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청담동 프리마 호텔 부지를 개발하는 브릿지론의 대출 만기가 5월로 다가오는 가운데 사업장을 인수하겠다는 매수자가 등장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인공은 정용진 회장의 신세계 그룹 아래 있는 부동산 개발회사로, 해당 부지에 고급 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그룹의 부동산 개발회사 신세계프라퍼티는 청담동 프리마 호텔 부지 개발의 시행사 미래인과 사업장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미래인은 프리마 호텔 부지에 르피에드 청담이란 고급 주거시설을 짓기 위해 총 4천640억원의 브릿지론 대출을 받았다. 지난해 PF 대주단협의체를 통해 두 차례 대출 만기를 연장했으나, 새마을금고중앙회의 만기 연장 거부로 기한이익상실(EOD) 위기에 처한 바 있다.
르피에드청담 개발사업은 지난해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오는 5월 대출 만기가 도래하지만, PF 업계의 한파로 본 PF 전환이 어려운 분위기다. 이에 신세계프라퍼티와 협상을 통해 사업장 정상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PF 업계에선 신세계프라퍼티가 미래인의 차주 지위를 이어받는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미래인의 기존 사업 계획에 따르면 본 PF를 넘어가기 위해 총 2조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시중은행과 보험사 등 기관 자금을 유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신세계프라퍼티가 새로운 사업 계획을 가지고 현재 대주단과 브릿지론을 체결해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다.
PF 업계 관계자는 "차주가 바뀌면 사업장의 만기가 늘어나 시간을 벌 수 있다"며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일반 시행사보다 신세계 그룹이 가져오는 프로젝트가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올 수 있다. 이를 통해 추후 본 PF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프리마 호텔 부지에 하이엔드 오피스텔 대신 프리미엄 호텔과 레지던스 개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그룹은 조선 팰리스, 웨스틴 조선, 레스케이프 등 프리미엄 호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미래인과 신세계프라퍼티의 공동 사업 가능성도 점쳐지는 분위기다. 신세계 그룹의 이마트는 지난해 건설 계열사의 대규모 적자 여파로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결 기준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자금 사정이 어려운 신세계 그룹이 총사업비 규모가 2조원에 달하는 개발 사업을 단독으로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르피에드 청담의 시행사 미래인도 그간 만기 연장에 따른 이자 등을 부담하고 개발 이익을 포기하는 선택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단독으로 개발사업을 진행하기는 어려운 시장 상황이다"며 "미래인이 사업장을 넘기려면 할인을 해야 할 텐데, 개발 이익을 모두 포기하고 사업장을 싸게 넘기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세계가 차주 지위를 이어받고 미래인과 공동 사업을 한다면, 양측이 부담을 나누고 대주들도 믿을만한 사업자가 들어오는 것이니 가장 합리적인 방안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브릿지론 리파이낸싱 과정 등은 지켜봐야 한다. 르피에드청담 브릿지론의 기존 대주가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탈 규모에 따라 브릿지론 리파이낸싱 규모가 달라지는 만큼 사업장 재구조화를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르피에드청담 브릿지론의 대주단 관계자는 "우리는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방향을 정했다"며 "사업장이 이어가기 위해선 리파이낸싱을 통해 새로운 대주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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