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은 직업선택에 있어서 근무여건이 금전적인 보상보다 더 중요한 기준이라면서, 앞으로 이런 흐름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은 조사국 이수민 과장 등은 23일 발표한 '근무여건 선호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를 통해 "직업을 선택할 때 근무여건을 주요 고려사항으로 여기는 취업자의 비중이 계속 증가해 임금을 주요 고려사항으로 여기는 비중을 이미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근무 여건(Job amenity)은 유연한 시간과 장소 등의 근무조건, 업무 자율성, 발전 가능성 등과 같은 비임금 만족감을 통칭한다.
한국은행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지난 2023년 취업시 주요 고려사항으로 임금수준을 꼽은 근로자는 26.8%였던 반면 근무여건을 이유로 든 비중은 31.5%에 달했다.
지난 2019년께 역전된 이후 지난해에는 그 격차가 상당폭 확대됐다.
근무여건이 좋은 직업 상위권에는 법률 및 감사 사무 종사자, 전문 서비스 관리자, 상품기획·홍보·조사 전문가 등이 꼽혔다.
반면 하위 직업으로는 건설 및 광업 단순종사자, 물품 이동 장비 조작원, 기계장비 설치 및 정비원 등이 꼽혔다.
한은은 근무여건이 양호한 일자리에 주로 여성과 저연령, 고학력 근로자가 많이 종사한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여성의 경우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고, 유연한 근무 형태가 가능한 일자리를 더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고학력 근로자들은 육체적 능력을 덜 요구하는 인지적 일자리, 개인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전문직 일자리에 더 많이 근무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또 근무여건을 금전적인 가치로 환산해서 볼 경우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도 줄어든다고 진단했다.
단순 시간당 임금으로 볼 때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70.5% 수준이었지만, 근무 여건을 반영하면 73.6%로 높아진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여성이 근무여건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라면서 "성별 임금 격차 중 일부는 근무여건의 차이로 설명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앞으로는 근무여건이 직업 선택 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활동 인구에서 여성 및 고령층의 비중이 늘어나는 탓이다.
한은은 "여성과 고령층의 높은 선호를 고려하면 근무여건이 낮은 일자리의 인력난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여성 및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국내 노동시장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woh@yna.co.kr
오진우
jwoh@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