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즈니스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유능한 여성 창업가들과 함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젊은 여성 창업가들에게 더 많은 회사의 주식을 배당하고, 더 많은 권한을 주면서 여성의 '임파워먼트(empowerment)'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씨가 인플루언서로 전향하기까지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그는 씨티그룹, 칼라일 등에서 채권 투자, 경영 전략, 자금조달,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의 굵직한 업무를 맡았던 월가의 베테랑이다.
그는 지난해 5월 뉴욕 맨해튼 뉴욕주 법원에 자신이 전무(Managing director)로 근무하고 있던 거대 금융기관 베어링스 글로벌 프라이빗 파이낸스를 상대로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성별과 국가 출신에 따른 차별을 받았으며, 유리천장이 만연한 사내 분위기로 심각하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제 리씨는 월스트리트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 후배들에게 자신이 배운 점을 전해주고 있다.
그는 월가에서 여성으로서의 커리어 조언을 묻는 많은 후배가 연락해왔다면서 올해 초 더 데이비드 스탠더드에서 12명의 후배를 모아 6주짜리 멘토링 수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6주간의 멘토링 주제는 ▲올바른 멘토를 찾는 법과 네트워킹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 ▲여성으로서 사내 정치에서 행동하는 방법 ▲자신의 권리를 알고 목소리를 내는 것 ▲학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협상 방법 ▲셀프 브랜딩의 중요성과 방법이었다.
에둘러 말하는 것이 정말 싫다는 그는 후배들과 정말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와 팁을 나눴고, 이는 후배들의 일자리에서 실제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귀띔했다.
그는 홍콩과 싱가포르 등에 세계 각지에 있는 후배들에게도 이 같은 멘토링을 이어가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그는 "여성들은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한다"며 "그러나 자신의 행복한 삶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임하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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