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지난 1분기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시장은 물론 정책당국의 전망도 훌쩍 뛰어넘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예상치 못한 수치에 국내외 금융기관들은 일제히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다만 깜짝 호조였던 내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도 제기되는 중이다. 물가에 미치는 영향 평가도 아직은 조심스러운 양상이다.
◇성장 전망 상향 조정 랠리…2%대 후반 전망도
2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기관은 1분기 GDP 발표 이후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 중이다. 3% 가까운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JP모건은 기존 2.3%를 예상했던 데서 2.8%로 전망치를 끌어 올렸고, 노무라는 기존 1.9%로 봤던 전망치를 2.5%로 상향 조정했다.
노무라는 1분기 소비가 예상치 못한 수준으로 호조라면서 당초 봤던 것보다 수출과 내수가 균형되게 회복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망을 조정했다. JP모건도 내수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BNP파리바도 올해 우리 성장률 전망을 1.9%에서 2.5%로 대폭 올려 잡았다. 씨티그룹도 기존 2.2% 전망을 2.5%로 올렸다.
국내 기관도 전망치를 2% 부근으로 봤던 올해 성장률 전망을 2%대 초반 수준으로 올리는 양상이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성장 전망을 2.1%에서 2.4%로 상향 조정했다. 상상인증권은 2.0%에서 2.2%로 전망치를 올렸다. SK증권은 2.0%에서 2.3%로 전망치를 올렸고, 한국투자증권도 2.3%로 전망치를 올려잡았다.
◇내수 지속 가능성 의문…물가 영향 지켜봐야
국내외 기관들은 1분기 실적만으로도 연간 성장 전망치의 상향은 충분하지만, 이 정도의 성장 강도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도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대신증권은 "이번 서프라이즈를 견인한 민간소비 증가의 지속성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미국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됨에 따라 국내도 고금리 환경이 연장될 가능성이 확대됐고, 이번 수입이 감소한 점도 소비 모멘텀이 강하지는 않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달러-원 환율이 1분기 대비 상승한 점도 우려된다"면서 "유가도 물가상방 압력으로 이어지며 소비 증가에 방해요인으로 작용할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소비와 건설투자 회복세의 지속 여부와 관련해서는 아직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유의미한 내수 회복세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관측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KB증권도 "1분기 성장세에 일회성 요인이 적잖이 기여했던 점 또한 사실"이라면서 "분기의 높은 성장세가 향후 지속되기는 쉽지 않고, 내수의 바텀 아웃(bottom-out)은 서서히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KB증권은 "대내 수요는 아직 기반이 탄탄하지 못하다"면서 "3%대 고물가가 길어지는 환경이 소비심리를 누르고 있고 고용도 질적으로 정체된 흐름이라, 민간 소비는 더딘 회복세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건설투자 역시 건설허가와 착공실적이 지난해부터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런 만큼 수요측 압력의 증가로 인한 물가 경로의 상향 조정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박정우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전망은 아직 크게 바뀔만한 요소는 없어 보인다"면서 "소비가 좋긴 했지만, 물가를 자극할만한 수준은 아니어서 핵심 소비자물가를 바꿀만한 요인은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농산물 가격도 일단 계절적으로 안정되는 시기에 접어들었고, 유가는 아슬아슬하지만, 아직 전망의 전제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면서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5월에 물가전망치를 바꿀 것 같진 않다"고 진단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관계자는 "1분기 내수 성장률이 상당부분 일시적 요인에 기반했다고 보고 있다"면서 "유가도 현재 수준에서 더 오르지 않고, 오히려 떨어진다고 보는 상황이라 물가 실적치도 큰 폭 오르지 않는 이상 전망치를 당장 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도 전일 "수요측 물가 압력 영향은 내수 회복 모멘텀이 강화되고 얼마나 지속될 거냐에 달린 것 같다"면서 "지속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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