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의 실효성 우회 비판
'금리인상에도 경제 호황…고금리 심판은 정부가 받을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국 유력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금리의 영향력이 약화하는 경제 구조에서, 재정 지출을 줄이지 않는 정부가 고금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1일(현지시간) WSJ은 앤디 케슬러 칼럼니스트의 '금리가 더 이상 중요한가?(Do Interest Rates Matter Anymore?)'라는 제목을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은 부제로 '고금리에도 경제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고리대금업(usury)은 심판의 날을 맞을 것'이라고 달았다.
칼럼은 지난 2022년 3월부터 약 2년 동안 연준이 11차례나 금리를 인상했지만, 경기 둔화의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 부근이고 실업률이 안정된 점을 예로 들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부터 주가 사상 최고치까지, 글로벌 유동성 확대의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사이 시장 랠리를 이끌던 금리인하 기대감은 크게 후퇴했고,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 등은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을 언급 중이다. 뉴욕채권시장의 기간별 수익률 곡선(커브) 역전은 18개월가량 지속 중인데, 그래도 경제가 엔진 소리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케슬러 칼럼니스트는 적었다. 커브 역전은 경기 침체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와 더불어 금리의 파급 경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도록 꼬이고 있는 복합적인 현실을 칼럼은 추가했다. 주택 가격이 고공행진 하면서도, 상업용 부동산은 엉망인 상황이다. 고금리로 신용카드 연체율과 기업들의 재고 보유 부담은 상승하고 있지만, 국제유가는 반등할 기미를 보인다.
그러면서도 자동차 판매는 보조금 지급과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 제공으로 증가세다. 작년에는 금리 인상으로 실리콘밸리은행(SVB) 등이 파산했지만, 대형은행은 순이자마진(NIM) 상승의 수혜를 보는 실정이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금융 위기는 확실히 아니라고 인식됐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현금을 쌓아뒀고, 서비스 부문이 경제를 이끄는 구조로 바뀌는 것으로 판단됐다.
케슬러 칼럼니스트는 "금리가 중요할 수는 있지만, 대단한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이제 물류, 온라인 판매, 전자 배송의 경제이기에 중국·유럽과 같은 제조업 경제 대비 금리에 덜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높은 금리는 중요할 수 있지만,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며 "어쨌든 연준의 금리는 무딘 수단"이라고 밝혔다.
칼럼은 연준의 숨겨진 정책 도구로서 역레포(reverse repo)를 주목했다. 역레포는 채권을 담보로 일정 금리를 주고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수단이다. 국채 시장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해, 재무부가 수혜를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고금리는 연방정부에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케슬러 칼럼니스트는 강조했다. 재정 확대의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금리가 실제로 중요한 영역은 전기차 보조금과 친환경 자금 등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늘어난 연방 재정적자"라며 "연방정부는 아마 올해 처음으로 국채 이자 지급액이 국방 지출보다 커질 것이고 이는 최근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약해진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더불어 "경제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금리 상승은 결국 재정 지출을 억제하는 심판의 날을 맞게 한다는 것이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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