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공시에서 내부 통제 미흡 지적…감사 조정키로
(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계열사 글로벌X가 핵심 인력 이탈로 펀드 운용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실제 지난해 펀드 가치 평가에서 오류를 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월가 빅뱅크들은 조직 불안정을 펀드 운용의 핵심 리스크로 꼽으며 글로벌X에 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까지 했는데 이미 이같은 사실을 파악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8일 송고된 ''연쇄 이탈' 글로벌X에 월가도 예의주시…거래 중단 경고도' 기사 참고)
22일(현지시간) 월가에 따르면 글로벌X는 지난 2월 공시한 '2023년 연례 보고서(N-CSR)'에서 운용 중인 3개의 상장지수펀드(ETF)의 증권 가치평가에 '중대한 결함(material weakness)'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3개 ETF는 ▲노령화 인구 ETF ▲대마초 ETF ▲유전체학·바이오테크놀로지 ETF였다.
월가 현지 회계법인의 한 회계사에 따르면 '중대한 결함'은 미국 기업의 회계에서 굉장히 심각하고 부정적인 문제일 때 쓰는 표현이다.
작년 3월 파산 위기를 겪던 크레디트스위스(CS)가 연간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2021·2022 회계연도 재무보고서와 내부 통제 과정에서 '중대한 결함'을 발견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계획을 새롭게 마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X는 연례 보고서의 11번 '통제 절차' 항목에서 ETF는 미국 회계기준(GAAP)에 따라 공정가치 레벨과 밸류에이션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도록 설계돼야 하지만 3개 ETF는 그러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글로벌X는 특히 해당 ETF에 편입된 특정 증권들이 증시에서 거래중단됐음에도 이 증권들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글로벌X는 "이같은 '중대한 결함'으로 기존에 공시된 재무제표가 허위(misstatement)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감사 조정(audit adjustments)의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회사 측은 "경영진은 공시 통제 절차를 개선하고 앞서 기술한 중대한 결함을 메우기 위해 개선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현재 매월 진행 중인 공정가치 위원회에 더해 경영진은 주기적으로 동안 모든 증권의 가치 평가를 임시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X의 외부 감사법인인 프라이스워터쿠퍼스(PWC)도 내부 통제 보고서에서 이같은 결함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번 공시에서 거론된 증권들이 어느 회사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미국 투자전문매체 이그나이트는 "문제가 된 주식은 플로라그로쓰(NAS:FLGC)와 마이MD 파마큐티컬(NAS:MyMD)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글로벌X는 지난 1월 대마초 ETF를 청산했다고 밝혔다.
[출처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글로벌X는 그동안 강력하게 성장해왔고 ETF 운용 실력도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며 "하지만 핵심 인력이 단기간에 이탈하면서 조직이 불안정해졌고 펀드 운용과 가치평가에 구멍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경영진이 합류한 만큼 얼마나 빠르게 조직을 안정시키느냐가 관건"이라며 "메릴(메릴린치의 후신)이나 UBS 같은 빅 하우스들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산하 투자은행인 메릴의 투자자문 부문은 글로벌X의 여러 모델 포트폴리오(EMPs)에 대해 투자 등급을 하향 조정하며 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글로벌X의 경영진과 핵심 인력이 잇달아 이탈하면서 포트폴리오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해 이같이 조치한 것이다. 메릴 외에도 모건스탠리와 UBS 등 월가의 대형 종합증권사(wirehouse)들이 거래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Global X 경영진과 PwC(프라이스워터쿠퍼스)가 자체적으로 결함 가능성을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공시한 점이 중요하다"며 "해당 건은 작년 11월 결산 기준 공시자료 이슈로 새로운 경영진 선임 등 인력 관련사항과는 시간상 앞뒤가 맞지 않고 EMPs 등급 하향 조정과도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어 "허위기재 사실이 없고 N-CSR의 23년 11월 결산기준 재무제표는 현재 정상적으로 반영돼 공시중"이라고 덧붙였다.
jhjin@yna.co.kr
진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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