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카카오가 2억1천220만달러(약 2천929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으로 투자 재원 마련에 성공했다.
카카오는 꾸준히 해외 시장에서의 EB 발행으로 투자 실탄을 준비해왔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데다 카카오의 입지 또한 흔들리면서 이전과는 달라진 조달 여건이 드러나고 있다.
◇카카오, 달러 EB로 실탄 장전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29일(납입일 기준) 2억1천220만달러 규모의 EB를 발행한다. 전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EB 발행을 위한 투자자 모집을 마친 결과다.
만기는 5년이지만 3년 뒤 투자자가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 조건이 설정됐다.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은 2.625%다. 이번 딜은 UBS가 주관했다.
교환가격은 6만3천700원이다. 전일 종가(4만9천원) 대비 30%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투자자는 오는 6월 9일부터 2029년 4월 19일까지 교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교환 대상 주식은 459만9천111주로, 주식 총수의 1%에 해당한다.
카카오는 운영 및 타법인 증권 취득 등을 위해 이번 조달에 나섰다. 1천억원은 운영자금으로, 1천850억원가량은 플랫폼, AI, 콘텐츠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조인트벤처(JV) 설립 등을 위한 실탄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그동안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달러화 EB 발행을 이어왔다. 앞서 지난 2020년 찍은 3억달러 규모의 EB 역시 M&A 재원 확보를 위해서였다. 2016년에는 KB국민은행의 신용보강과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담보로 2억달러어치 EB를 찍기도 했다.
◇막 내린 제로쿠폰, 조달 여건 악화 현실화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것은 물론, 기업들의 조달 환경 또한 악화하면서 카카오가 발행한 EB 조건 또한 변모한 모습이다.
카카오는 2016년과 2020년에 발행한 앞선 두 EB 발행에서는 제로 금리를 택해 이자 비용 측면의 부담을 덜어냈다. 당시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국내외 시장에서 제로쿠폰의 메자닌이 속속 발행됐다는 점을 톡톡히 활용한 셈이다.
하지만 각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기업들의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더 이상 제로금리의 메자닌 발행은 쉽지 않아진 상황이다.
이에 카카오 역시 발행 금리를 낮추는 것보다는 교환가격을 높이는 데 더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이번 발행에 앞서 진행한 프라이싱(pricing)에서 교환 가격을 전일 종가 대비 125~130%로, 쿠폰금리를 2.25~2.75%로 설정했다. 이후 투자자 모집 결과 등을 고려해 교환가격을 밴드 최상단부로 높이되, 쿠폰 금리 또한 상단부에서 확정했다.
한편 카카오 주가는 현재 4만원 후반대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3만7천300원까지 하락한 후 반등한 결과다. 지난 1월 6만1천원대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