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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위기설의 실체는 결국 유동성…문제 터질까

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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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tKyUyQNvHNo]

※이 내용은 4월 23일(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출연:권용욱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이민재 앵커)

[이민재 앵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에서 촉발되는 위기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부동산 금융 부실화가 있는데요. 4월 총선 전까지는 정부가 건설업계 부실 사업장과 건설사들을 인위적으로 방어하더라도 총선 후에는 건설업계가 줄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결국 유동성 위험이 커지는지 여부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오늘은 유동성 위기를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먼저 위기설이 끊이지 않는 배경은.

[권용욱 기자]

정부는 총선 이후에도 부동산 PF 연착륙을 유동하기 위한 정책 병행을 약속. 그런데도 위기설이 끊이지 않는 것은 고금리 장기화 속에 급격한 공사 비용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 거기다가 부동산 수요 부진은 계속.

[앵커]

부동산 PF의 구조적인 문제는 당장 해결되기 쉽지 않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고금리, 고원가. 저수요 등의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큼. 그렇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부실 사업장이 크게 늘어나게 됨. 관건은 진행 속도로, 부실이 시간을 두고 나타나면 금융시스템이 충격을 흡수해 금융과 실물 간 악순환이 차단. 반면, 충격이 한 번에 집중돼 시스템 불안으로 이어지면 금융시장이 경색되고 실물 경제도 충격이 전이됨. 그래서 부실의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유동성 여건이 중요함.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하다면 신용이나 유동성 위험의 전이 속도가 제한되어 위기가 전염되지 않음. 반대로 유동성이 부족하면 특정 기업과 금융 기관의 부실이 쉽게 확산.

[앵커]

네, 그만큼 유동성이 충분한지가 중요한데, 유동성을 점검하기 위해 우선 본원통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요.

[기자]

모든 유동성의 출발은 일차적으로 중앙은행.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으로 흘려보낸 돈을 본원통화라고 함. 코로나 직후 한국은행을 통해 시중은행에 공급된 유동성, 즉 본원통화는 지난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회수. 예를 들어 한은이 시중에 대출금 형태로 제공해준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최대 43조원까지 늘었다가 2022년부터 축소.

[앵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통해 유동성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대출을 통해서도 유동성을 조절하는군요.

[기자]

사실 선진국들은 금리나 통화량을 통해 유동성을 조절하지 대출을 크게 활용하진 않았는데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대출에 대한 인식이 달라짐.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도 접근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에 대출해주는 것.

한은은 시중은행이 취약 중소기업에 대출할 수 있도록 저금리 자금을 시중은행에 지원. 이런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총 한도는 작년 11월 말까지 40조원에 육박했는데, 작년 12월부터 30조원으로 줄고 올해 7월부터는 21조원으로 급감. 이렇게 하반기에 총 한도가 축소되는 만큼 본원통화가 늘어나는 것은 제한될 수밖에.

[앵커]

한국은행이 중소기업에 지원해주던 유동성 규모를 눈에 띄게 줄이기 시작한 것이군요. 그리고 한은은 공개시장운영을 통해서도 유동성을 회수한다고요.

[기자]

네, 한은의 공개시장운영이라는 건 한은이 시중은행끼리 거래하는 초단기 금리인 콜금리가 한은의 기준금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활용하는 방식인데요. 금융기관을 상대로 국채 같은 것을 사고 팔아 시중에 유통되는 유동성 규모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대표적인 통화정책 수단입니다. 코로나 초기에 한국은행은 시중은행을 상대로 국채 매입을 늘렸음. 그만큼 유동성을 불어넣은 것. 이렇게 매입해서 보유하게 된 유가증권 규모가 코로나 직전 16조7천억원에서 2022년 10월 32조7천억원까지 확대. 당시 레고랜드 사태도 큰 원인. 이후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되며 한은이 보유한 유가증권 규모는 올해 1월 기준 29조1천억원까지 축소.

[앵커]

네, 이렇게 공개시장운영으로 투입됐던 유동성이 회수되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유동성은 줄어드는 것인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유동성 부족에 따른 금융 불안이 심화하지 않는 한 한은이 추가로 국채를 매입하는 규모를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신한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보유한 자산의 만기 구조를 고려할 때 유가증권 보유 규모가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 이어 "중앙은행의 총자산 증가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본원통화의 확대 속도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

[앵커]

네, 이어서 경제주체별 유동성 상황도 점검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계부문의 신용은 어떻게 예상되나요.

