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전국적 균형 개발이라는 명분을 딛고 도심 기능을 집중·효율적으로 개선한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24일 보고서를 통해 "2000년을 기점으로 일본의 부동산 개발은 전국적인 균형 개발에서 도심 기능을 갱신하는 집중과 효율의 기조로 변화했다"며 "구조적 저성장·출산율 저하·고령화가 함께 나타나는 상황으로 본격적인 수축 사회에 진입한 일본이 찾은 도시정책 변화"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도시 및 주거지 개발 기조는 2000년을 기점으로 전환된다. 이전에는 '일본열도개조론'이라는 정책 기조를 바탕으로 균형 개발을 내세웠다면, 2000년 이후에는 도심 지역의 기능성을 집중·효율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이다.
이때 떠오른 핵심 방법론이 컴팩트 시티다. 도시의 일반적 기능과 거주를 공간적으로 집약한 도시를 일컫는 용어로, 고밀도 집적개발과 대중교통을 통한 도시 공간의 연계 등을 바탕으로 일자리와 공공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강화된 도시를 의미한다.
장 연구원은 시부야 대개조, 카시와노하 등의 사례를 통해 일본 부동산 개발 기조의 변화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이 변화한 이유로 구조적 저성장과 고령화 등 사회구조적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기능을 한곳에 집적하는 고밀도 압축개발을 통해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복지 비용을 비롯한 각종 세금 지출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시 기능 강화를 전략적으로 추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장 연구원은 "인구 감소에 따라 세금의 주요 납부 주체는 감소하는데 지출의 대상이 많아지면 정부 입장에서는 지출의 효율성에 대한 고민이 필수가 된다"며 "다수의 고령 인원이 원거리에 흩어져 있으면 복지를 제공하는 비용이 더 증가할 수 있다.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인구 밀도를 높이는 것이 복지 제공과 세금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는 주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00년 일본과 비슷한 사회구조적 문제를 겪고 있는 우리가 일본의 변화를 참고해야 한다는 게 장 연구원의 주장이다. 고령화가 실질적인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과 동시에 전통적인 부동산 개발 방법론이 한계를 맞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가 1990년대 후반 일본과 마찬가지로 정부와 지자체 입장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지출할 것이냐'는 고민이 커지고 있고, 그에 따른 결정이 이뤄져야만 하는 기로에 섰다는 것이다.
장 연구원은 "사회구조적 문제와 더불어 극단적인 레버리지를 바탕으로 단기 매각 차익을 극대화하는 현재 한국의 부동산 개발 모델이 매우 취약하다는 게 지난 15년간 두 번이나 확인됐다"며 "일본과 마찬가지로 고령화 시대에 지속가능한 도시개발 모델을 만들 수 있느냐가 한국 부동산 플레이어들의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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