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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분기 GDP에 '최악' 소리가 나오는 이유

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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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올해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결과를 두고 일각에서 '최악'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것은 성장세 약화 자체보다는 경제성장률은 둔해졌음에도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견고했다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계절 조정 기준 올해 1분기 GDP가 전기 대비 연율 1.6%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2.4%를 하회하는 수치다. 작년 4분기 성장률 확정치인 3.4%와 비교하면 상승률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GDP 성장률이 둔화한 만큼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울 법도 하다. 통상 GDP 성장세가 둔화하면 경기침체 우려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데 더 부담이 없어진다.

하지만 오히려 GDP 발표 후 금리인하 기대감은 더 떨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6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9.5%로 반영하는 데 그쳤다. 동결 가능성은 90.5%에 달했다. 전날 마감가 16.0%에서 다시 크게 떨어졌다.

7월 금리동결 가능성도 이제는 7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시장이 반영하기 시작했다.

선물시장은 7월 금리인하 확률을 31.9%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가 44.9%에서 급락했다. 반면 7월 금리동결 가능성은 68.1%까지 뛰었다. 한 달 전 16% 수준에 그쳤던 7월 동결 가능성은 이달 들어 50%대에서 줄곧 형성됐고 이제 70%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9월 금리동결 가능성도 한 달 전의 3.6%에서 이제 40%까지 반영되기 시작했다. 올해 11월 미국 대선 일정을 고려하면 '제로인하론'이 더 힘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흐름은 1분기 GDP 성장세가 꺾였지만 1분기 소비자 지출과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견고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IBC프라이빗웰쓰의 데이비드 도나비디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분기 GDP 보고서는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하고 물가상승률은 예상보다 높았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에게 최악"이라며 "투자자들이 금리인하 기대감을 모두 거둬들이는 데까지 얼마 남지 않았고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더 매파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FHN파이낸셜의 크리스 로우 전략가는 GDP 실망감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살아날 수도 있었지만 엉망인 인플레이션에 가려졌다고 말했다.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연율 기준 3.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수치인 1.8%를 상회하는 수준이고, 최근 일 년 중 가장 큰 상승폭이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3.7% 올라 직전 분기 수치 2.0%를 웃돌았다. 월가 예상치 3.4% 또한 웃돌았고 연준의 물가 목표치 2%와 괴리는 더 커졌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도 직전 분기보다는 둔화했으나 탄탄한 흐름을 이어갔다. 1분기 미국의 PCE 속보치는 전분기 대비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 수치 3.3%보다 낮았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휘발유와 기타 에너지 제품 등 상품 소비가 줄었지만 의료와 금융, 보험 등 연준이 우려하는 서비스 부문의 소비가 증가한 것은 시장이 바라지 않는 결과다.

1분기 GDP를 둔화로 이끈 요인도 민간 재고 투자의 감소와 수입 증가, 수출 감소, 주(州) 정부와 지역 정부의 지출 둔화 등이다. 1분기에 미국 수출이 0.9% 증가한 반면 수입 증가율은 7.2%를 기록했다. 연방정부 지출은 0.2% 하락했는데 특히 국방 분야 지출이 줄었다고 상무부는 밝혔다.

현재 시장은 일정 수준의 경기 및 소비 둔화를 바라지만 근원 물가와 관련된 요소들의 둔화와 맞물려 나타나기를 바라고 있다. 1분기 결과만 놓고 보면 성장률은 둔화했으나 물가는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어 시장의 실망감은 더 깊어졌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업 투자가 줄어드는 추세가 나타나면서 개인 소비도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인 "소비자가 여전히 왕이고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지만 기업들은 투자를 매우 주저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성장동력이 매우 빨리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LPL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의 과잉 지출이 끝물에 다다른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미국 경제는 향후 몇 개 분기에 걸쳐 더 감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끈질긴 인플레이션은 저축률을 떨어트리고 이는 소비자에게 압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물가상승률이 올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jhjin@yna.co.kr

진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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