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의 매력이 '고배당'이긴 하지만 고배당만 믿고 투자했다간 시장 흐름을 제때 쫓아가지 못해 오히려 수익에선 낭패를 볼 수 있다.
업계에선 커버드콜 ETF가 상승장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제한되고 하락장에선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장의 등락이 확대되는 시기에는 고배당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3일 기준 국내 상장된 커버드콜 ETF는 총 18개다. 올해 들어 ETF 7개가 신규 상장하며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커버드콜 ETF의 목표 연 분배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는데 최근에 상장된 커버드콜 ETF의 경우 10~12% 목표 연 분배율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3일 커버드콜 ETF 3종을 신규상장하고 업계 최고 수준인 15%의 연 분배율을 목표로 제시했다.
고배당만 놓고 보면 커버드콜 ETF를 은행 예금처럼 정기적인 이자를 주는 안정적인 상품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 금융투자상품이다.
◇ "횡보장세에 유효한 투자상품"
커버드콜 ETF는 미래 수익을 포기하고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으로 분배금을 받는 구조다.
콜옵션 매도 비중이 높을수록 분배금은 증가하지만, 상승장에선 불리해진다. 기초자산이 상승하면 옵션 매도에서 손실이 발생해 기초자산의 상승폭을 100% 반영하지 못한다.
반대로 하락장에선 옵션 프리미엄만큼의 손실은 상쇄할 수 있지만 하단의 제한이 없어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연 분배율이 높더라도 수익률은 저조한 경우도 있어 투자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이 크게 오르거나 크게 떨어질 때가 아닌 횡보장세에서 최대의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콜옵션 매도 비중을 조정하거나 옵션 행사가격·만기를 활용해서 상품별로 다양한 커버드콜 전략을 내세운다.
콜옵션 행사가격이 기초자산 가격보다 높으면 외가격(OTM), 기초자산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면 등가격(ATM)으로 분류하는데, 기초자산과 시장 전망에 따라 외가격 혹은 등가격 전략을 구사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횡보·강보합 장세에선 보유자산의 일부에 대해서만 콜옵션을 발행하거나 콜옵션을 외가격에 매도하는 커버드콜이 수익률 방어에 유리하다"며 "횡보·약보합 장세에선 보유자산 전부에 대해 콜옵션을 발행하거나 콜옵션을 등가격에 매도하는 커버드콜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커버드콜 ETF에서는 만기가 한 달 이내의 옵션을 매도하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출시되는 상품에서는 옵션 만기가 짧아지고 있다.
지난달 상장한 KBSTAR 200위클리커버드콜은 만기가 1주일 내로 짧은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을 쓴다. 이달 23일 신규상장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커버드콜 ETF 3종은 콜옵션 잔존 만기가 24시간 이내인 초단기옵션거래(0DT)를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단기간 시장 확대되자…불거진 불완전판매 우려
커버드콜 ETF의 수익구조는 '명과 암'이 분명하지만, 고배당을 투자 매력으로 앞세워 단기간에 급격하게 시장이 성장했다. 지난해 말 7천748억원이었던 커버드콜 ETF 순자산은 최근 2조958억원으로, 4개월 새 2배 이상 확대됐다.
일각에선 복잡한 수익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고배당만 믿고 투자하는 개인이 늘어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은행 등을 중심으로 불완전판매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커버드콜 ETF는 시장에 상장돼 투자자들이 직접 거래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은행에선 신탁에 커버드콜 ETF를 편입해 판매한다. 현재까진 불완전판매 우려도 은행 신탁상품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금감원은 최근 은행에 커버드콜 ETF 판매규모 등 판매현황 관련 자료를 요구하고 실태 파악에 나섰다.
또 커버드콜 ETF 설정 단계에서도 문제가 없는지 재점검에 나섰다.
자산운용사의 증권신고서를 다시 한번 살펴보면서 중요 설명이 누락되거나 투자자의 오인을 살 만한 내용은 없는지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ETF는 시장에 상장돼 거래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일부 판매채널(은행 등)을 제외하면 불완전판매가 이뤄지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현재 단계로선 문제가 될만한 특이점은 나오지 않았으나 우려가 제기된 만큼 시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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