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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위기인가④] 새로운 사건번호…'현재 진행형' 이재용 사법 리스크

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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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27일 항소심 시작

기약 없이 멈춘 '경영 시계'…책임경영·빅딜 '요원'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서울고등법원 2024노635.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부당합병·분식회계 혐의 항소심 재판에 매겨진 사건번호다. 검찰이 지난 2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하자, 사건이 서울고법으로 넘어가며 새로운 번호가 부여됐다.

이는 일단락 된 듯했던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현재 진행형'이 됐다는 걸 의미한다. '재계 1위' 삼성그룹 총수가 온전한 경영 활동을 펼치려면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단 뜻이기도 하다. 심지어 그 시간이 얼마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1심서 무죄 받았지만…다시 피고석에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다음 달 27일 오후 3시로 정했다.

이날 피고인들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재판부가 검찰과 피고인 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추후 증거조사와 혐의 입증 계획 등을 논의하는 자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지난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 이후 반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피고석에 앉게 됐다.

동시에 삼성의 '경영 시계'는 또다시 멈추게 됐다. 매달 2~3회 법원에 출석해야 하는 재판 일정상 경영 활동에 제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언제 제대로 돌기 시작할지는 기약이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1심 무죄 판결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회장에게 제기된 19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 회장 승계와 지배력 강화만을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고,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다면서다. 2020년 9월 검찰 기소 이후 3년 5개월 만에 내려진 결론이었다.

1심에서 '무죄'라는 두 글자를 받기까지 이 회장은 107회 열린 재판(선고공판 포함)에 총 96회 출석했다. 2022년 10월27일 회장 취임 첫날과 이듬해 1주년 당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느 날과 다르지 않게 묵묵히 법정에 들어갔다가 묵묵히 걸어 나왔다.

이 회장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성실히 재판에 임한 것을 두고 무죄 입증에 대한 확신과 더불어 하루빨리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 삼성 경영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지가 담겼단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글로벌 경영환경 엄중해도…장기출장은 '딴 나라 얘기'

실제로 재판 기간 이 회장의 경영 활동은 '반쪽짜리'에 그쳤다. 총수 공백이라 볼 순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치도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대표적인 예로 글로벌 경영 현안 등을 챙기기 위한 장기 출장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재판 일정이 빡빡하기도 했지만, 피고인 신분으로 여론 등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자연히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었다. 명절 연휴나 법원이 휴정하는 여름·겨울 휴가철을 활용해 삼성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는 정도가 현실적으로 최선이었다.

삼성전자의 대형 인수합병(M&A)이 2016년 하만 이후 멈춰 있는 것도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완전히 떼어놓고 볼 수는 없다. 오너의 정확한 판단과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이슈기 때문이다.

이에 이 회장은 1심 최후진술에서 기업인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삼성이 진정한 초일류기업,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저의 모든 역량을 온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데만 집중할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검찰의 항소로 당분간은 계속 재판에 발목이 잡히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향후 상고심까지 갈 경우 검찰 수사 기간까지 포함하면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 기간이 10년 이상일 수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해소되지 않은 사법 리스크는 이 회장의 등기임원 활동도 가로막고 있다. 그룹 총수가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건 책임경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도 "(이 회장은)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의미에서 등기이사로 이른 시일 내, 적정한 시점에 복귀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특히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등기임원의 책임이 강화되고 있는 분위기에선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 회장은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며 이사회 합류를 미뤄두고 있다.

자산 규모 기준 10대 그룹 중 총수(동일인)가 주요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등재되지 않은 곳은 삼성(이재용 회장)과 한화(김승연 회장), HD현대(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이렇게 세 곳이다.

다만 한화와 HD현대는 동일인 본인이 아닌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과 차이가 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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