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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일정 변경에 민감한 금융권…끊이지 않는 대통령실行

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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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시는 이복현 금감원장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업과 주주행동주의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마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2024.4.18 nowweg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4·10 총선 이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취임 이후 사실상 금융권의 '해결사'는 물론 '악역'도 자처해 오면서 존재감을 키워온 이 원장의 향방에 따라 금융감독 방향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이 원장의 일정 변경에도 금융권이 미세하게 반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당의 총선 참패 직후 진행된 금융감독원 임원회의와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오찬,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 이 원장이 모두 참석하지 않은 게 발단이 됐다.

국무총리는 물론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주요 참모들이 모두 사의를 표명하면서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이 원장이 대통령실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까지 이어지면서 금융권은 이 원장의 향후 행보에 비상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내달 초 예정된 굵직한 행사도 취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원장의 거취 변화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더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달 7일로 예정됐던 '보험사 CEO 간담회'를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지난주 말께 주요 보험사들에 통보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원장이 직접 주요 보험사 CEO들과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일정을 조율했는데 갑작스럽게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구체적인 사유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공식적으로 행사를 확정한 바 없었다"는 입장이다. 행사를 확정적으로 계획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취소도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권은 금감원의 이러한 입장을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수장의 거취를 두고 온갖 추측이 도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않으려고 그러는 것 아니겠느냐고 본다.

이 원장은 지난주 진행된 임원회의와 금융위 정례회의에 불참하면서 논란이 일자 "건강 상의 이유로 휴가를 냈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이 원장은 앞서 연합인포맥스와 전화통화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처리 등 현안이 많아서 어디든 못 갈 것 같다. 올 3~4분기까지는 지금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게 최선이다"라며 현재 자리에서 계속 일하겠단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인사라는 게 본인의 의지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기에 결국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거취도 결정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대통령실에 새로 신설될 것으로 알려진 법률수석비서관으로의 이동이다.

기존 법률비서관과 공직기강비서관의 역할에 민정 기능까지 포함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법률수석은 사실상 과거 정부의 민정수석의 부활이란 시각이 많다.

예상대로 이 원장이 자리를 이동하게 될 경우 금융권의 관심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종 현안의 처리 와 함께 금융감독 방향이 어떤 변화를 보일지로 모인다.

이 원장은 취임 이후 레고랜드 사태 수습을 직접 주도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의 3연임 행보에 제동을 걸면서 지배구조 변화를 직접 이끌어 낸 것은 물론이고, 라덕연 사태와 카카오-SM 시세조종 의혹 등을 해결하면서 자본시장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최근엔 은행권의 상생금융과 홍콩 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자율배상 등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도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원장 취임 이후 금감원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점에 대해선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라며 "금융사 입장에선 힘든 일도 많아졌지만, 적절한 시점에 명확한 시그널을 줬다는 점은 이 원장의 장점이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이 원장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은행권 최대 이슈인 홍콩 H지수 ELS에 대한 제재심과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 이제 막 발을 뗀 밸류업 프로그램 등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그간 금융당국 수장들이 인사 대상에서 제외됐던 것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불안감이 컸던 점을 고려했던 조치였다"며 "수장 교체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점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과거 '총선 출마설'이 돌았던 당시와 달리 자리 이동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18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업과 주주행동주의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침묵한 채 자리를 떠났다.

"자본시장 관련된 좋은 말을 듣는 자리여서 다른 얘기를 더 하게 되면 (적절치 않은 것 같아) 이해해달라"는 게 이 원장의 입장이었는데, 그간 우선 행사 취지를 설명한 뒤 현안들에 대해 입장을 피력했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명확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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