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안전자산 선호하던 이전 행태 반복 어려울 수도
일각에서 미국채 10년물 금리 5% 상회 전망 제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연초만 해도 현실이 될 줄 알았던 미국 경제의 골디락스 전망이 3개월 만에 뒤집힐 위기다. 이제는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경기 침체)이 거론된다. 약 반세기를 거슬러 올라가 1970년대 모델까지 거론된다.
배경은 그때와 같은 중동 리스크가 꼽힌다. 유가와 함께 공급발 물가 충격이 다시 찾아온다는 우려다. 최근 전쟁 이슈는 뉴욕채권시장 강세 요인이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장기금리 5%를 유발하는 트리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계절 조정 기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1.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전 분기 성장률(3.4%)과 비교하면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3.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전 분기 수치인 1.8%를 크게 상회했다. 한 분기 만에 성장률과 물가의 방향성이 완전히 틀어졌다.
이를 두고 CNN은 학자와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 골디락스 전망이 물 건너갔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렌메드의 마이크 레이놀즈 투자 전략 부사장은 "올해까지 골디락스 얘기가 우세했지만, 여러모로 보면 골디락스가 오늘 GDP 보고서에 걸려 무릎이 깨진 것과 같다"고 말했다.
벌써 얘기가 나오는 것이 1970년대 미국 경제 환경의 재현이다. 연합인포맥스 국가별 정책금리(화면번호 8844)에 따르면 당시 미국은 기준금리를 서둘러 인하했다가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한 선례가 있다. 중동발 국제유가 폭등이 덮쳤기 때문이다. 이후 기준금리는 고공행진 했다.
지금도 중동에서 비슷한 우려가 나온다. 뉴욕채권시장에서 골디락스 전망이 우세할 때, 전쟁 이슈는 미국채 금리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지난 19일, 이스라엘이 이란에 보복 공격을 가했을 때도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채 금리가 일시에 10bp 이상 급락했다.
SEB 리서치의 주시 힐자넨 수석 전략가는 "중동의 긴장이 높아지면 안전자산으로 자금 이동이 확대하고, 미국채 금리는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뉴욕채권시장은 중동 리스크가 미국채 강세를 자극한다고 일차원적으로 생각하기 어렵게 됐다. 골디락스 전제가 사라지고 있어서다. 전쟁이 유가 상승으로 이어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장 싫어하는 시나리오로 간다는 우려가 남아있다. 세계은행(WB)은 "인플레이션 둔화 전망이 훼손됐다"며 "내년까지 예상보다 금리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채 강세는 고사하고 10년물 금리의 5% 가능성을 다시 열어놔야 한다는 목소리도 출현하고 있다. 향후 연준 스탠스에 따른 미국채 금리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면으로 해석된다.
삭소뱅크의 알테아 스피노치 채권 전략 헤드는 "이제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5%는 매우 높은 확률"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가능성이 희박하긴 하지만, 두 번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연준이 금리인상에 대해 다시 얘기한다면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25%를 웃돌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AXA의 크리스 이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중립 금리에 대한 장기 추정치를 명시적으로 올리면 미국채 금리가 크게 뛸 수 있다"며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와 대규모 부채 우려로 장기채권에 대한 프리미엄이 올라가면서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가 5~5.5%로 상승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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