[기자]

가계 역시 통화량 증대가 제한. 가계 신용을 억제하는 정부 정책 시행(주담대에 대한 스트레스DSR 시행)과 함께 부동산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는 조짐이 관찰되기 때문.

[앵커]

아무래도 가계의 유동성은 결국 부동산 문제와 직결되어 있군요.

[기자]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가운데 주담대와 정책모기지 비중이 작년 말 기준 70%에 육박. 부동산 경기와 관련 정책이 가계대출을 좌우하는 것.

현재 부동산 경기는 주택매매 거래량이 저점을 다지고 있으나 주택 수요의 선행지표들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으로 평가. 그에 따라 거래량의 반등 속도도 제한될 것. 부동산 경기 대비 크게 늘어났던 주택관련 대출도 그 증가세가 둔화. 결국 가계 통화량의 확대는 제한될 것.

[앵커]

다음으로 기업들의 상황도 살펴볼 수 있겠습니다. 기업 신용 역시 부동산 경기와 많은 연관이 있다고요.

[기자]

기업대출의 대부분은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가 차지. 대기업의 비중은 적기 때문에 수출 경기 등과는 큰 관계가 없음. 수출보다 내수 경기가 기업 신용을 좌우하는 셈인데, 정부가 부동산 PF 연착륙을 유도하고 있으나 건설 업황은 좋지 않음. 미분양 건수가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을 상회.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고 있으나 정부가 가급적 가계대출을 줄이려고 하는 기조. 이를 고려할 때 미분양을 해소할 만큼 수요가 살아나기는 어려움. 건설업 이외의 서비스업 같은 내수 경기도 개선이 더딤. 대출 비중이 큰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가 대출을 크게 확대할 수 없는 상황.

[앵커]

네, 지금까지 본원통화, 가계와 기업의 신용 등의 측면에서 살펴본 유동성은 앞으로 크게 늘어나지 못하는 상황인 듯하네요. 그런데 대외 신용이라는 것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요.

[기자]

유동성을 살펴볼 때 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대외 신용도 살펴봐야 하는데요. 대외 신용은 경상수지와 금융 거래를 통한 외화 유입에 의해 결정.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올해까지 대규모 상품 흑자를 통한 경상 흑자가 이어질 전망. 금융시장을 통한 외국인 자금유입도 기대. 반도체 등 제조업 경기 회복 가능성에 외국인 주식 매수세가 유입. 올해 9월에는 세계채권지수 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채권 자금 유입 가능성도.

[앵커]

네, 또 유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부분은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분야라고요.

[기자]

기업이 금융권을 거치지 않고 자본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살펴봐야 하는데요. 올해부터 회사채와 기업어음, 단기사채의 순 발행 규모가 확대.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시장금리 안정과 대외 금융환경 개선으로 국내 금융 환경이 회복됐기 때문.

[앵커]

네, 이제 유동성 점검을 종합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부동산 PF 위기 현실화 가능성은.

[기자]

지금까지 설명해 드린 내용을 바탕으로 신한투자증권은 당장 부동산 PF 위기설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낮은 편으로 결론. 물론, 부동산과 같은 내수 부진 속에 대내 유동성의 확대가 제한되겠지만, 대외적인 유동성 조달 환경이 긍정적이기 때문. 게다가 대외 부문의 유동성 확대와 연동된 자본시장 통한 직접 조달도 늘어나는 상황이라 유동성은 확대될 가능성.

유동성 총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금융 불안감이 쉽게 확산하지 않음. 연초 태영건설 부도 위험과 같은 부동산 PF 불안에도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됐던 배경. 상반기 중 대외 부문을 중심으로 유동성 증가 폭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4월 위기설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낮음.

[앵커]

네, 덧붙여서 고려해야 할 변수가 있다면요,

[기자]

유동성이 늘어날 수 있는 게 대외 부문과 자금시장 부문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런 만큼 대외 환경이 크게 악화한다면 유동성 상황도 다시 나빠질 가능성이 큼.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도 대외 환경에 매우 민감. 주요 수출 품목이 경기 순환에 민감하기 때문. 또한, 과거에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를 전후로 우리나라의 국제수지 흑자 폭이 축소되는 경향도. 앞으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시장의 기대와 달리 하반기에 대외 유동성 유입이 둔화할 가능성도 대비해야.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권용욱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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