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외국인이 이달 들어 국내증시에서 2조원대 자금을 빼고 있는 가운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역할론이 부각됐던 연기금은 코스피가 하락 추세로 전환한 이후 저점 분할 매수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 여파로 국내증시가 주춤한 이후에는 올해 들어 하루 최대 규모로 순매수하며 강하게 저점 매수하는 모습도 보였다.
23일 연합인포맥스 매매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연기금은 전일 코스피 시장에서 국내주식을 총 1천47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루 순매수 규모가 올해 들어 가장 컸다. 코스피가 과매도 국면에 진입하자 저가 매수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전일은 장중 이스라엘이 이란 지역을 타격했다는 외신 보도 이후 코스피가 3% 넘게 급락한 다음 영업일이었다.
지난 주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던 날이기도 했다. 연기금도 전일 기아, 현대차, 삼성생명, KB금융, 삼성물산 등 밸류업 수혜주 중심으로 순매수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의 등판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가장 최근 공시한 지난 1월 말 기준 국내주식 규모를 지난해 말 148조원보다 10조원가량 줄였다.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인 15.4%를 토대로 추정하면 23조2천억원의 추가 매수 여력이 있는 셈이다.
국내주식의 투자허용범위가 3%포인트(P)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54조6천억원 규모로 국내주식을 더 살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8조2천억원을 더 팔 수도 있다.
다만 지금까지 연기금으로 분류된 주체가 국내증시 조정이 온 1월 말 이후 9천억원 가까이 순매수한 흐름을 봤을 때,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1월 17일 이후 연기금은 국내증시를 눈에 띄게 늘려왔다. 올해 1월 말까지 1조원 넘게 코스피를 팔았던 연기금은 2월 이후 누적 순매수 규모를 꾸준히 키웠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에게 "밸류업 우수기업에 대한 주식투자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석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략부문장은 지난달 국민연금 기자설명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개선하기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방향성에 대해 적극 찬성한다"며 "국민연금 방향성과 일치한다고 판단하면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은 오는 5월 확정될 예정이다.
올해 3분기 밸류업 관련 지수 개발, 4분기 상장지수펀드(ETF) 개발 등이 예고된 점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국내주식 규모를 더 늘릴 가능성이 더 큰 상황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때 밸류업 프로그램을 주도했던 수급은 외국인이었고, 추후 주요하게 봐야 할 것은 연기급 수급"이라며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현황은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에 미달하고 있기 때문에 연기금의 매수세가 관찰되는 시기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hrsong@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